
제가 지난 주 대중목욕탕에서..아주 큰 일 날뻔 했습니다.
목욕탕 바닥이 미끄러웠는지..양발이 동시에 미끄러졌습니다.
순간적으로...'큰일났다'싶었어요.
왜 그런 광고 있잖아요, 어린이가 자전거 타고 내려오면서 "아줌마 비켜요"하는 동안, 그 아줌마의 머릿속을 스치는 수많은 생각들...
저도 양발이 동시에 미끄러져 몸의 균형을 잡을 수 없는, 그 1초도 안되는 순간에도,
'와 크게 다쳤구나, 병원에 실려가게 생겼구나' 했었어요.
그런데..너무나 다행스럽게도, 제 엉덩이가 꽝 하고 내리꽂힐 바로 그 자리에, 플라스틱 의자가 놓여있어서,
다치지는 않았어요.
그 의자에 내려앉아서는...얼마나 가슴을 쓸어내렸는지...
그랬는데..그날은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근육이 놀랬는지, 그 다음 옆구리가 좀 결리는 것 같은거에요.
바로 파스를 붙였더니, 하루만 아프고 나았어요.
그런데 말이죠..잊을만 하면 한번씩 아파요.
어제도 아침에 옆구리가 결리는 통에 일어났는데, 어제는 증세가 좀 심해서, 숨쉬는 것도 아플 정도였어요.
파스를 얼른 찾아서 붙였는데, 다른 날과는 달리 금방 낫지 않더니, 저녁 늦게부터 괜찮은 거에요.
그 바람에..크리스마스인 어제, 맛있는 거 하나도 못해먹고,
점심때에는 동네 중국집에서 탕수육과 짜장면 시켜먹고,
저녁은 있는 반찬으로 대~~충 때웠습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까, 언제 옆구리가 아팠냐는 듯 너무 멀쩡해요.
그래도 혹시나 싶어서 파스도 갈아붙이고..조심하는 중입니다.
점심은 후배들이랑 송년회를 했어요.
어지간하면, 그냥 집에서 따끈한 밥 한 그릇 먹이고 싶었어요, 작년처럼요.
그런데 컨디션이 컨디션인지라 나가서 먹었네요.
돌아오는 길에 후배가 유자청드레싱 하는 법을 묻길래, 대충 얘기해줬는데,
우리집에도 얼른 구제해줘야할 양상추가 좀 있는 거에요.
그래서 저희 집도 오늘 저녁 유자청드레싱을 얹은 샐러드를 먹었습니다.

지난번에 대구맑은탕을 끓이느라 사온 미나리가 있어서,
집에서 담근 멍게젓에 미나리와 배를 썰어넣고 무쳤어요.
멍게를 소금 뿌려 젓으로 만드니까 멍게의 향은 더욱 진해져서 좋은데,
소금의 양을 잘못맞춰서...너무 짭니다...ㅠㅠ...
젓갈을 담을 때 소금은 얼마나 넣어야 하는건지...

먹던 김치가 이 보시기, 저 보시기 들어있는 게 보기 싫어서,
김치전도 한장 부쳤습니다.
있는 찌개에다가 이렇게 해서 이럭저럭...먹었네요.

내일 메뉴는...우거지 갈비탕입니다.
며칠전 한우 갈비 마구리를 샀습니다.
마구리 아시죠? 갈비의 끝쪽, 뜯기 난감한 부분 이요.
갈비탕은 살이 도톰하게 붙은 찜용 갈비로 끓이면 아깝잖아요.
그래서 마구리쪽으로 부탁했어요.
지금 핏물 빼는 중인데..내일 끓여먹을 거에요.
2㎏을 샀는데..일단 1㎏의 핏물만 빼는 중입니다.
1㎏는 우거지갈비탕을, 1㎏은 그냥 갈비탕을 끓여먹으려고 해요.
겨울엔 국만 하나 맛있게 끓이면 맛있는 김치와 한끼가 거뜬하니까, 더 요리를 안하게 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