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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모처럼 고요한 우리집 저녁 식탁

| 조회수 : 15,884 | 추천수 : 123
작성일 : 2008-10-09 20:34:48


어제....무사히 촬영을 마쳤습니다.
총 7일중, 5일이나 출근하시면 도와주셔서 재료며 그릇, 도구를 꿰고 계셨던 든든한 제 후원자 그린님,
일주일에 오직 수요일만 쉬시는데도 불구하고 3주 내내 수요일마다 와서 도와주신 chatenay님,
떨어진 재료 사서 나르랴, 필요한 그릇 공수하랴, 피곤에 지친 제 짜증까지 받아주느라 너무나 애쓰신 jasmine님,
환상적 칼솜씨를 보여주신 코코 샤넬님, 와플 굽기의 거성 박하맘님, 요리선생님 답게 척 하면 착인 지성조아님,
벌써 몇번째 책을 도와주는 건지..3번짼가..암튼 언제든 달려와 제 구원투수가 되어주시는 헤르미온느님,
1년치를 하루에 했을 만큼 엄청난 양의 설거지를 소화해내주신 아테나님,
너무나 연약해보여서 설거지하는 모습이 애처롭기까지 했던 INA님,
그리고 같은 동네에 사는 죄로 느닷없는 전화로 불려와 설거지와 잔심부름을 도맡아야했던 후배 은희와 하늘정원님,
이렇게 많은 분들이 정말 이렇게 자신의 일처럼 전력을 다해서 도와주시지 않았다면...촬영작업을 다 마치지 못했을 거에요.
정말 너무 고마웠습니다.
제가...정신 좀 차리고...한번 근사하게 쏠게요..^^

오늘 모처럼 고요한 저녁이었습니다. 이 얼마만인지...
지난 3주동안 실제로 촬영한 날은 7일에 불과했지만,
장보느라, 또 준비해놓느라...늘 몸과 마음이 분주하여, 가족들에게 애정을 담은 밥상을 차려주지 못했습니다.
그 미안함을 씻어보고자...또 조금씩 남은 재료들을 알뜰하게 먹어보고자...
이것저것해서 상에 올렸습니다.
저녁 준비 하려는데 "오늘 당신 피곤할텐데, 저녁 나가서 먹을까?"하는 kimys,
당신이...제게 큰 힘입니다...당신에게 고맙다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불편함을 참아줘서...고맙게 생각합니다...




첫번째 메뉴는 도토리묵이에요.
후배의 어머니께서 손수 가루 내신 도토리로 어제 손수 묵을 쑤셔서, 오늘 보내셨어요.
"선배네 집 멀지 않으면 얼른 전하라"고 하셔서, 후배가 들고온 거 있죠?

어머니, 감사합니다. 너무 맛있어요.
우리 시어머니, 오늘 이 묵만 해서 드셨어요.^^
제가..가루 사다가 쑤는 묵과는 차원이 달라요. 정말 고맙습니다.




냉샤브샐러드에요.
샤브샤브용 고기를 사다가, 샤브샤브도 찍고, 냉샤브샐러드도 찍고, 쇠고기덮밥까지 찍었더니,
고기가 아주 조금 남았어요.
자투리 고기, 뜨거운 물에 데쳐서, 얼음물에 샤워시킨 다음 드레싱에 버무리고,
아직 예쁜 모양이 변하지 않은 느타리도 얼른 먹어주려고, 프라이팬에 허브솔트 뿌려서 구웠어요.
원래 레시피에는 다른 채소를 썼지만,
피클 과정 컷 찍느라고 잠시 절였다가 얼른 건져놓아 그리 짜지 않은 오이 양파가 아까워 곁들였어요.
거의 죽은 줄 알았던 쑥갓은 얼음물에 들어가더니, 생생하게 살아나고.
이렇게 해서 그럴싸한 냉샤브샐러드가 한접시 만들어졌습니다.




샤브샤브에 넣고 조금 남은 새우와 낙지도 얼른 먹어줘야할 것 같아서, 오븐에 구워주고,
여기저기 들어가고 남은 자투리 채소들은 매운 양념에 볶았어요.
매운 양념에 볶은 채소를 바닥에 깔고 새우와 낙지를 얹어서 먹었어요.




뭐니뭐니 해도..이게 꼭 있어야죠, 김치찌개.
촬영중에 김치가 동나는 바람에, 2007년에 담았던 김장김치는 모두 다 먹고, 2006년에 담근 김장김치통을 헐었어요.
다들, 삼년 묵은 김치가 어쩌면 이렇게 아삭아삭하냐고 하는데,
그런데 썰어서 바로 먹으면 괜찮은데, 몇시간만 지나고 금세 새콤해집니다.
새콤해진 김치에,
국산 삼겹살과 수입산 삼겹살의 비교사진을 찍느라 조금 사왔던 수입 삼겹살 송송 썰어넣고 김치찌개를 끓였는데,
역시 김치찌개는 푹 익어 새콤해진 김치로 끓여야 제 맛입니다.

고기나 생선 같은 재료를 딱 필요한 양만큼 샀기 때문에 그렇게 많이 남지 않았지만,
채소는 아직도 양배추, 무, 알배기배추, 우엉, 연근 같은 것들이 많이 남았어요. 내일도 남은 재료들, 열심히 먹으려구요.

재료 얘기가 났으니까 말인데...정말 재료 엄청 썼어요.
다른 건 몰라도, 달걀 60개, 양파 10㎏, 레몬 15개, 파 4단, 쌀 10㎏를 썼다니까요.^^;;
이 바람에 달걀 양파가 한 알도 없고, 대파도 한 대도 없어요.
또 내일 장을 봐야하려나봐요, 이젠 장보는 것도 지겨운데...
2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코스모스
    '08.10.9 8:41 PM - 삭제된댓글

    수고하셨네요.
    선생님 올리시는 글 기다리는 사람입니다.

  • 2. 상하이맘
    '08.10.9 8:41 PM

    요리하는 과정중에서 잴 힘든데 시장보는거 아닌가 싶어요.
    수고 하셨습니다.
    그동안 뜸했던 희망수첩이 반갑습니다.

  • 3. 짱아
    '08.10.9 8:42 PM

    저도 설거지는 자신 있는뎅.....
    정말 애 쓰셨네요. 멋진 작품으로 남겠지요.
    푹 쉬세요.

  • 4. 커피쟁이
    '08.10.9 8:42 PM

    고생 많으셨어요. 이제 예쁘게 나올 책을 기다려봅니다....^^

  • 5. 실버벨
    '08.10.9 8:42 PM

    애 많이 쓰셨어요! 뜨끈한 찜질방 다녀오세요.
    든든한 정예부대로 만들어 낸 새 책 기대 됩니다^^

  • 6. 발상의 전환
    '08.10.9 8:46 PM

    선생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은데 저 같은 사람은 가만히 있는 게 도와드리는 거라서...
    티내지 않고 뒤에서 묵묵히 있는 지원군이 몇 천만(!)이니까 힘내세요!!! (저도 포함^^)

  • 7. 시골풍경
    '08.10.9 8:54 PM

    샘님예? 저 김치찌개 뚝배기는 어디서 사셨습니꺼??딱 저만한 사이즈 찾거든예..

  • 8. 그린
    '08.10.9 9:01 PM

    오늘 하루 푹~ 쉬셨으려나 했는데 역시 뒷정리 하시느라 바쁘시네요.
    엊저녁 몸살기 있으시다고해서 걱정 많이 했거든요....
    그리고 선생님 책 내신다는 소식에 저 설겆이는 자신있다고 큰소리 빵빵치고
    엄청 떨면서 출근(?^^) 했었는데 너무나도 부끄럽게 선생님이 칭찬해주셔서
    정말 몸 둘 바를 모르겠나이다....

    생전 처음으로 요리책 내시는 거 옆에서 지켜보니
    보는 것보다,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힘들고 어려운 과정에
    정말 책 내시는 분들이 다시 보였습니다.
    어렵고 힘든 과정 거쳐서 책이 출간되는 과정이
    흔히들 산고라고 표현되던데 그 이상인 듯도 싶구요....
    하여간 마음으로, 정성으로 응원하는 82님들이 가득하시니
    꼭 좋은 결과 있을거라 믿어봅니다.

    선생님, 정말 애쓰셨어요...^^

  • 9. 호야맘
    '08.10.9 9:09 PM

    손이 느려터져서 설겆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런지.....
    아이들 조금 더 클때까지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저도 도와드리고 싶답니다...
    어깨라도 토닥토닥 두드려 드리고 싶은 마음이네요....
    이번 책도 넘 기대되어요~~
    선생님~~ 힘내세요!!

  • 10. 김혜경
    '08.10.9 9:30 PM

    시골풍경님, 몇년전 이천에서 알밥 그릇하려고 몇개 샀던 거에요.
    옹기파는 집에 가면 저렇게 작은 사이즈 있지 않을까요?

    그린님...정말 무지 엄청..감사했어요..그린님이 안도와주셨으면 어떻게 끝냈을지..ㅠㅠ..

    호야맘님, 몇달 뒤 다시 촬영이 있을텐데...

  • 11. 김성연
    '08.10.9 9:44 PM

    저도 선생님 사단(?)에 들고 싶어요~~~

  • 12. 아카시아꽃향기
    '08.10.9 9:45 PM

    선생님과 도와주신 회원님들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책 무~~~~지 기대됩니다!
    쌤 계속 책 내시면 저도 내공 키워
    언젠가 도와드릴 날이 오겠죠? ^^

  • 13. 강민옥
    '08.10.9 9:52 PM

    저도 책이 기대되네요 칭,쉬로 손님여러번 치루었네요 근데 희망수첩은 올라오기 기다리다 올라오면 바로바로 보는데 댓글 달기는 왜그렇게 쑥스런지 모르겠어요 선생님 마주 하고 있는것처럼 얼굴까지 달아 오르고

  • 14. 달자
    '08.10.9 10:03 PM

    나도 샘집 설겆이라도 하고 싶다 .
    샘 화이팅 !

  • 15. Highope
    '08.10.9 10:33 PM

    정말로 따뜻하고 아름답고 알찬 내용이 꽉찬 책이 나올꺼란 기대
    믿어 의심치 않네요.
    정신없이 바쁘셨고 힘드셨을텐데 어쩜 저리 정갈한 밥상을 차리
    시는지 그것도 남은 재료까지 알뜰하게 다 활용 하시며...
    정말 대단한 부지런함과 정신력 선생님 존경스럽습니다.
    오늘도 많은것을 깨닫고 갑니다

  • 16. 배시시
    '08.10.9 11:03 PM

    고생많으셨어요.. 몸 많이 피곤하실텐데 며칠 푸욱 쉬셔요.

    책 넘 기다려져요. 마치 가까운 분이 책내시는 것처럼 저두 막 기쁘고 그래요.

  • 17. 예민한곰두리
    '08.10.9 11:46 PM

    막강 82cook 멤버들의 환상의 팀웍으로 만들어질 요리책,
    참 기대됩니다. ^^
    수고 많으셨어요. 힘 내시라고 박수 쳐 드립니다. 짝짝짝~~~!!!

  • 18. 또하나의풍경
    '08.10.10 5:01 AM

    환상의 드림팀이었네요 ^^ 드림팀의 활약이 가득한 멋진 책이 더욱 기대되는걸요 ^^
    선생님은 마법사신가봐요~~ 자투리 재료들이 선생님 손길만 닿으면 저렇게 멋진 음식들로 변하니 말이죠~~+_+
    선생님 너무 수고 많으셨어요.

  • 19. annabell
    '08.10.10 6:02 AM

    든든한 후원자들과 큰일 끝내신 혜경샘님
    고생 많으셨어요.
    그런 고생으로 만들어진 책 기대만땅입니다.

    쉬는게 최고의 선물인거 아시죠.

  • 20. 라벤다
    '08.10.10 6:51 AM

    선생님 요리 책이 발간되면 82에서 제일 번저 알게될 것같네요..
    기대됩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 21. 왕언냐*^^*
    '08.10.10 9:42 AM

    넘 애쓰셨네요.
    책 나오길 고대하겠습니다.
    많이 쉬시고 언능 기운차리세요~^^

  • 22. 만년초보1
    '08.10.10 9:51 AM

    정말 너무 고생 많으셨어요. 혜경쌤 글을 읽다 보면 직장 일 때문에 바쁜 와중에도 자꾸 주방으로 마음이 갑니다. 저도 혜경쌤 처럼 나이 들고 싶어요. 책 같은 건 못 쓰겠지만, 지적이면서 푸근함이 가득한 밥상... 가족들에게 저도 그런 사람이 되어 줘야 할텐데, 이거 원 듬성 듬성 하다 보니 실력도 안 늘고, 음식 한번 하려면 온 주방을 뒤집어 엎어야 하니... ^^;

  • 23. 도야엄마
    '08.10.10 11:39 AM

    정말 수고하셨어요, 선생님...^^
    선생님의 수고로 전, 너무 쉽게 책을 읽고 요리해서 가족들에게 차려내는게 죄송스럽기까지 하네요~
    빨리 책을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

  • 24. 마야
    '08.10.10 1:11 PM

    책이 너무 기대됩니다...^^*

  • 25. 오금동 그녀
    '08.10.10 9:17 PM

    선생님 곁엔 좋은 분들이 많이 계시네요.
    선생님 안면은 없지만 마구 달려가서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아요.
    책 빨리 보고 싶어요~! 여러권 사서 여기저기 선물하고 싶어요~!

  • 26. 소금별
    '08.10.15 4:07 PM

    ㅋㅋㅋ.
    저두 기대됩니다...
    이번엔 꼭 오프라인에서, 서점에가서 사봐야겠어요.

  • 27. 양파
    '08.10.31 5:05 AM

    김치찌개가 먹고싶네영~~

    냉샤브샤브도 그럴싸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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