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이 중복이었죠?
초복도 그리 덥지 않더니..중복도 견딜만하네요..
어제 밤에 늦게 귀가하다가, 불광시장에서 삼계탕용 닭 4마리 사다가, 점심에는 삼계탕을 먹었어요.
우리 식구들...혼자 한마리를 거뜬하게 먹지 못해서...늘 고기가 남아요.
남은 고기는 살만 발라뒀다가 저녁에 쟁반국수를 했어요.
특히 이번 쟁반국수는 순수 무공해 채소로 해서 그런지..정말 맛있어요.
특히 깻잎 향이 강하고, 오이도 아삭아삭 너무 맛있고...
쟁반국수 양념장은 생파인애플 간데다가..고춧가루, 소금, 마늘, 식초, 레몬청 등을 넣어서 만들었는데..
파인애플 덕분인지..아주 상큼했어요.
만약 레시피가 필요하시다면 요기를..
어제..가족 행사가 있었습니다.
포천에 사시는 작은 외삼촌 댁에서 모두 모였어요.
안양 사시는 큰 이모네만 빠지고, 우리 식구들, 큰 외삼촌네 식구들, 작은 외삼촌네 식구들, 작은 이모네 식구들...
모두 모이면..54명...우리 김무전할머니의 자손이 그렇게 퍼졌네요...
그런데 어제는...34명 밖에 못 모였어요...그래도..그렇게 만나니까..참 좋던데요...

저희 이종들은 사실 좀 특별해요. 갈월동에 살 때 모두 모여살아서..같이 자란 것이나 다름없어요.
우리 아버지, 지방에서 근무하실 때, 저랑 우리 오빠, 외할머니댁에서 자랐고,
큰 외숙모도 지방에서 교편을 잡으셔서..그 집 사촌들도 같이 자랐어요.
둘째 외삼촌댁의 동생들이야..물론 같이 자랐구요..둘째 외삼촌이 할머니를 모셨으니까요...
이모도 결혼하고 근처에서 살아서...작은 이모네 사촌들과도, 나이 차이는 좀 있지만..가깝게 살았어요.

그렇게 같이 자라다가 저희 집은 갈현동으로 이사하고, 외삼촌이랑 이모네는 수유리쪽으로 이사들을 했어요.
저희만 좀 멀어지고..외삼촌네랑 이모네는 여전히 근처에서 살기 때문에..사촌이라 해도 거의 형제나 마찬가지에요.

그래도..외할머니가 살아계실 때는 명절 때마다 엄마랑 외할머니를 찾아뵈었고..
그때 제부들하고 어울려 놀아서..제부들하고 참 친해요.
그런데..외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니까...엄마가 친정나들이를 잘 안하시게 되고..그러니 저도 거의 발길을 끊게되고..

지난 봄 사촌 동생 결혼식장에서...한번 포천 집에서 모이자는 제부들의 제안...
이번에도 제가 참석하지 않으면 제명하겠다고 협박까지 받았어요.^^
그냥 간단하게 고기나 구워먹자고...사촌여동생들이 전부 준비하겠다고 그냥 오라고 하더라구요...

그냥 오라고는 하지만 그럴 수 없어서...매운탕용 대구와 들어갈 채소 들, 그리고 데친 문어를 들고갔어요.
그랬는데..이 동생들...언니가 요리사(앗..무슨 요리사...)니까 파무침 해봐요...매운탕도 언니가 끓여요..
요러면서...
매운탕을 끓이다보니..사진 찍는 것도 잊어서...정작 행사의 주인공인 고기사진이 없네요...

보너스샷!!
뒷쪽에 마이크를 잡고 계신 우리 외숙모, 외숙모가 쥐어주신 비닐봉지도 너무 맘에 들었어요..
외삼촌이랑 외숙모가 손수 농사 지으신...무공해 토마토, 오이, 파, 깻잎, 호박...
그리고 쌈 좀 먹어보겠다고 kimys랑 둘이서 땡볕에서 딴 호박잎..그리고 삼촌댁 앞, 버섯재배농가에서 얻은 느타리버섯...
며칠은 장을 안봐도 충분한..풍성한 채소...^-----^
암튼..다들 너무 즐거워하면서..10월 둘째주에 다시 모이기로 했어요...
단 한가지..그렇게 모여서 북적이는데..벌써 돌아가신 15년이나 된 울 외할머니 생각이 어찌나 나는지....
할머니가 계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에..가슴 한편이 아렸어요..
할머니...할머니께서도 하늘나라에서 보셨죠?? 자손들이 모여서 그렇게 재밌는 시간 보낸 거...
보고...기쁘셨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