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지 않아도 나라 걱정에 속이 시끄러운데..이렇게 비까지 쏟아져, 영 좋질 않네요.
폭우 때문에 길이 끊어지는 거야 비 그친 다음에 고치면 되지만...목숨을 잃은 분들이 너무 많아서...너무 안타까워요.
제발 더 이상 인명 피해는 없어야 하는건데...

오늘 아침,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아침 7시에 눈이 떠졌습니다.
여름이 되면서 아침 일찍 성당에 다녀오시는 어머니,
비가 너무 많이 오니까 가시지 말라고 하고 싶지만, 제 말을 들으실 리도 없고,
암튼 걱정이 되서 어머니께 가보니까, 어느새 성당가실 채비를 하시고 계시는 거에요.
그냥 걸어가시겠다고 하는 걸...모셔다 드리겠다고 말씀 드리고, 잠시 서재에 들어와서 밀린 원고를 썼습니다.
미사 시간에 맞춰서 모셔다 드리는데 어찌나 세차게 비가 내리는 지...
성당에 모셔다 드린 후, 괜찮다고 하시는 걸, 끝나는 시간에 맞춰서 모시러 오겠다고..시간 약속을 하고는 잠시 집에 들어왔습니다.
세상을 살다보면..두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하는 일이 참 많습니다.
오늘처럼,
내 몸 편하자고 모시러 가지않아 마음이 불편한 것과 조금 귀찮기는 해도 모셔다 드리고 모셔 와서 마음이 편한 것,
물론 이런 때는 거의 대부분 마음이 편한 쪽을 택합니다. 몸 아끼느라 마음이 불편한 건 참 견디기 힘들죠.
요리를 하면서도 이런 경우가 참 많은 것 같아요.
음식을 맛있게 먹기 위해 화학조미료가 들어있는 시판소스를 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맛이 없더라도 시판소스를 쓰지 않을 것인지..
이런 때, 전 맛있는 음식 쪽을 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맛없는 걸 먹는 것도 스트레스인데, 스트레스와 시판소스 중 굳이 골라야한다면..스트레스 없는 편을 택하는 거죠.
오늘 점심에 먹은 감자구이도 그랬습니다.
감자 썰어서 팬에 담고, 그위에 양파랑 토마토 올리고, 그리고 치즈를 얹어서 구워내는...
감자를 썰어서 그냥 하면..설거지는 적은 대신 시간이 많이 걸리고, 삶아서 하면 냄비 하나를 더 닦아야하지만 요리시간이 짧아지고.
오늘은 인내심과 설거지 사이에서 설거지를 택했습니다.
삶아서 하니까....그릴에 10분밖에 굽지 않았는데도 딱 먹기 좋게 되네요.
재료
감자 1개, 양파 1개, 토마토 1개, 피자용 치즈 반컵, 버터 10g, 소금 후추 조금
만드는 법
1. 냄비에 물을 붓고 소금을 조금 넣어 펄펄 끓여요.
2. 동글동글하게 썬 감자를 넣어 삶아요.
3. 양파와 토마토도 동글 동글 썰어요.
4. 오븐 팬에 버터를 두르고 삶은 감자를 깐 다음 양파를 올리고, 토마토를 올린 후 치즈를 뿌려요.
5. 토마토를 한두쪽 치즈 위에 올려서 구우면 더 먹음직 해보여요.
6. 광파오븐 그릴 모드에서 10분간 구워요.
※ 광파오븐이 없어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프라이팬에 감자 양파 토마토 치즈를 얹은 후 약한 불에서 치즈가 녹을 때까지 구워줘요.
또 소형전기오븐의 경우도 광파오븐과 같은 방법으로 하면 됩니다.

감자구이와 같이 먹은 돼지고기 고추장불고기입니다.
쇠고기불고기 재어놓은 것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kimys가 좋아해서, 오늘같이 비오는 날 매콤한게 먹고싶을 것 같아서,
어머니 모셔다 드리고 오는 길에 동네 정육점에서 샀습니다.
공룡과도 같은 대형마트 대신 재래시장이나 영세상인들을 살려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이럴 때에는 정말 판단이 어려워집니다.
오늘 동네에서 산 고기, 제가 늘 가는 대형마트의 돼지고기 값보다 비싸면서, 맛은 못하더라는...
맛 없고 값은 비싸더라도 영세상인을 살리는 명분을 택해야하는 건지,
아니면 싸고 맛있는 대형마트의 고기를 사먹는 실리를 택해야 하는 건지...
처삼촌의 떡도 싸야 사먹는다는 옛말처럼...실리만 추구해도 되는 건지, 아니면 명분을 쫓아야 하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