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 어렸을 때는 저희 집이나 남의 집이나 간에,
김장을 했다하면 보통 배추 1접(100개)이나 2접씩 들여서...어마어마한 양의 김장을 하곤 했죠.
여러개의 항아리에 담아놓고 겨우내 맛있게 먹다가도, 따스한 봄기운이 들면 군내가 나기 시작했죠.
어머니는 아까워서 어쩔 줄 모르시면서..군내 나는 김치를 물에 담가 군내를 빼고..된장 풀어서 지져주셨어요.
어렸을 때는...군내도 싫었고...고기가 들어가지 않는 우거지 된장지짐도 싫었어요.
김치찌개에는 돼지고기를 숭덩숭덩 썰어넣으셨는데...우거지찌개에는 안넣으셨거든요...
그런데...요새는 고기가 안들어가도 어쩜 이리 맛있는지...
김치냉장고 속의 김치통을 헐어도 먹다보면 좀 시큼해지는 것이 있어서..한포기 아껴뒀었어요..된장풀어 지져먹으려고...
비도 오고, 바람도 불고...오늘이 바로 우거지찌개를 먹어줘야할 날!!
김치는 물에 씻어서 반으로 자른 다음 손으로 찢었어요.
된장을 두 스푼 정도 넣고 조물조물 무쳤다가 다시 참기름도 조금 넣어서 다시 한번 조물조물.
내장과 머리를 따낸 멸치를 한주먹쯤 넣고, 물을 넉넉하게 부어서 은근한 불에서 끓였어요.
나중에 파와 마늘 조금 넣어줬구요..
이거...밥도둑입니다..

특별메뉴는 붕장어구이였어요.
맛간장에 참기름 섞은 후 한번 발라서 초벌구이를 하고,
그담에는 데리야끼소스에 꿀 아주 조금, 생강가루 넉넉히 넣은 후 잘 섞어서 2번에 나눠서 발라줬어요.
광파오븐의 그릴 모드로 각각 5분씩 세번 구워준 다음..먹는 동안 식지 않도록 하려고 인덕션에 옮겨놓고 먹었어요.
전..붕장어 주로 고추장 양념해서 구워먹었는데..이렇게 데리야끼소스를 발라서 구워먹어도 아주 맛있네요.
이래서 음식이라는 거..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봐야 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