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친정어머니에게서 돌을 두개 얻어왔습니다.
어머니의 부엌에는 맨들맨들한 동글납작한 돌이 여러개 있습니다.
더 크고 무거운 것, 작고 가벼운 것...오이지도 누르고, 김치도 누르고...참 요긴하게 쓰이는 돌이지요.
저도 그런 돌을 장만(?)하고 싶은데, 도무지 그런 돌이 있을 만한 곳을 가질 않으니..
하도 탐이 나서 언젠가 어머니에게 넌즈시 돌 하나 달라고 하니까..한마디로 거절하시더만요..ㅠㅠ..쓰시는 거라고..
그후 아예 어머니의 돌은 탐을 내지도 않았습니다.
오늘...용미리 쪽을 다녀오면서, 석재상에 들려야겠다고 하니까...
어머니는 느닷없이 웬 석재상이냐고 하시는 거에요.
"장아찌나 피클이나 뭐 그런 것 누를 때 쓸 돌 좀 얻어볼까 하구요..."했더니,
"내가 줄께"하시는 거 에요.
"전에는 안된다더니..."
"아냐 줄께..."
하시더니, 요렇게 이쁜 돌을 주셨어요.
오빠가 ROTC할때니까 거의 30년전쯤 저랑 동생은 다른 일때문에 못가고,
아버지 어머니 오빠, 이렇게 셋이서 홍도를 다녀오신 적이 있는데 그때 홍도에서 줏은 돌이래요.
엄마의 손때가 30년이나 묻은 돌이죠...
엄마 손에서 30년, 그리고 또 제 손에서 30년(30년 쓸 수 있겠죠??)..참 대단한 돌이죠??
엄마네...허접한 물건을 넣어두는 비슷한 방에 빨간 이층장이 있어요.
그것도 몇십년 된 것인데..그것도 탐이 나는 거에요.
그래서 얼마전에..그냥 지나가는 말로.. 절대로 안주실 거라고 생각하면서..
"엄마, 그 빨간 자개장, 나 주지..." 했는데, 조금도 망설이지 않으시고..
"그래"하시는 거에요.
언제든 갖고 가고 싶을 때 가져가라고...
"엇 나는 안준다고 하실 줄 알았는데.."했더니,
"늙은이 물건, 서로 안갖겠다고 한다던데 달라는 것이 고맙지. 가져가"하시는 거에요.
전...엄마의 물건, 엄마의 손때가 묻은 물건, 많이 갖고 싶습니다.
지금은...쓰시던 접시 넉장, 엄마 애기때 사진, 엄마가 홍도에서 줏어온 돌 뿐이지만,
엄마네 빨간 장도 가져오고, 엄마가 도장을 넣어두시는 50년간 가까이 된 깡통도 얻어오고 할꺼에요...
제가....나이를 먹긴 먹었나 봅니다...

오늘도..어제에 이어서 닭죽이었습니다.
남은 국물에 남은 찹쌀밥 넣고 남은 고기도 뜯어넣고, 파 마늘 소금 후추도 넣어주고,
그리고 실바람님께서 일러주신 대로 부추도 넣었어요.
부추는 처음 넣어봤는데...정말 개운한 것이 좋았어요.
저희 집 안방..지금 폭탄 맞은 집입니다.
진작 더워지기 전에 옷장 정리를 해야하는 걸 차일피일 미루다보니...옷을 두고도 찾아입을 길이 없어서,
조금전에 옷장 뒤집었습니다. 밤..새워 1박2일로 정리해야할듯...
그런데 너무 슬퍼요...옷장에 걸린 옷중 절반쯤은 맞질 않아서...개켜서 넣어두거나 버려야한다는..
오늘의 충격으로 낼부터 단식에 들어갈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