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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즐겁거나 맥 빠지거나 [생선 매운탕]

| 조회수 : 9,868 | 추천수 : 79
작성일 : 2006-07-26 22:35:50


뭐, 꼭 가족을 사랑하는 맘이 지극해서가 아니라..그냥 습관적으로 새 반찬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저변에는 ''희망수첩'을 써야하는 부담감도 있구요...)

음식을 만들고 나면, 거의 둘 중 하나인 것 같아요...즐겁거나 맥 빠지거나...
가족들이 맛있게..남기지 않고 먹어주면..그야말로 날아갈 듯 기쁘지만,
그렇지 않으면...맥이 풀려버리고 말죠.

그런데 말이죠..꼭 반응이 나쁘지 않아도...맥이 풀려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오늘같은 경우죠...
제 입에는 별로 인데..가족들은 맛있게 먹는...
정말 맛있냐고 몇번 물어도...그렇다고 하는데...
헛...그럼 제 입은 뭐란 말입니까?!


오늘 아침에 어찌어찌 채널을 돌리다보니...불같이 매운 음식을 소개하는 프로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극단적으로 매운 음식이야 좀 그렇지만...안그래도 날씨 때문에 처지는데 매운탕이나 끓여야겠다 싶었어요.
마침 아파트 마당에 장이 서는 날이기도 하구요.

매운탕거리를 사러가서 생각해보니..냉동고 안에 손질해서 토막내 얼린 대구매운탕 거리가 있는데, 그건 생각 못하고...
그래도 기왕 나왔으니까 뭘 할까 하다가..놀래미라는 걸 샀어요.
놀래미는 회로만 먹었지..매운탕은 안 끓여봤거든요...무슨 맛일지 모르겠고..

며칠전에 뽑아놓은 황태머리 육수도 있겠다, 무도 있겠다...콩나물만 더 사가지고 들어가서 매운탕을 끓였어요.
양념장 개려고 황태머리 육수를 그릇에 담아들고..잠시 고민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생선매운탕은 고춧가루로 끓이는 개운한 것,
kimys가 좋아하는 생선매운탕은 고추장으로 끓이는 묵직한 맛,
울 어머니는 생선매운탕이라면 무조건 OK!!

고민끝에 공평하게 반반씩 넣었습니다.
황태육수 반컵 정도에 고추장 1큰술, 고춧가루 1큰술, 다진마늘 2큰술, 소금 1작은술...
무랑 콩나물, 대파, 풋고추, 홍고추를 넣어 끓였어요.

그런데..
그런데..막상 먹어보니, 니맛도 내맛도 아닌 거에요...개운하지도 않은 것이, 깊은 맛이 나는 것도 아닌 것이...
자신없게, 식탁에 올렸는데...kimys, 맛있대요...그냥 인사치레 하는 걸로 알았는데..국물을 더 떠서 먹는 걸 보니..진짠가봐요..

허걱..미각을 잃은 장금이도 아니고..제 입에는 별로 인데...
이러면...맥이 빠집니다...제가 예상했던 답이 나오지 않으면..
어쩌면 제 입에는 맛있었는데, 가족들이 별로 라고 하는 것보다 더 재미없어요...
여태까지 했던 음식 전체의 맛에 대한 회의도 들고...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키티맘
    '06.7.26 10:36 PM

    오랜만에 1등 먹었습니다.

  • 2. ice
    '06.7.26 10:40 PM

    전 2등요..ㅋㅋ 꼭 야근하고 퇴근 무렵 한번쯤~ 보면 순위안에 ㅎㅎㅎ

  • 3. 주원맘
    '06.7.26 10:58 PM

    그럼 전 일단 3등 찍구요...^^

  • 4. 뚱띠맘
    '06.7.26 11:02 PM

    4등?!! 샘이 너무 입맛에 엄격한 거 아니신감요?

  • 5. 오팔
    '06.7.26 11:38 PM

    샘님도 참...
    전 제음식을 맛있다고만 해줘도 좋겠어요..^^;;;
    그말 듣기가 왜 이리도 힘든지...
    식구들 입이 아주 까탈스러운 거라고 생각하고 살래요...ㅋㅋ

  • 6. mulan
    '06.7.26 11:50 PM

    저는 오늘 아침 맥빠졌답니다. 신랑이 콕콕 찍어먹고 출근했거든요. ㅋㅋ ^^ 다들 같은 맘이겠죠?^^

  • 7. 예명
    '06.7.27 12:17 AM

    매운탕은 한 번도 안해봤는데 꼭 따라 해봐야겠어여. 저는 오늘 jasmin님의 불고기 첨 따라했는데
    평가가 좋아서 너무 기분 좋았어여.

    놀래미라는 생선이름 첨 들어봐여.
    생선이름 82쿡통해 첨 들어보는것들 참 많았어여..

  • 8. 하나
    '06.7.27 12:38 AM

    요리도 요리지만..냄비가 참 튼실하고 고급스럽네요..^^
    생선 먹어본지가 참 오래된듯..싶어요..생선킬런데..으흐흐
    늦은밤..침이..꼴깍꼴깍..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만 보면..이슬이가 생각나서 큰일이예요..
    술타령만 해서..시집을 아직 못갔을까요? ㅎㅎㅎ
    오랫만에 다시 뵈니..마음이 좋네요............................................

  • 9. 깊은바다
    '06.7.27 12:44 AM

    일등은 아니지만 너무 만족스러워요. 이렇게 선생님글을 빨랑 볼 수 있어서요. 매운탕이 여름에 좋은 음식이라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해요. 더운 여름에 지쳐있을때 스트레스도 확 풀리고 또 이열치열...맛있겠어요.

  • 10. 꽃게
    '06.7.27 10:30 AM

    선생님
    놀래미 매운탕은 굉장히 시원한 맛이 나거든요.
    저는 아주 좋아합니다.ㅎㅎㅎㅎ
    그래서 고추장 푸는 것보다 고추가루와 청양고추로 맛을 내는것이 훨씬 더 시원해요.

  • 11. 캥거루
    '06.7.27 11:11 AM

    아침에 맛집 소개하는프로...거의 매일봐요..침흘리면서~
    울가족들은 밥 먹을때 말 무지 안하는데...선생님이 부러워요.
    강요라도 해서 맛잇다라는 소리 들어보고파요~ㅋㅋ

  • 12. 빨강머리앤
    '06.7.27 11:16 AM

    아..요즘처럼 꿉꿉한날 칼칼한 매운탕이 딱이겠네요..
    오늘 저녁엔 어떤걸로 준비하실지..^^;

  • 13. ridvina
    '06.7.27 11:40 AM - 삭제된댓글

    왜 우리남편은 야동같은거 절대안봐요= 그시간에 야구보고 액션영화봄-_-

  • 14. 아몬드
    '06.7.27 1:02 PM

    놀래미는 익히면 약간 노린냄새가 나요 그래서 영덕친정엄마고향서는 노래미라고도 하죠날로 먹어야 맛있데요...

  • 15. 재영맘
    '06.7.28 11:02 AM

    매운탕.. 저는 정말 할때마다 실패인데요.. 부럽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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