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처녀의 가슴에도~~~
아니, 자전거 페달에도~~~~
정말 오랜만에 왔어요!
아직도 여전히 바쁘지만, 그래봤자 일주일만 더 바쁘고나면 명왕성 대학은 방학을 맞이하게 됩니다.
방학이 시작되기 직전에 한국에서 시댁 가족들이 오시고, 아이들 학교에서는 무슨무슨 행사로 학부모 참여를 하라고...
그렇게 계속해서 바쁜 일이 이어지지만, 그래도 날씨가 따뜻해지니 기분은 좋아요.
얼마전에는 부활절이 있었죠.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라 그런지, 초중고 학생들 방학이 부활절을 끼고 거의 일주일 가까이 있었어요.
어른들은 출근해야 하는데 아이들은 방학이라고 하니 (심지어 돌봄교실도 방학!) 어떤 날은 아이들 데리고 출근했다가, 어떤 날은 일을 접어놓고 아이들과 놀아주기도 하고...
그러던 와중에 사먹었던 크리스피 크림 도넛의 알흠다운 자태입니다.
부활절 계란과 토끼 모양의 도넛이 아주 달콤해 보이지요?
물욕 많은 저희 남편이 김용민의 팟캐스트를 보다가 지름신의 강령으로 구입한 에어 후라이어 입니다.
ㅋㅋㅋ
목사아들 돼지 김용민 님이 여기다가 삼겹살을 구워서 먹어가면서 방송을 했다더군요.
번질번질한 후라이어에 비친 꽃무늬 몸빼바지 아지매가 누군지는 저는 절대로 모릅니다.
ㅋㅋㅋ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한국인이 가장 많이 구워먹는 것은 고구마와...
삼겹살이더군요!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우리 가족에게 가장 맛있게 구워지는 온도와 시간을 발견했어요.
마치 화학 실험을 하는 기분으로 화씨 375도에 구워봤다가, 350도에 구웠다가, 10분을 구웠다가 8분, 6분...
삼겹살 구이에 빠지면 섭섭한 파무침도 만들었어요.
파 채칼로 (저희집엔 그런 칼도 있답니다 :-) 파를 길게 썰고, 상추를 씻고 남은 가운데 고갱이 부분의 작은 잎도 함께 넣어서, 식초, 설탕, 액젓, 깨소금, 고춧가루를 넣어 버무렸습니다.
각 재료의 분량은...
신 맛을 좋아하시는 분은 식초를 많이 넣으시고, 단 맛을 좋아하시면 설탕을 많이, 짠 맛을 좋아하시면 액젓을 많이, 그 어떤 맛을 좋아하시더라도 깨소금과 고춧가루는 간간이 보일 정도로 살짝...
(쿨럭~ 무성의한 레서피 죄송합니다. 제가 하는 일이 늘 그래요, 대충대충...)
초등학교 최고학년이 된 코난군은 젓가락질을 이젠 제법 잘 할 수 있습니다.
엄마 아빠를 따라서 상추쌈도 싸먹을 줄 알아요.
명왕성에서 젓가락질 해서 상추쌈으로 삼겹살 먹는 어린이는 열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일 겁니다 :-)
코난군이 작년 가을부터 친구들과 공동집필한 소설이 마침내 완성되었어요.
이 소설 창작에 얽힌 뒷 이야기를 쓰자면 몇 시간을 써도 모자랄 판이라...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하고요...
한줄 요약을 하자면, 이 소설을 완성하기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부르짖으며 386세대 데모 좀 해봤던 코난아범이 싸워서 얻어낸 결과입니다 :-)
(제 블로그에 코드 그레이 라는 제목으로 그간의 사연을 써두었습니다.)
암튼, 책을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종이에 인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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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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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만들고...
또 중간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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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보면 이렇게 뚝딱 만들어집니다 :-)
국회의원 출마할 것도 아니지만 출판기념회는 치루어야죠.
잔치의 상징인 떡을, 아니 서양떡을 만들었습니다.
난생 처음 만들어본 폰단트 케익이었죠.
둘리양이 예술혼을 발휘하는 바람에 첫 작품은 아이들의 놀이감이 되었고요...
애들은 자라!
해서 쫓아보내놓고 혼자 열심히 다시 만들어 보았습니다.
코드 리벤 이 소설의 제목인데 독일어 리벤은 살아있음, 생존, 그런 뜻이라고 해요.
알파벳 쿠키 다섯 봉지를 다 까서 살펴봐도 리벤의 첫 글자 엘이 없지 뭐예요...
과자를 또 사러 나가는 대신에, 알파벳 티 를 살살 긁어내고 뒤집어서 엘 로 변장시켰어요.
황금보다 귀하고 사랑스런 저자 아이들의 이름은 황금색 식용펜으로 써주었어요.
자라나는 아이들의 갸륵한 글쓰기 놀이를 응원하지는 못할망정, 무슨 테러리스트의 범죄계획서인양 취급하며 꾸지람했던 사람들 보라고 일부러 책도 만들어주고, 파티도 열어 준 거였어요.
일부 어른들이 편협한 생각으로 너희들을 탄압해도, 그것이 옳은 일이라면 끝까지 완성해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싶었어요.
알콜 없는 샴페인으로 건배!
너희들의 앞날에도 건배!
<다음 글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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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