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82님들,
편안한 주말 밤 되고 계신지요.
일주일이 참 빨리 지나갑니다.
하루하루 열심히 살다가 맞는 주말이 참 달콤하네요.
어제 4월 12일은 저의 큰 아들인 솔이의 생일이었어요.
솔이의 열아홉번째 생일과 솔이의 이야기를 좀 해볼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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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이의 생일날, 저는 네시반까지 일을 했어요.
일을 마치고 급하게 집으로 돌아와서 간단하게 생일상을 차렸습니다.
소고기 미역국만 미리 끓여놓고, 소박하지만
솔이가 좋아하는 음식으로 상을 차리니 가족들 모두 좋아하더라구요.
작년에 사놓고 생일이 있을 때마다 재활용 하는 생일 가란드를
올해 솔이의 생일에도 걸어주었어요. ^^
음식은 생선초밥, 닭봉과 닭윙, 양장피, 연어샐러드, 미역국을 준비했습니다.
내년이면 스무살이 될 나의 첫 아이.
환하게 불을 밝힌 열아홉개의 촛불을 바라보고 있자니
솔이를 키우면서 느꼈던 여러 감정들이 떠올라서 감회가 새로웠답니다.
첫아이라서 그랬는지, 아이가 태어나서 자라는 게 참 신기했어요.
그래서 그 하루하루를 육아일기로 기록해놓기도 했지요.
애기때 그렇게 분유를 잘 먹더니
지금도 참 잘먹고 너무 건장한 고등학생이 되었네요. ^^
솔이가 아기였을 때는 목이 쉴 정도로 책을 많이 읽어주고,
<악어떼>를 비롯하여 여러 동요도 많이 불러줬었어요.
그 영향때문인지 솔이는 지금도 여러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고,
고1때는 쇼미더머니 예선에도 참가했었지요.
아이가 어릴 때, 한번쯤은 자기 아이가 혹시 영재가 아닐까 심각하게 고민해본다고 하죠.
그런 고민을 해본 적은 별로 없지만, 아이가 똑똑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다른 엄마들처럼 이런 저런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아서 엄마표 학습지도 많이 만들어 주었지요.
아이가 중학생이 되고 제가 중딩엄마가 되었을 때,
마음을 단단히 먹는다고 생각했는데도 불구하고
저는 참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던 것 같아요.
사춘기를 제대로 겪고 있는 중2에게 중간고사 대비 문제집을 만들어 주고
(그것도 반항기 가득한 얼굴에 말풍선까지 넣어서.....)
아이가 문제집을 열심히 풀 거라고 기대하고, 실망한 것은
제가 참 뭘 모르고 어리석기 때문이었겠지요? ^^
아이는 공부보다 다른 쪽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림도 아무렇게나 쓱쓱 그리는 것 같은데 제법 잘 그리고
지금은 운영하고 있지 않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 카드 관련 블로그 운영을 했는데,
하루에 20만명 이상 방문하는 인기 블로그가 되었지요.
저는 나름대로 열린 엄마라고 생각했었는데
학교 공부를 성실히 하지 않고, 학원도 불성실하게 다니고,
다른 쪽에만 관심이 있는 자식이 곱게 보이지 않았었나봐요.
아이랑 참 많이도 싸우고 오랜 시간동안 미워했었네요.
이제와 생각하니 날이 선 말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받던 시간들이 아쉽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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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저희 아이는 구독자가 2만4천명쯤 되는 작은 유투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데,
영상 편집에 재능을 인정받으며 미래를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해 나가고 있답니다.
아이가 열아홉번째 생일을 맞이하는데, 생각해보니 후회가 되는 일이 참 많네요.
책장정리를 하다가 솔이의 초등학교 1학년때 그림일기를 꺼내보게 되었어요.
솔이가 태권도장에서 힘차게 발차기를 하는 그림일기를 한참 쳐다보다가,
부질없는 생각이지만, 되돌릴 수 없는 사실이지만,
다시 그때로 돌아가서 더 많이 사랑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솔이가,
세상을 향해 거침없이 발차기를 하며
자신있게 나아갈 수 있도록 응원하는 것이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부족한 엄마의 첫 아이로 태어나서
온몸으로 시행착오를 겪은 큰아이에게 미안하고,
철부지 엄마의 첫 아이로 와주어서
엄마를 인간되게 만들어준 큰 아이에게 고마운 밤이네요.
HAPPY BIRTHDAY TO 솔
그리고 82님들도 늘 HAPPY 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