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중 3월
3월 중 1월
어느 책 구절에서 본
요 며칠 이런 날씨입니다.
땅 밑에서 움틀거리는 나무뿌리를 눈에 보이지 않아도
느낌이 전해오는 강렬함
주눅이 들어 움찔할 때가 있습니다.
봄은 몸서리치게 찬란하지만 나는 가끔 봄날에 한없이 작아집니다.
입맛이 살짝 갈 때 머구(경상도)를 사 된장에 오물조물
집된장이라 짰습니다.^^
삼겹살에 싸먹기도 하고
파스타도 해먹었습니다.
--- 여기까지 키톡에 충실^^
경주를 떠나왔습니다. 며칠 전에.
먹고 사는 일이 경주에서는 당최 보이질 않기도 하고
자초한 고립에서 서서히 지쳐가는 즈음이기도 했어요.
살림도 단촐하고 가진 것도 별로없어 움직이는 일에
별 저항이 없습니다.
단지 여기에서 경주댁이라 불리던 그 이름이 빨리 끝나는 것에
미안하기도 하고 누군가 경주로 놀러오겠다는 약속에도 미안하고
그랬습니다.
그 사이 눈에 띄게 나타나는 증상이
제가 말을 느리게 한다는 겁니다. 좋게 말하면 차분한 거고
몰랐습니다.
혼자 지내면서 말을 거의 하지 않았던 결과입니다.
강아지들에게 하루 몇 백단어 정도 한 것말고는
아 이럴수가 있구나
좀 놀랬습니다.
나의 공부는 "사람"으로 시작했습니다.
그 사람이 나이기도 하고 나를 둘러싼 관계들 속에서 나와 당신들
50대 초반에 평생 살아야 할 에너지를 거의 다 쏟아낸 바람에
책으로 연명하고 퍼즐맞추듯 지나온 일에 이유를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오로지 인정받고 싶고 그 분야에 권력을 쥐고 싶었던 그 이유가
무엇이였는지
왜 그 지점에 멈춰있는지
계속 질문을 내게 합니다.
바다가 적응이 느리지만 가끔 숲에 놀러 오는 고양이들 보고
산책길이 달라져 머뭇거리지만 그래도 똥도 잘 누고^^
이제 사람들 속으로 들어갈 준비가 됐습니다.
재밋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