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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세월은 벌써 이렇게 흘러...군대간 조카 면회기

| 조회수 : 8,331 | 추천수 : 16
작성일 : 2011-07-27 12:33:06
배추값 파동이네 어쩌네 할때만해도 그냥 손만 뻗으면 값싸고 맛있는 배추 집어올줄 알았지요.

묵은지도 물론 맛있지만 저는 막 담근 생김치를 좋아해요.

잠깐사이에 훌쩍 올라버린 배추를 뒤로 하고 얼갈이, 쪽파등으로 여름김치를 담갔습니다.

세가지 김치거리에 만천원이니 한동안 걱정없이 먹기에 부담없이 잘 담가둔것 같네요.







이렇게 연하고 가느다란 파를 보면 애키우며 직장다니며 애쓰는 여동생 생각이 납니다.

얼른 담가서 보내주면 될텐데 걔는 꼭 금방 버무린 김치만 먹는지라 택배로 가는동안 맛있는 순간을 넘겨버리기에

이렇게 담가놓고 혼자 먹으며 동생 생각만 할 뿐이지요.

어찌어찌 휴가가 맞으면 데려다놓고 파김치도 새로 담가 한접시 소복히 담아 밥먹이고 싶네요.

파김치는 뭐니뭐니해도 멸치생젓이 넉넉히 들어가야 맛있던데요.

(김치색도 거무스름해 보입니다.)

제 입에는 그랬어요.^^






꿩대신 닭이라고 배추대신 쌈배추를 세개 샀어요.

연하디 연하니 잘게 썰지 않고 길게 한번만 잘라주고 잠깐 절여 버무렸습니다.

이 김치는 풋풋하고 연해서 금방 먹을것같아요.

이것도 만만치는 않아서 많이 담그진 않았어요.







얼갈이 김치는 풋풋하고 보들보들한것이 참 맛있어요. 거의 저 혼자 다 먹게 되므로 저정도면 딱 좋습니다.

2처넌 어치 사다가 담갔어도 보고 있으니 흐뭇합니다.

새로 밥 지어 한술 듬뿍 떠서 척척 걸쳐 먹으니... 므흣! 행복한 이 기분... 캬캬!








콩나물을 싸게 듬뿍 샀는데 끓여먹고 무쳐먹고 슬슬 질려갈즈음...

남은 콩나물 다 털어넣고 슬쩍 볶았습니다.

데친 콩나물이면 살짝 볶구요. 나물로 무쳤던 콩나물로도 할수 있어요.

기름 두른 팬에 바지락이나 오징어,,, 없으면 어묵좀 썰어넣고 고춧가루, 진간장, 마늘, 물엿 조금 넣어 볶다가

콩나물과 파, 참기름을 넣어 잠깐만 휘리릭~

살짝 질깃한듯 하지만 늘 먹던 맛이 아니라서인지 한접시 금방 비운답니다.

국물에 밥 비벼도 맛있구요.








봄에 냉동해둔 죽순을 몇가닥 꺼내어 채썰고 오이고추, 홍고추, 양파, 새송이버섯도 채썰어두고

기름 둘러 달군 팬에 마늘넣어 볶다가 죽순부터 충분히 볶아주세요. 어느정도 맛이 배면 양파, 새송이, 고추순으로

볶아주다가 굴소스 약간과 진간장 약간으로 가미한후 물이 생기면 녹말물을 2큰술정도 넣어주고 참기름, 깨소금으로 마무리하면 남편이 좋아하는 중국식 야채볶음이 됩니다.

꽃빵이 있으면 금상첨화지만 밥에 먹어도 좋아요. 오랫만에 죽순넣어 했더니 연신 맛있다며 잘 먹어주네요. ^^






김치양념 묻은 믹서와 볼을 잘 행궈내어 멸치 몇마리 던져넣고 감자, 조선호박, 양파, 버섯넣고 끓인 찌개...

어느정도 간이 있으므로 된장 약간과 들깨가루 넣어줬더니 감자탕 느낌이 나네요.

이렇게 양념 한톨, 먹기 싫은 반찬 한가지라도 내 너를 다 먹어주리라 궁리하다 보면

맛있는 음식 한가지가 태어나는것이 주부만이 발휘할 수 있는 창의력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리 더워도 땀흘리고 힘들어 기진맥진한 남편보단 나을테니

남편 간식 싸보내는 일도 멈추지 않습니다.

그래도 꾀가 나면 마트에서 데리고 온 비상식품도 이용하구요.

그런데 요새 생긴 버릇이 한가지 있어요.

반찬이든 간식이든 없어진 후에 "아이고.. 사진 안찍었네..."

ㅋㅋㅋ 그눔의 사진이 뭐라구요...

하여 남은건 시나몬롤빵과 저번에 졸인 콩배기로 만든 단호박찹쌀케잌 뿐입니다.

다음엔 착실히 갖고 있다가 선뵈 드릴께요.^^

  






지난주에 말이죠. 정말 머리 홀랑 벗어지게 뜨거운날... 큰시누이 가족과 어머님과 울 식구들이 봉고차 얻어타고

힘겨운 청춘 하나를 보러 갔어요.



6월에 입대해서 장맛비를 다 맞아가며, 땡볕에 익어가며 훈련을 받고

이제 훈련소 생활을 마감하게 된 군대간 조카를 보러 갔지요.



날씨 참 오지게 더웠습니다. 새벽에 김밥말다 급하게 가느라고 썬크림을 못바른 내 팔뚝 지못미...ㅠㅠ






제가 결혼할때 이 녀석은 초딩 2학년, 지금 제 작은 아이와 같은 나이였지요.

방학때마다 외가에 오면 만나곤 했었지요.

맨처음 이 친구에게 해 준 음식이 인스턴트 자장면(짜장면이 더 맛있게 들리죠?^^ )...

애들은 왜 중국집 자장면보다 라면 자장면을 더 좋아할까요?

암튼 외숙모가 처음으로 해주는 음식인데 너무 성의없는것 같아서

오이채를 곱게 썰어 면 위에 올려주고 아이를 불렀어요.

식탁에 앉아서 가만히 자장면을 보더니 눈물을 뚝뚝 흘리는거예요.

깜짝놀라서 왜그러냐 물었더니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하길

"오이 안먹어요...ㅠㅠ"

딴에는 처음으로 외숙모가 해주는건데 먹을수도 없고 안먹을수도 없고 했나봐요.

아이구 이넘아 싸나이 대장부가 오이앞에서 우느냐고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



이 녀석은 저녁에 잘때가 되면 꼭 우리방으로 왔어요.

삼촌이랑 숙모랑 같이 잔다고...

ㅋㅋㅋ 우리도 피끓는 신혼이었는데...^^;;

할 수 없이 바닥에 이불 펴주고 자라하면 꼭 침대에서 셋이 같이 자자고 우겨요.

살짝 심정상하기도 하고 그렇게 삼촌이 좋은가 싶기도 해서

결국은 제가 바닥에서 자곤 했지요.



그때 남편이랑 그랬잖아요.

담에 이녀석 장가가면 삼일 밤만 똑같이 해주자고...ㅋㅋㅋㅋ

"신혼부부 가운데서 삼일을 주무시고 가신 무개념 시외삼촌부부..."

자게에 이렇게 올라오면 미래의 제 질부가 올린거이니 오늘을 추억해주시와요.^^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아들의 모습을 찾아 헤매는 가족들...

그래도 정면 주시하며 각을 잃으면 안되는 시꺼먼 아들들...





계급장을 달아주러 제일 먼저 달려가는 울 큰시누님.^^;;







저렇게 달려나가는 모습을 보니 저도 코가 시큰거려서 혼났어요.

늦거나 안오시거나 해서 혼자 서있는 아들들도 제법 있었구요.

맘 약한 울 시어머니는 혼자 서있는 아들들 어깨도 두드려주시고 안아주시고... 무척 바쁘셨어요.^^








스탠드에서 보기 좋게 모니터가 있어요. 상받는 장병들입니다.








이친구가 엄마 면회오라고 하면서 먹고 싶은 음식들을 쭈욱 불러줬는데

막상 차려놓으니 그다지 많이 먹질 못하네요.

통닭, 피자, 햄버거, 수박화채, 고기, 김밥......

많이도 주문하드만...

참.. 이곳에서 피자 통닭 다 배달됩니다. 전화번호 주면 훈련소 입구에서 받아가라고 전화와요.

길가에서 아예 쌓아놓고 파는 아저씨도 있구요.

형님이 새벽에 출발하면서 어찌나 음식고민을 하던지 저도 걱정했는데 대한민국은 배달민국 맞더라구요. ㅋㅋ



훈련기간이 장마철이어서인지 그다지 많이 그을리진 않았지만 살은 제법 빠졌어서

얼마나 고생했는지 짐작이 갔어요.

꽤 컸던 덩치라 많이 빠졌다해도 아직은 넉넉해 보이지만요. ^^






아쉬운대로 한 7,8년 있으면 군대갈 큰아들...

형님꺼 군화 빌려신고 모자 쓰고 군인흉내 내봅니다.







이녀석도 10년정도면 가겠지요.

꼬마아이가 금새 자라 군인이 되고 또 고만큼의 세월이 훌쩍 흐르면 또 다른 꼬마아이가 군인이 되고...



지금으로선 세월이 가장 무섭습니다.^^;;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시나몬
    '11.7.27 12:40 PM

    눈물이 찡하네요.
    혹시 논산훈련소인가요?
    친구아들도 저기 있을려나요..지난주 면회가던데요..
    밥먹다 우는 꼬마 지금도 있군요..울 남편 떡국이 너무 많아서 울었대요..
    그걸 말하면 될걸 왜 못했을까요 ㅎㅎ

  • 2. 준n민
    '11.7.27 12:47 PM

    시나몬님... 네 논산훈련소 맞아요^^ 친구분과 같은날 갔을지도 모르겠네요.

  • 3. 최살쾡
    '11.7.27 1:17 PM

    저도 동생 논산으로 입대 할

  • 4. 튼튼맘
    '11.7.27 1:26 PM

    아~ 면회를 저렇게 하는군요.찌잉~합니다.
    정말 저 와중에 부모님이 못오시거나 늦는 군인아저씨의 맘은 어떨까요?ㅠㅠ

  • 5. 준n민
    '11.7.27 3:36 PM

    바빠서 이제야 티비 보니 난리가 아니네요. 깜짝 놀랐습니다.
    서울, 경기도, 춘천... 그리고 부산쪽까지...
    더 이상 비 피해 없이 빨리 수습되기를 기원합니다.

    최살쾡님... 시누이가 아들 입대할때 따라갔다 오더니 그러더라구요. "애 들여보낼때 눈물 안나는 사람은 없을거야 ..." ㅠㅠ

    튼튼맘님... 제 조카 주변에 그런 장병들이 꽤 있었어요. 혼자 차렷자세로 서 있는데 저도 맘이 안좋더라구요.

  • 6. 들꽃 향기
    '11.7.27 10:26 PM

    올해말 군대갈 예정인 대학생 1학년 아들을 둔 엄마로서 남일 같지않네요. 조카면회 잘 다녀오셨구요.얼마나 집 밥이 먹고 싶었을 까요 ?
    먹고 싶다는 그 음식들 우리 아들아이도 좋아하는 거네요. 미래의 대한의 국군 두 아드님도 미남이네요. 이땅의 모든 아들들이 군생활 잘 하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기를 기도해요, 고생하셨어요 ^^

  • 7. jasmine
    '11.7.27 10:48 PM

    울 아들도 곧 가야하는데....남의 일이 아니네요...
    저는 아이랑 얘기 해놨어요. 엄마, 공연히 와서 질질 짜지 말고 집에서 쿨하게 이별하자고...
    그게 될런지....
    그 조카....결혼하면 꼭 복수해주세요=3=3=3

  • 8. 준n민
    '11.7.28 8:15 AM

    방학이 되니 컴터 앞에 앉아 있기가 힘이 드네요. 아이들도 덩달아 게임한다고 달려드니 아예 꺼놓고 살거든요. 아직 자고 있는 아이들 몰래 살짝 왔어요^^

    들꽃향기님... 아드님이 연말에 입대하나보네요. 그럼 이 글이 그냥 읽히진 않으셨겠어요. 가기전에 많이 사랑해주시고 맛난것도 많이 먹이시고....

    쟈스민님... 어머나 이댁도... 하긴 어느집인들 복무중인 아들, 예정인 아들 있지 않겠어요...
    근데 울 형님도 쿨하게 하자 했어도 남들처럼 하게 되던걸요^^;;

  • 9. 여봉달
    '11.7.28 9:25 AM

    아들이 인제 일곱살인데 저런사진보면 벌쩌 감정이입이 되서 코끝이 찡해지고 눈물이 나려해요
    ㅜㅜ
    건강하게 군생활 잘 마치길 바랍니다

  • 10. 벨롯
    '11.7.28 4:37 PM

    제 주변엔 아들들이 없어서 ㅎㅎㅎ
    전 한 일주일 지인의 이사와 인테리어로 인해
    피곤에 쩌는 한주를 ㅠㅠ
    미니엄마 파김치 먹으면 벌떡 일어날것 같은데..
    그나저나 한국은 물난리에 어찌들 지내시는지...
    티비보곤 저거이 우리나라 맞는지 깜딱 놀랬어요 ㅠㅠ

  • 11. 준n민
    '11.7.29 8:27 AM

    82에서 만난 동생이 그동안 많이 아팠네요. 얼른 나아서 다시 밝은 웃음 웃었으면 좋겠어요.
    여러분도 모두 건강하시구요^^

    여봉달님... 그러게요. 아직 울 애들도 어린데 그렇더라구요^^ 조카는 행정병인데 수도권에 있는 부대에 배치되었더군요. 한고비 넘으면 다른 고비 온다고 폭우에 그녀석도 고생하고 있는지 걱정도 되고 했었답니다.

    벨롯님... 난 몰랐는데... 어느나라 사시는 교포이심? ㅋㅋㅋ 옆에 사시면 저 파김치 통채 드릴수 있었을텐데요. 좁은 땅덩이지만 울동네는 며칠째 햇빛 쨍쨍이라 연일 뉴스 보면서 좀 골고루 뿌려주시지.. 했답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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