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함께 장을 보러 가면 운전도 해주고 무거운 짐도 거들어 줘서
좋은 점이 있는 반면, 문제가 있답니다. 매일 "냉동고를 비우자!"
"절대로 더 사지 말자!" 라고 잔소리를 하는 사람이 견물생심이란
말처럼 장에만 가면 다른 사람이 됩니다.
남편이 야채코너에 있는 저를 부르면서 꽃게가 싱싱해서 들어보니 묵직하답니다.
지난 번 것과는 다를 거라고 합니다. 지난 번에는 빈 껍데기만 있는
꽃게를 사서 이만저만 실망한 게 아니었거든요.
가격도 파운드당 2불 49전이니 세일이 아닌 정상가격이군요.
남편이 제게 이렇게 얘기하는 것은 사자는 것이지요.
그래 먹고 싶으면 먹어야지 하고 꽃게 해물탕 거리를 삽니다.
그래서 미워도 다시 한 번! 꽃게를 사서 꽃게해물탕을 끓입니다.
바로 얼마 전에 꽝인 게찜에 실망해서 절대로, 절대로 꽃게를 사지 않겠다는
다짐을 없던 일로 하고, 오징어와 머리새우도 사고 야채와 콩나물도 샀지요.
와우~ 꽃게가 펄펄 날 듯 싱싱하더니 등껍질을 벗기자 안에 알이 꽉 찼습니다.
오늘 우리 내외는 네 식구분을 준비해서 배가 부르도록 먹었답니다. 애들이 떠나고
식구가 줄어서 2인분만 준비해야 하는데 습관을 바꾸기가 쉽지 않네요.
꽃게가 답니다. 참 맛있어요.
후식으로는 감을 먹습니다. 요즘 한국장에 감이 많이 나왔네요.
그런데 어느 분께서 쪽지로 감과 게는 상극이라는 것을 알려주었어요.
우리 내외는 다행히 아무 탈이 나지 않았지만 동시에 먹으면 안될 것 같습니다.
감과 게는 절대로 함께 드시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