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아침,
밥을 먹고는 오전에 쓰고 저장한 글인지라,
글 시간이 아침입니다.
지금 글을 올리는 시간은 밤이지만,
아침에 써 놓았던 그대로 수정하지 않고 올릴께요...^^
<2010.12.1 수요일의 아침밥상 이야기..>
오늘도 좋은 아침입니다.
제일 먼저 쌀 씻어서 밥통에 안쳐 놓고는,
반찬 몇가지 만들기부터 시작합니다.
염장톳을 가지고 반찬을 한가지 만들어 봅니다.
소금에 가득 버무려진 염장톳을
이렇게 바가지에 부어서는...

몇 번 깨끗이 헹궈가며 소금은 흘려내려 버리고
톳만 이렇게 맑은 물에 담궈서
짠기를 빼 두고요.

톳은 팔팔 끓는물에 데쳐서 준비해 둡니다.
톳을 데쳐낸 다음, 건더기만 건져내고
데쳐낸 물은 냄비안에 뜨거운채로 그대로 두어요.
가스비 들여가며 또 시간 들여가며 끓여놓은 이 아까운물을 이대로 버릴 수 있나요.
몇번 더 재활용을 할테니까요.

건져낸 톳은 찬물에 헹궈 물기를 쪽 뺀 다음에,
두부 으깨어 섞어서 삼삼하게 소금간 해가며
이렇게 고소하게 무쳐 놓았어요.

우리집 냉장고안에는 염장된 반찬재료들이 언제나 이것저것 많이 있어요.
톳을 꺼내면서 염장꼬시래기도 꺼냈지요.

꼬시래기도 다른 염장해초류들과 같이,
마찬가지로 맑은물에 담궈서 짠기를 빼 두고요.

앞서 톳을 데쳐냈던 스뎅들통에 다시 가스불을 켜면
금새 뜨겁게 팔팔 끓기 시작하지요.
여기에 짠기 빼 놓은 꼬시래기를 다시 한번 더 넣어서 데쳐 냅니다.
이렇게 데쳐낸 냄비물을 다시 한번 더 사용해도
맑게 데쳐낸 물인데다, 같은 해초인지라 전혀 문제가 없지요.
꼬시래기는 뜨거운 물에 들어가면 휘휘 저어서 금새 건져 내어야
꼬실꼬실한 식감이 어느 정도 남아 있지요.
입에서 씹히는 그런 식감보다는 좀 더 보드라운 식감을 원하면
1~2분 정도 끓는물에 데쳤다가 건져서
찬물에 헹궈 쓰시면 되고요.

무를 잘라 채 썰어서 단촛물 섞어 만들어서는
새콤달콤하게 절여지도록 잠시 재워 두었다가,
보드랍게 1~2분 데쳐서 물기 쪽 빼 놓은 꼬시래기와 섞어서 이렇게 버무려 먹으면
입맛이 확 돌아오는것이...
참 밥먹는 내내 입안이 상큼하지요.

냉동실 문을 열어서,
제일 아랫칸에 들어있는 지퍼락 봉지를 하나 꺼냅니다.
이게 뭘까요?

바로 고동 종류를 모아서 넣어 놓은 지퍼락 봉지랍니다.
여러가지 종류의 다양한 고동들이
이 지퍼락과 다른 지퍼락 2봉지에 모두 골고루해서
각각 넉넉하게 들어있지요.
고동류와 다른 어패류들은 무게들이 꽤 나가니
보통은 이렇게 냉동실의 제일 아랫칸에 늘 넣어 두고서
매번 편하게 꺼내 쓰곤 합니다.

오늘 삶아서 상에 올릴 고동들이예요.
흑고동 넉넉하게 서너줌 꺼내고,
삐뚜리 고동과 참소라도 꺼냈네요.
냉동실에서 바로 나온 상태인지라,
이렇게 언기가 그대로 남아 있네요.

흐르는 찬물에 헹궈가며 씻어주면
언기는 금새 다 녹아버리지요.

이 고동들도 새로 냄비 꺼내어 새 물 받아 다시 새로 끓여낼 필요없이,
앞서 2가지 해초를 데쳐내는데 사용했던 그 스뎅들통 그대로 쓰면 됩니다.
가스불을 켜면 열기가 아직 남아있는 스뎅들통이 금새 팔팔 다시 끓기 시작하니
이 고동들을 넣고 삶은 시간도 영 빨라지지요.

시간이 지나, 고동들이 잘 삶겼으면
불을 끄고 소라,고동들을 모두 건져냅니다.
고동은 삶아보면 지저분한 찌꺼기도 많이 나오고
국물도 아주 탁해집니다.
이렇게 고동까지 삶아낸 물은 이제 미련없이 바로 버리면 되겠지요.

흑고동은 껍질채로 각자 속살을 뽑아 먹도록 그대로 상에 내면 되고..
큼직한 삐뚜리고동과 참소라는 이렇게 속살을 쭉 뽑아내어서
도마위에 올려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서 내고요.

그리고 반찬꺼리로 볶아 먹으려고 꺼낸 염장 미역도...

깨끗이 헹궈 물 몇번 갈아가면서 소금은 다 흘려내려 버리고,
맑은 물에 잠시 담궈 두어서 짠기를 뺍니다.

양파채도 넉넉하게 썰어서 준비한 다음에,
이 미역과 같이 볶으면 참 맛나지요.
모두 준비된 재료들을 이제 후라이팬에 올려
기름 넉넉하게 둘러서 볶기 시작합니다.

고루고루 달달 잘 볶아진 이 미역볶음 맛..
정말 식감은 촉촉하니 부드러우면서도 참 고소하지요.
이런 반찬은 몇 끼를 이어서 상에 내어도
질리지도 않고 매번 참 맛있게 먹게 됩니다.
이 미역볶음은 넉넉하게 만들어 두었다가 냉장고에 두고 그때그때 꺼내 먹어도
차게 먹어도 맛난 반찬이라서 더 좋구요.

생물 양미리 6마리 김치냉장고에 넣어 두었던 것도 꺼냈어요.
보통 양미리는 꾸덕꾸덕하게 좀 말려서 무 깔고 지져먹곤 하는데,
한번씩 이런 생물 양미리를 사 와서는
지져 먹거나 구워먹어도 아주 맛있습니다.
우리 어릴적에도, 꾸덕한 양미리를 연탄불에 구워도 먹고
양념에 국물 자작하게 지져서 반찬으로 맛있게 먹기도 했었지요?

꽁치대가리와 내장 손질하듯이,
대가리 지긋이 떼어내면서 내장까지 같이 뽑아서 없애버리고
깨끗하게 씻어서 양 몸통에 칼집을 냅니다.
물론, 손질할때 뱃속에 그윽하게 들어있는 맛있는 알은
그대로 놔둬야지요.
오늘 아침에는, 간편하게 생선구이기에 넣고 구워서 먹으려고
이렇게 구이용으로 손질을 한 거지요.

미리 예열해 놓은 생선구이기 위에, 손질한 양미리 6마리를 나란히 올리고는
뚜껑을 닫고 10분을 구워 줍니다.
양미리가 얇고 조그마해서 시간이 적게 걸릴 듯 해도
기름기가 많지 않고 참 담백한 생선인지라
적어도 10분은 생선구이기에 올려서 구워줘야
속까지 구석구석 제대로 맛있게 굽힌답니다.

이렇게 10분 구워준 양미리구이.
예전 연탄위에 올려 구워먹던 그 맛과는 똑같을 수 없지만,
이렇게라도 한번씩 구워먹으면 담백하면서도 구수하니
추억속의 옛맛이 은근히 살아납니다.
소금을 뿌려서 구워먹어도 좋지만,
오늘은 소금없이 이렇게 그냥 구워서 상에 올립니다.
따로 상에 소금을 올려 찍어 먹어도 좋을테고요.
우리집은 이 양미리를 이렇게 구워서
매콤새콤하게 만든 초장에 듬뿍 찍어서 먹지요.
이렇게 먹으면,
어쩔때는 말 그대로 둘이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맛이예요.^^

이제 마지막으로 뜨근한 국을 하나 끓일 차례예요.
12월의 첫 날인 오늘은
뜨끈뜨끈한 매생이국을 끓일겁니다.
입안에서 목으로 미끄러지듯이 그냥 호로록 넘어가는 매생이 질감과
바다내음 시원한 국물맛이 참 일품이지요.
그때 그때 있는 재료들을 가지고
맛이 서로 잘 어우러지도록 건더기 재료들을 추가로 넣어서는
요맘때즈음부터 질리지 않도록 참 자주 끓여먹는 국입니다.
먼저, 큼직한 생물낙지 한마리부터 꺼냈어요.
깨끗하게 박박 씻어서 준비해 두고...

냉동실을 열어서 매생이가 그윽하게 담긴 지퍼락 봉투를 찾습니다.
냉동실 아랫쪽에서 두번째 칸에 늘 들어있는 걸 알기에,
냉동실 문 열자마자 바로 찾았지요.
다만 앞서 고동류도 그렇고...
냉동실안의 이 지퍼락 봉지를 들고서 사진을 찍느라
이렇게 쪼그리고 앉아서 냉동실 문을 열고 있자니
냉동실의 얼음냉기가 몸으로 확확 느껴져서 새벽부터 좀 벌벌 떨었답니다.
다음 기회에 냉동실안의 비축해 놓고 일년 내내 유용하게 쓰는
우리집 냉동실 지퍼락 봉지들을 모두 꺼내어서 한번 보여드릴께요.
(그런데, 이 얼음덩어리들을 모두 꺼낸다 생각하니
갑자기 자신이 없어지려는 듯...)
오른쪽 아래에 매생이라고 써 있는 글귀가 보이시지요?
이 지퍼락안에는 매생이만 열몇뭉치 정도 들어있답니다.
한번에 편하게 넉넉하게 갈무리 해 두었다가
이렇게 오랫동안 매번 잘 끓여 먹고 있는거지요.

매생이 두덩이 넣고,
조갯살도 다져 넣고 손질한 낙지도 같이 넣어서
국을 시원하게 끓입니다.
매생이도 국물에 매생이 건더기가 푸짐하게 잡힐 정도로
양을 넉넉잡아 넣고 이렇게 뻑뻑한 정도로 끓여야
매생이국다운 제 맛이 돌지요.

이 매생이국 끓일적에 간은 국간장으로 맞추기 보다는
굵은소금과 새우젓 국물을 반반 섞어서 하면 훨씬 시원하고 맛있어서
늘 이렇게 간을 맞추지요.

속이 시원하게 풀어질 정도로 바다내음 그윽한 국물이 일품인 매생이국.
만들어 놓고 뜨거운 국물과 건더기를 간 보느라,
훌훌 불어가며 떠 먹는 순간이 행복합니다.
이렇게 국도 한 냄비 넉넉하게 끓여 놓았으니,
이제 방금 지은 밥 퍼서 아침상을 차려야지요.

이렇게 차려먹은 오늘 아침밥상은요...
구수한 맛이 느껴지도록 파삭하게 구워낸 양미리 구이.
아침에 구워낸 6마리 모두 접시에 올려 냅니다.
속에 알이 잔뜩 박혀서
통째로 초장에 듬뿍 찍어서 꼭꼭 씹어먹을적에 그 고소한 맛이란...^^

바다내음 가득한 꼬시래기무침과 톳무침에...

어제 만들어 먹었던 콩나물볶음과 시금치무침, 그리고 멸치볶음을
한 접시에다 같이 올려서 내었어요.
그리고 그 옆에는 좀전에 볶아놓은 미역볶음도 한 접시 덜어서 내고요.

큼직한 고동과 소라살은
이렇게 한입크기로 먹기좋게 썰어서 상에 내고..

나머지 고동은 각자 먹고싶은대로 속살을 뽑아 먹도록
초장 곁들여서 같이 내었지요.
이 초장은 양미리도 듬뿍 찍어서 먹고... ^^
두루두루 다용도입니다.

이렇게 나란히, 좋아하는대로 마음대로 골라서 먹을 수 있도록 두었어요.
요즘 무맛이 좋아서 덩달아 아주 맛있게 만들어진 깍두기.
김장 전인지라 자주 담아 먹는데,
앞서 담아놓은 한통이 제대로 맛있게 익어가는 중이지요.
이 깍두기도 넉넉하게 담아서 가운데에 한 접시 올립니다.

그리고 갓지은 밥 한 공기와 뜨거운 매생이국 한 그릇...

12월의 첫 날을 기념하면서 다들 밥상에서 덕담을 주고 받았어요.
특히나 오늘은 예인이의 기말고사 시험이 시작되는 날.
어제 새벽까지 공부하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서는 딸에게,
'기왕이면 다 백점 맞거라~'
'모르는 것도 끝까지 최선을 다 해보고, 아는것 실수하지 말고 차근차근 잘 풀고~'
이런 종류의...진부하지만...
또 시험을 앞둔 아이에게 나름 격려와 희망이 되어 줄 수도 있는 이야기들을 했지요.
무슨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서로에게 좋은 말 한마디, 긍정적인 메시지 한 줄...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에게,
이런 소소한 작은 일상의 한마디가 살아가는데
은근히 큰 힘이 되지요.
돈 한푼 들지 않아도 주는이나 받는이 모두 괜시리 맘 넉넉해지고요.
이 긴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도
올 한해의 이 마지막 달,
마음속의 깊은 바램이 꼭 이루어 지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