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톡 물 흐리기 전문-_-;; 하늘,바람,구름입니다.
어떻게 흐리고 있나..는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kit&page=2&sn1=&divpage=8&sn=off&ss=...
를 보시면 됩니다.
날고 기는 자취처자와 도령들이 만발한 키톡에서도
82력 몇 년 차인지 기억도 안나는 저는
무림 고수와 맞먹는 내공으로 그냥 눈을 질끈 감아버리고 쿨하게 주문을 외웁니다.
"나와는 다른 인종인거다..."
콩나물이 이렇게 자랐습니다.
숙주도 이렇게 자랐고요.
당면을 사왔습니다.
전 이제까지 이 당면이 1인분인줄 알았습니다.
처음으로 자세히 포장을 봤더니 이런..4인분입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버럭!!!
매끈한 국수 1인분 묶음과 비교해서 통통하고 매끈하지 않은 당면 묶음의 밀도를 생각해보면
이거슨!!! 1인분이어야 마땅합니다!!!
먹기도 전에 괜히 심정만 상해버렸습니다. -_-+
제가 만들어 놓고도 뭔지 모릅니다.
매운 잡채 쯤..그 어딘가..에 자의식이 형성된 그 무엇입니다.
당면, 양파 반 개, 당근 반 개, 오뎅 한 장, 위에 등장한 숙주가 들어갔습니다.
물론 4인분 당면을 1인분이라 되뇌이며 다 먹었습죠.
언젠가
쫄면도 해 먹었습니다.
넣을만한 것이 없어서 사과를 썰어 넣었더니 맛있었습니다. ㅡㅠㅡ
이름 외우기 너무 어려운 아포카토도 해 먹었습니다.
견과류가 집에 없으니
견과류 좀 들어간 호두마루 사다가 에스프레소 한 잔 뽑아 뿌려 먹었지요.
식신 발동한 날 해 먹은 수박쥬스입니다.
그냥 수박 갈아서 체에 걸렀어요.
꿀, 우유, 집에서 만든 요구르트, 탄산수를 넣어봤는데
꿀과 요구르트 들어간 것이 제 입맛에는 제일 맛있었습니다.
삼복 더위에 만두도 해 먹었습니다. -_-;;
만두피 반죽만 한 다라이(!) 하시던 엄마께 단련된 덕분에
만두피 사고, 두부 한 모 정도인 만두 만들기는 좀 어리둥절하기까지 할 정도로 간단하게 느껴집니다.
(그래도 오래 걸리고 힘들기는 하지만요)
국물 요리를 잘 못하는지라 100% 군만두로 소비하는데, 만두피가 모자라는 겁니다.
할 수 없이 집에 있던 월남쌈피로 춘권 싸듯이 나머지 만두속을 쌌는데 사진에는 없지만 이게 더 낫네요.
이제부터는 만두피 안사고 보관도 편한 월남쌈피로 해결하겠다고 굳게 결심했습니다.
음식을 하면
내 모습에 엄마의 모습이 겹쳐집니다.
좋은 모습이든, 싫은 모습이든...
난..엄마 딸 맞구나. 싶습니다.
엄마는
해 먹기 힘든데 사 먹어라~하시면서
도토리 묵도 쑤어 먹어라~하십니다. -_-;;
그런 엄마의 딸인 저는
성질 버럭버럭 내면서도
가끔은 도토리 묵을 만들어 먹습니다. -_-;;
어쩌다가 제 손에서 제대로 된 음식이 나왔다 싶으면
문득 울컥합니다.
멀리 사는 딸래미
게릴라전 치르듯 집에 다녀오는 딸래미
엄마께 이런 거.. 해드릴 기회가 없습니다.
나는 내 밥 챙겨 먹기도 버거운데
평생 제 밥 챙겨주신 엄마께
따뜻한 밥 한 끼 해드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 갈수록
혹은
세상이 무서운 것을 알아갈수록
엄마가..부모님이 짠해집니다.
지금의 내 나이에
엄마는 이미 여러 아이들이 있는 학부형이었는데...
그 시절의 난, 그 후로도 한참 동안
엄마 아빠에게 득도한 인간의 잣대를 대고 있었습니다.
부모니까...라는 단순한 이유로요.
내가 지금 힘든만큼
내가 지금 외로운만큼
내가 지금 무서운만큼
아니
가진 것 없고 배운 것 없는 엄마 아빠는
그 보다 훨씬 더
힘들고
외롭고
무서웠을텐데요.
물론
이런 마음과는 별개로
전 또 엄마에게 버럭버럭 할 겁니다.
철 없는 막내딸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