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토크이기도 하고,
이 글땜 하락할 제 이미지 쇄신을 위하야..........
제주도에서만 드실 수 있는 동복리 "해녀촌"의 성게국수로 얍쌉하게 미리 포석깔기.
제주도 한달살기가 뭔지 모르시는 분들도 계실듯하야,
굳이, 전혀, 보실필요는 없지만, 혹시 이 글을 처음 보시고
"이게 몬데?" 하실 분들이 계실까봐서,
이 글은 앞서 제가 올린 두편의 글에서 파생된 글입니다.
1탄 :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kit&page=3&page_num=21&select_arrang...
2탄 :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kit&page=3&page_num=21&select_arrang...
* 제주도의 그의 사정 : 갈대편 (한달동안 그녀를 돌봐준 갈대오빠 직접 작성)
제목 : 오빠.... 오늘 사건은 무덤까지 가지고 가야해~~알았지???
부제 : 효정(가명)이 알면 가만 안있을거야.. ㅜㅜ( 사슴 눈~ )
- 본 이야기는 논픽션이므로 개인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여기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은 가명
으로 명시한다.
- 나는 이글을 효정(가명)이에게 헌정하고 싶다. ㅜ.ㅜ
꼭 봐라~~~~~~~~~ 꼭 봐서...응징을 부탁하노라~~~~~
등장인물..
수진(가명): 제주도 한달 동안 살아보겠노라 호언하며 제주도 입성한 인물
문선(가명) 수진이 친한 언니로 이번 입도를 함께 계획한 인물
효정(가명) 수진이가 가장 좋아하는 동생으로 일정 중간 3일 같이 지낸 인물
8월 14시 1시 45분...
"어라 지금 출발해야 하는데 왜 연락이 없지?? "
약 1개월 전 자동차(모닝) 한대와 세간을 챙기고 제주도로 입도한 동생 2명이
한 달간의 좌충우돌 일정을 모두 마치고 오늘 3시10분 항공편으로 제주도를 떠난다.
물론 오늘 두 처자 모두 떠나는 것은 아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12일 두 처자들 모두 보내버리는 것이었는데
함께 생활한 문선(가명)이는 12일에 미리 떠나고 남은 수진(가명)이는 14일 제주를 뜨기로 한 것이다.
햇볕이 뜨겁게 내려쬐는 14일 1시 45분 나는 수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 징~지징~~~ 지징~~~지지~~~~징~징~~~~(하얀거탑)
전화가 연결됨과 동시에 수진의 호들갑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빠~~ 오빠~~( 얘는 뭔 일이 있을 때 항상 호칭을 두 번 말한다)
나 지금 짐 챙기고있어 헥헥~~~ "
"야 ~~~~ 늦겠다... 빨리 챙겨~~~~ "
"알았어 오빠..금방 차에다 옮겨 놓구 전화할게 대기하고 있어 ~~ "
오늘의 계획은, 수진이의 애마 모닝(자동차)을 제주항 4부두로 가서 배에 싣는 등록을 하고
수진이는 공항으로 가서 3시10분 이스타항공에 탑승 할 계획이다.
뭐 모든 계획이 모두 맞는건 아니겠지만..내가 생각했던 스토리는 대략 아래와 같다..
- 아 래 -
- 메르헨에서 부두까지는 얼추 25분 소요.. 차를 배에 인도하는 시간 약 5분소요,
부두에서 다시 공항까지 약 15분 정도 소요, 총 45분 소요 그렇다면 2시에는 출발해야
공항에 2시 45분에 도착해서 무난히 3시 10분 이스타 항공 탑승 -
내가 제주도에 거주한 세월과 지리적 특성, 오후 2시경의 교통상황을 모두 고려, 계산해 봐도
이 스케줄의 오차범위는 5분 이내 이다.
천재지변 혹은 시가행진, 복통등과 같은 응급상황이 없다면 45분 안에 무난하게, 충분히,
완벽하게 가능하다. 갈대교 이름을 걸고 100% 장담한다...
8월14일 정각 2시
드르르르륵~~~ 드르르르륵 ~~~~~ ( 진동 모드 )
수진이의 전화다
"오빠~ 오빠~ 다 챙겼어..지금 출발할게 "
"그래..조심해서 운전하고..4부두에서 만나..2시 25분까진 도착해야해 늦지마~~"
"알았어~~~~~ 네비가 2시 23분 도착이래...ㅎㅎㅎㅎ 걱정마~~~~ "
"짐은 다 챙겼지?"
"응~~ 완벽하게 챙겼지 걱정마 오빠~ "
"불안해서 그렇지이~~~~ㅜ.ㅜ "
전화 끊음과 동시에 난 회사일 중간에 나와 부두로 향했고,
부두 도착 시간은 내가 예상했던 시간과 한 치 오차도 없는 정각 2시 25분에 도착, 우하하하~~~~
내가 제주도에 거주한 세월의 노하우가 묻어나는 그런 순간이었다...
"오빠~~ 오빠~~ 정말 정확하다..어떻게 이렇게 딱딱 맞추냐?? 갈대교~~~ 갈대교~~~"
"짜식~~~ 다 끝냈냐? " 나는 우쭐거리며 말했다.
"응~~ 계약서 쓰고..운송료까지 지불 다 했어~~"
"자~~ 이제 공항으로 가자~~~~~ 2시30분이다.."
우린 내 차를 타고 제주국제공항으로 느긋하게 출발했다.
"오빠~~오빠~~~ 그동안 정말 고마웠어 흑흑..이제 언제봐~~~~??? "
but~~~
난 스토리가 이렇게 끝나길 간절히 원했다.. 얼마나 깔끔하고 애틋한 엔딩인가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끝난다. 이렇게 끝나지 않는다면 항공사는 탑승시간
을 맞추지 못하는 고객들 때문에 미리 탑승 1시간 전부터 탑승알람을 전송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그녀는 나의 계획을 무참히 깨버렸다. .... 흑흑흑....
다시 8월 14일 정각 2시로 돌아가자..
8월14일 정각 2시
전화기를 만지작 만지작 거려도 수진이의 전화는 오지 않아 불안한 마음에 내가 전화를 걸었다..
- 징지징~~~ 지징~~~지지~~~~징징~~~~ ( 하얀거탑...)
"뭐하냐???? 지금 출발해야해 아니면 늦어~~~" 고래고래고래~~~~~
나의 부드러움과 온화함은 어디로 사라져버리고 수진이에게 나도 모르게 소리질러대고 있었다.
"오빠~ 오빠~ 거의 다 됐어. 짐 몇개 차에 넣구 관리사무실에 들렸다 가면돼...~~~~"
허걱~~아직도 다 안됐단 말인가?
"야~~~ 좀 빨리해..뭐하느라 늦었어...시간 없다구~~~~~~~~우~~~~~"
사실 뭐하느라 늦었는지 내가 확인하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전화를 끊고 수진이의 전화를 다시 기다리는 동안...
수진이가 보내준 82cook.com에 1차 맛뵈기글을 잠시 보기로 해서 열었는데..
1시 7분까지 댓글을 달고 있었던 것이다...ㅜ.ㅜ
그것도 출발준비 하나도 안한 상태에서...ㅠ.ㅠ
그렇게 글을 한참 보고 있는데..
"드르르르륵~~~~ 드르르륵~~~~~~~~" (진동 모드)
"오빠~~~ 오빠~~~ 나 지금 출발해.....남녕고 사거리해서 우회전해서 갈꺼야~~~ "
나는 잠시 시계를 보았다......pm 2시25분
사실 뚜껑이 열릴까 말까 고민하고 있던 찰나라고나 할까..
휴~~ !!! 내가 제주도에 거주한 세월의 노하우로 미리 짐작하건데, 시간 안에 도착하긴 글렀다.
" 수진아 어차피 늦은 것 같아.. 그러니까..천천히가..
혹시 모르니 이스타항공에 전화해서 다음 항공좌석이 있는지 알아봐 나도 지금 바로 4번 부두로 출발할게 "
이렇게 전화를 끊고 나는 긴장하는 맘을 다스리며 사무실에서 출발했다..
잠시후
- 바바바바바박~~~ 바바바바박~~~ (진동모드 내차 컴홀더에서 )
"오빠~~ 오빠~~~ 내일까지 항공좌석 모두 마감이래...어뜨케?? ㅜ.ㅜ
다시 멜헨으로 가야 하는거 아냐? "
대략 이쯤 되면..공항은 북새통일 것이다..
특히 바캉스기간에 항공시간을 놓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수진이의 띨띨한 시간관리 덕에 땡잡은 이름모를 어떤 대기자는
지금쯤 무슨 생각을 하면서 수진이의 자리에 앉아 있을까.. ㅠ.ㅠ
혹시 내가 화를 내면 수진이가 미안해 할까봐
열리는 뚜껑 식혀가면서 최대한 승질을 꾹꾹 누르면서 말했다.
"대기 올리면 너 탈 자리 하난 있을 거야..
걱정하지 말고..우선 차부터 부두에 맡기고 공항으로 가보자"
"오빠~~ 오빠~~~
나 전에 제주 올 때 4분전에도 비행기 탑승 했었어... 아마 가능하지 않을까?"
"그건 비수기 때고...내일까지 좌석 없다면서~~~~ "
"아~아~~~~~~~"
2시50분정각..제주항 4부두
도착하니 수진이는 애마 모닝을 인천 가는 배 관련 직원에게 인도하고 있었다.
내가 도착할 무렵에 인도가 거의 끝나가고 있어.. 난 굳이 차에서 내리지 않고
시원한 차 안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내리기도 싫었다...
너무 더워서... 짜증도 좀.. ㅋㅋㅋㅋㅋ
일을 마치고 수진이가 차에 올라탄 시간은 2시55분
"오빠~~~ 오빠~~~ 시간 안에 못가겠지? "
지금 시간을 봐 ~~ 너 시계 볼 줄 몰라??
벌써 탑승 다해서 문 닫고 바퀴 굴러가고 있겠다~~
그런데 어떻게 지금가면 탑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도 안되는 희망을 가지고 있는거니?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최선을 다해.... 침착한 모습을 보여줬다.
"응..지금 다 탑승마감 했을 거야 이왕 이렇게 된 거 천천히 가자~~~~~"
"못가면 어떻게 해.. 여기서 다시 1박 해야 하나??? 어쩌지 ?? "
눈 꼬리를 밑으로 쳐 박고.. 입은 벌린 듯 만 듯 하면서 웅얼거리는 수진이의 모습에서
문득 집 잃은 사슴한마리가 "저희 집 좀 찾아주세요~~~" 하는것 같았다.
"수진아..걱정마.. 서울에 비가 온다니 항공기가 지연될 수 도 있고
아니면 바로 대기 걸고 기다려. 혼자라서 금방 좌석이 나올꺼야"
나는 어쩔 줄 몰라 하는 수진이의 마음을 안정시키려고 열리는 뚜껑 눌러가면서 차분하게 얘기 했고,
수진이도 점점 마음의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다.
"오빠~ 오빠~~ 우리 오늘 이렇게 한거 무덤까지 가지고 가야해.. 알았찌? "
"왜?? "
"효정이가 가만 안 있을거야.. ㅜ.ㅜ " ( 사슴 눈 )
"효정이가 왜~~"
"내가 사실 원래 좀 이런 면이 있는데, 요새 이미지 쇄신 많이 했거든. ㅋㅋㅋ
내가 약속시간에 먼저 가서 기다릴 때도 있고한데, 댓글 달다 뱅기 놓쳤다고 하면
막말루 남이 보기에 너무너무 철없어 뵈자나. 긍까 암한테도 말하지말아조 제바알~~~~~~~~~!"
특히, 효정이가 알면 큰일나~~~~키득키득.. "
"알았어...뭐...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하지뭐~~~~!!!"
3시 13분 공항도착..
부두에서 공항까지 약 16분 정도가 소요됐다..
" 수진아~ 여기서 내려... 난 주차장에 차 세워놓고 올라갈테니 대기부터 알아봐"
" 알았어.. 주차하구와~~~"
수진이가..가방 두 개와 우산을 챙기고 빠른 걸음으로 게이트로 들어갔고
나는 주차장에 차를 세워 수진이를
찾아 출발 로비로 들어갔다.
but~~~ 2
이렇게 스토리가 진행됐으면 내가 이렇게 폭로전까지는 안갔다.
솔직히..난 이 사건을 무덤까지 가지구 갈라구 했다..
수진이의 이미지(?)도 있고 해서 이건 정말 말하면 안되는구나 했다.
하지만.. 수진이는 또 다시 원자폭탄을 떨어트리고 말았다..
3시 13분 공항도착..
부두에서 공항까지 약 16분 정도가 소요됐다..
" 수진아~ 여기서 내려... 난 주차장에 차 세워놓고 올라갈테니 대기부터 알아봐"
" 알았어.. 주차하구와~~~"
그리고 수진이는 주섬주섬 가방을 챙기고 가려는 순간..
그녀는 어디선가에서 꺼낸 차키를 나에게 보여주며 눈만 깜빡거리고 있었다.
그 순간 내 몸 피부에 나있는 셀 수 없는 땀구멍들이 일제히 오므라드는 느낌이 들더니 오싹~~
그리고 땀구멍들이 동시 열리며 식은땀이 주루륵~~~~ 흐르기 시작했다.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 저게 뭐야?? 차키? 누구 차키? -
2초간 수진이와 내 눈이 딱 마주쳐서 멍~~~
그 2초간의 찰나, 별의별 생각을 다 했다..
- 아냐~~~ 수진이가 차키 2개를 가지고 왔을 거야.. 저건 보조키 일거야..
설마 차는 부두에 맡기고 차키를 가지고 왔을라구.. 그건 정말 바보같은 짓이야...
어떻게 차만 맡기고 키를 가져올 수 있어?
그 부두에 있는 사람들이 키 없이 차만 받았을 라구?
어떻게 차를 받고 키를 안받을 수 있어? 말도 안돼..
혹시, 만약, 그럴린 없지만, 키를 안주고 가져왔다면?? 쟤 뭐야?? 사슴괴물이야??
그 순간 수진이가 입을 열었다
"오빠~~ 어떻게 해~~~~ㅜ.ㅜ "
2부는 다음주에..
대책없는 그녀의 우아한 뒷태로 마무리.
도두봉의 가슴벅찬 쌍무지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