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이 지나니까 벌써 무더운 여름이 한풀 꺽이는 느낌이네요.
저는 올 여름 어찌나 바쁘게 보냈는지.. 휴가도 길게 다녀오기도 했고.. 그밖의 다른 일들 때문에 저는 올 여름은 더울 틈도 없었던거 같아요. ㅠ.ㅠ
이 와중에 벌려놓은 일이라 지난달에는 제과 기능사 실기 시험을 봤어요.
제가 베이킹을 태어나서 처음 배운곳이 정식 학원이 아니라 여성복지센터 같은데라 수업내용이 너무 부실했어요.
그래서 집에와서 책과 레서피 기초로 혼자 열심히 연습을 했었더랬죠.
잘 되는것도 있고 잘 되지 않는것도 있었지만, 다행히 시험 문제는 그나마 자신있는 슈크림이었답니다.
그러나 ... 자신만만하던것은 잠시.. 시험을 아주 죽을 쑤고 왔지요.
시간은 모자라고.. 오븐도 익숙치 않고.. 도구도 낯설고.. 하여간 형편없이 보고 왔어요.

이렇게 만들면 안되는데.. 안되는데.. 하면서, 모르는것도 아니고 다 아는것을 망치고 왔다고 생각하니 너무 분해서 그날은 잠도 안오더라구요.
약 올라서 그 다음날 분풀이 삼아 이 슈크림을 집에서 또 만들었답니다.
시험때는 이것보다 크게 만들어야 하지만 제가 아이들 먹일거라 작게 미니로 만들었지요.
보세요.
요렇게 잘 만들수 있다니까요!! ㅠ.ㅠ;;

날도 더운데 시원한 간식으로 먹게 하려고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미니 스쿱으로 떠서 속을 채웠어요.

요렇게 한접시 담아주니 애들이 그자리서 게눈감추듯 먹어치우더군요.
남은것은 냉동실에 넣어 두었더가 다른날 간식으로 주니 또 어찌나 잘먹던지요..

시험 보고 4일째. 결과 발표가 있었습니다.
두둥~~ 어라????
제 예상과는 달리 합격이었습니다. 뭐,. 점수는 좋지 않았지만... ㅠ.ㅠ;; 어쨌든 합격은 합격이지요.ㅎㅎㅎ

자신감이 충만한 그 주부터는 제빵기능사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서 다시 가열차게 오븐을 돌리기 시작했지요.
제일 먼저 만든것은 언제나 성형이 이쁘게 안되서 고민이었던 버터롤..
제 오븐은 윗불이 없어서 언제나 윗색이 엉망입니다만, 그래도 모양은 뭐 그럭저럭...

며칠 후 역시 성형 연습.
단과자빵 반죽으로 2중 8자 트위스트와 단팥빵, 크림빵 세가지 만들어 보고요,

다시 며칠후에는 소보루, 단팥빵, 소세지빵.
소세지빵은 시험 품목은 아닌데 그냥 먹고 싶어서..ㅎㅎ
요즘 제빵왕김탁구때문에 단팥빵이 매일 먹고 싶어요. 왜 그 드라마는 허구헌날 단팥빵만 만들고 있는건지..

꽈배기 도넛. 그 앞에 있는것은 소세지 도넛. 소세지 도넛은 시험품목 아녜요. 역시 그냥 먹고 싶어서..ㅎㅎ
저런, 연습 몇번 더해봐야 겠네요. 저러면 안돼요, 안돼..ㅠ.ㅠ
그런데... 몇번 저리 만들다가 게을러서 원서접수 두번 놓치고 났더니 곧 흥이 깨져 버렸네요.
사실 이 시험 종목은 만들기도 지루하고 맛도 별로인게 많아요. 그러니 금새 재미가 없어져요. ㅠ.ㅠ
원서 접수 한다음에나 제대로 연습할까 싶어 요즘은 또 뭉그적 거리고 딴짓을 하고 있지요.

튀김 기름을 꺼내면 몇번은 몰아서 쓰고 버리는것이 경제적인거 같아요.
그래서 만든 어니언 링. 케찹 콕콕 찍어 먹으면 너무 맛있지요.
양파를 링모양으로 썰어서 튀김반죽을 묽게 반죽해서 한번 담갔다가, 빵가루를 입혀서 튀겼어요.
튀긴다음 금방 먹어야 맛있는거 같아요.

그 담날은 츄러스. 놀이공원 갈때마다 사먹는 간식이지만, 집에서 만들어 먹어도 맛있어요.
이 반죽은 슈크림 반죽과 만드는 법이 같습니다.
물 250미리, 버터 65그람, 소금 1그람, 설탕 15그람을 먼저 냄비에 넣어 가열해요. 펄펄 끓어오르면 일단 불을 끄고 중력분 150그람과 계피가루 2그람을 채에 내려 팍 부어요.
주걱으로 뒤적여 잘 섞은다음 다시 불에 올려 중약불에서 1-2분정도 볶죠.
밀가루가 완전히 익어 날맛이 안나면 불에서 내려 반죽을 깨끗한 볼에 옮겨요.
계란 3개와 럼주 1큰술을 섞어 조금씩 부으면서 거품기로 마구 저어서 섞으면 끝입니다.
이것을 짜주머니에 담아 튀김기름에 노릇하게 튀겨내요. 저는 한 2분정도 튀겼네요.
초보라 모양 짜는것이 익숙치 않거나 혹은 길게 막대 모양으로 튀기는것이 어려우신 분들은 유산지를 미리 길쭉하게 잘라두었다가 그 위에 반죽을 짜요.
이 유산지채 기름에 넣고 튀기다 나중에 종이를 분리하는 방법이 있는데, 저는 요즘은 익숙해져서인지 그냥 기름에 바로 대고 짜는것이 더 간단하고 쉽더군요.
식힌다음 계피 설탕 묻혀서 먹으면 너무 맛나요. ^^

7월에는 큰아이 생일도 있었어요.
대략 대충 음식으로 생일 파티 해주었고(파티 음식은 찍어둔게 없고요..^^;) 케익은 완전 날림공사의 축구 케이크.
월드컵의 영향으로 아이가 주문해서 만들어 주었는데, 탑퍼를 이용하니 만들기가 완전 쉬워서 좋았어요.ㅎㅎ

맨날 빵만 만드는 저인거 같지만, 또 하루는 날잡아 중국식 만두를 만들었습니다.
뭐.. 제가 만들고 싶어 만든것은 아니었어요, 이 삼복 더위에..ㅠ.ㅠ;;
엄마가 시골서 딴 야채를 가득 주셨거든요. 정말로 가~~~~ 득!!
그 많은 고추는... 홍고추는 갈아서 냉동, 청고추는 장아찌와 피클, 그리고 올 겨울 김장때 쓸 삭힘용으로 처리.
그 많은 쪽파는.. 홍고추 간것을 고춧가루 대신으로 넣고 파김치로 재탄생.
그 많은 깻잎은 지금 소금물에 3일째 잘 절이고 있는 중이고- 조만간 장아찌로 재탄생될 예정.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은것이 바로 부추였습니다. 시장에서 산다면 만원어치쯤은 될만큼의 어마어마한 양의 부추.
한꺼번에 처리하기에 가장 좋은것이 만두라 생각되어 만들었지요.
이 중국식 만두는 심플하게 부추, 돼지고기만 넣고 만듭니다. 여기에 생강은 필수고 마늘은 절대 넣으면 안되요.
그리고 간은 이향방선생님 책에서는 간장만으로 하지만, 저는 왠지 불량식품 삘이 나게 하고 싶어서 굴소스를 넣었지요.
요즘 조미료 성분때문에 굴소스 혐오하시는 분들도 아주 많지만, 저는 가끔은 씁니다. 대신 요즘은 맛이 좀 떨어져도 국산 굴소스를 쓰지요.
하여간, 굴소스로 간하고, 후추 좀 넣고, 아까 말했듯이 마늘 빼고 생강 넣고, 파 좀 다져서 넣고,
그리고는 참기름으로 마무리 했습니다.
여기에 덧붙인다면 중국만두는 우리 나라 만두가 최대한 물기를 꼭짜는것과는 반대로 오히려 물을 조금 넣어서 질축하게 해요. 촉촉한 만두를 선호해서지요.
그리고는 열심히 만두를 빚어 찜통에 7-8분 정도 쪄냅니다.
(만두 색깔이 누리끼리한것은 제가 만두피 반죽에 우리밀 통밀을 절번 섞어서 해서 그래요.)

위 사진과 달리 하얀 이 만두는 시판 왕만두피로 만든거예요.
한김 식은 만두를 이렇게 플라스틱 쟁반에 닿지 않게 올려 놓고 냉동고 틈새 여기저기에 찔러 넣어요.
약 1-2시간 정도 지나서 꺼내보면 완전히는 아니어도 대충 꾸덕꾸덕 얼어 있어요.
그러면 다 떼서 지퍼백에 담아서 제대로 얼려 보관해요.
쪄서 얼리는 방법이 귀찮긴 한데, 우리 나라 만두든 중국 만두든 저의 경험상 쪄서 얼리는것이 터짐도 덜하고, 달라 붙지 않으며, 익혔을때 훨씬 맛있어요.
만두를 자주 만들어 먹다 보니 생긴 노하우지요.

이 만두는 찐만두로 먹어도 물론 맛있구요, 이렇게 군만두로 먹으면 또 아주 굿입니다, 굿!!

자글자글~~ 노릇노릇~~
애들 식사로 한끼 먹고 얼려둔것 남편이 밤중에 야식을 찾길래 구워주니 엄청 잘 먹더군요.
크기가 커서 5-6개만 먹어도 배부르지요. ㅎㅎ

앗 뜨거워~~

어느날은 블루베리 롤케익을 만들었어요.
언젠가 시중에서 파는 블루베리 롤케익을 본적이 있어서 그 이쁜 보라색을 상상하면서 블루베리 파우더를 한봉지 사봤어요.
레서피가 따로 없어서 제가 그냥 이리저리 제맘대로 기존레서피를 응용해서 만들어 봤거든요.
그랬더니 결과가...ㅠ.ㅠ;;
제가 생각하던 그 이쁜 보라색은 어데가고 구워놓으니 저리 팥죽색이 되어 버렸다지요.
천연가루로 이쁜색 만들기는 아무래도 어려운거 같아요.
그렇다면 시중에서 파는것은 분명 색소겠지요?????

크림은요, 냉동 블루베리를 끓여서 식힌후 생크림과 섞은거예요.
엄청 맛있는데, 너무 부드러워서 잘 부서지더라구요. 이쁘게 썰기가 어려웠어요.
레서피 보완을 해야할지 어떨지...

울 작은넘은 이런거 엄청 좋아해요.
그런데 어찌 먹는지 아세요??

확대 해보면 이리 크림부분만 파먹고 있다는...ㅠ.ㅠ

초콜릿 샤를로트- 그냥 우리식으로 초코 무스케이크-는 아직 맛을 못봤네요.
남편 생일이 오늘입니다. 이건 그 생일 케이크.
해마다 식구들 생일 케이크를 제손으로 만들어 주고 있어요.
하나같이 생일이 여름이라 메뉴 선정에 늘 어려움을 겪지요.
그래서 늘 애들 생일 케익은 버터 케익, 남편은 무스케익을 주로 만들게 되는거 같아요.
달지 않게 심플하게 만들어 봤는데.. 맛이 어떨지 저도 궁금해요. ^^

마지막은 여름 간식 '메로나'입니다.
신세계 몰에서 저 아이스몰드를 구입했어요. 실리콘이라서 올려 먹는거라 참 편하고 좋아요.
사실 올 여름에는 거의 아이스크림을 만들지 않았어요.
냉동실이 부족해서 터지기 일보직전이라 그때그때 먹을만큼 사먹고 말아요.
(대신 팥빙수는 자주 만들어 먹었네요. 얼음은 늘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늘 그렇게 하기는 또 뭣해서, 가끔 애들 먹을 하드-라고 해봤자 요플레나 쿨픽스 따위를 얼려주죠.
이건 그래도 제대로 만든겁니다.
베이킹스쿨 사이트에서 본 메론맛 아이스크림 베이스를 만들었어요.
쉽게 말하자면 바닐라 아이스크림 베이스를 만든다음 거기에 메론향을 넣으면 되는거예요.
이것을 휘핑하면서 얼리면 보통 아이스크림이고요, 저는 그냥 틀에 붓고 그대로 얼렸어요.
딱 파는 메로나 맛인데 애들이 너무 좋아해요.
근데 메론맛 아이스크림에는 반드시 메론레진이라고 하는 합성향이 들어가야 하더군요.
작년에 실제로 메론을 갈아서 끓여서 퓨레를 만들어 만들었을때는 이 맛이 안나더라는...
시원하게 한입 드셔보세요. ^^
음.. 아직은 그래도 더워서 그런지 찬 간식이 좋은거 같아요.
내일은 초코 푸딩 만들거예요, 그리고 바닐라 쉐이크도 만들어 먹어야쥐..ㅎㅎㅎ
다들 남은 여름 잘 보내세요.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