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그럴 수는 없더라구요...
오늘 아침에... 아침밥을 먹으면서 막내가 함께 도시락을 같이 먹는...친구네 집 이야기를 꺼내더라구요.
친구가 말하길...우리 엄마는...요리하는 것도 취미가 없고...밥하는 것도 싫어하셔..특히 주말엔 더 일하기 싫다고 그래
그렇게 이야기하면서..친구네는... 그냥... 시켜 먹을 때도 많고.. 어떨 땐 주말 내내... 한끼도 안 먹고 굶을 때도 있다고 그랬대요.
하긴... 아주 잠깐이긴 해도...저도... 아무 것도 하기 싫을 때가 있긴 했어요.. 꼭 우울증처럼... 만사가..귀찮고 정말 꼼짝도 하기 싫을 때가요. 그래서 저도 머리속에..뭘 시켜 먹을까 궁리 궁리해봐도 신통치가 않더라구요.. 시켜 먹어봐도..정말 맛도 없고..단지 귀찮다는 이유로.... 그저 한끼 때워야겠다는 생각이었지만 그 또한 성이 차질 않았던 적이요..
어쩜 그 엄마도 그런 이유가 아닐런지..잠시 생각해보면서...
그래도 아직 크는 아이들인데.. 이틀내내 한끼도 안 먹고 어찌 지낼까 남의 집이지만 걱정이 되더군요...
오늘 아침... 오징어 전골을 끓여 먹었어요.. 감자랑 양배추랑... 느타리, 표고버섯을 넣어서요.
오징어가 요즘 흉년이라 좀 가격이 오르긴 해도.. 지난 번 마트에서 한 몫에 장볼때..하도 싱싱해서 사들고 와서... 김치 담근다고 이틀 묵혔다가... 해 먹습니다...

김치 담고 남은 쪽파가지고.... 파 강회와 파전도 할 거구요...
역시 오징어 다리와 조갯살을 굵게 다져서 준비해 놓고... 밀가루와 감자전분을 섞은.... 반죽과 계란도 준비해두었어요.
반죽에...향신즙과.... 멸치육수가 있다면 넣어서 반죽을 하면 더 맛이 좋겠지요?
전 그렇게 했어요..왜냐면... 오징어전골에 쓸 멸치육수를 어차피 내야 하므로~~~~
맛의 차이라는 것이 참 미묘해요..정말 2%의 무엇인가가 들어가서... 맛을 좌우하기도 하거든요...
아마.. 그 2%안에는.... 음식을 대하는 정성이라는 큰 퍼센트가 덤으로 들어가 있기 때문이기도 할 거구요.

오늘 급하게 하면서 무슨 정성으로... 스텐팬을 쓰다가.... 파전을 망치고 말았는데.. 여하튼 스텐 팬으로 파전을 부쳤어요.
왜 망쳤냐면요.. 스텐 팬은 예열을 시킨 다음에.... 좀 식혔다가.... 기름을 둘러야... 눌러붙질 않는데... 센 열에서..기름을 붓고..반죽을 부었더니만... 밑이 눌러붙었어요... ㅠ.ㅠ
예열된 팬의 온도가 조금 떨어진 다음에.. 기름을 두르고..반죽물을 붓고.. 파를 흰부분과 파란부분의 균형있게 자리잡도록 놓아준 다음에.....

다시 반죽물을 좀 더 붓고..나서...

오징어와 조갯살... (다진 새우살도 넣어주면 더 좋구요)을 올리고... 여기에..계란물을 고루 살짝 덮어준 다음에...
파전을 뒤집어서 노릇하게 구으면 되는데...
벌써.... 파전 밑이... 잘 떨어지지 않는 사태가 발생~~ 과정샷은 당연 없습니다... ㅎㅎ
수습하기도 바빴거든요...

오징어와 채소... 버섯을 돌려담은 다음에.... 멸치 육수를 붓고.. 국간장, 멸치액젓이나 새우젓 국물로 간을 살짝 한 다음에...
다대기 양념장을 올리고 끓여주면 됩니다..
물론 끓이는 중간에 거품은 불순물이니 제거해주시고요...

그냥 겉절이 김치에..있는 반찬에.. 오징어버섯전골만 끓여서.... 아침을 먹었어요...


노릇하게..바삭하니 굽기에 실패한 해물파전.... 이궁.. 주말이라 잘 해 볼려고 했는데 우째 이런 일이~~~ 벌어졌네요. ^^

밑반찬들은 작은 소스 나눔접시에 조금씩만 담았어요....

쪽파 강회....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씹히는 질감이 아주 좋은 파강회...
소금물에 살짝 데쳐서...돌돌 말아놓으면 되는 간단한 반찬입니다.

그리고 점심엔... 아침에 해 놓은 밥도 조금 부족하고 뭘 먹을까 하다가....
아이들이 좋아하는 콘치즈구이랑... 맛탕을 해서... 먹으면 되겠다 싶었어요...

전 맛탕할 때.. 기름에다..그냥 설탕까지 같이 넣어서... 설탕이 녹으면서.. 고구마 튀김에 달라붙도록 맛탕 만들기가 편해서 그렇게 했어요.

오늘은..하기 싫어서 그런 건 아닌데 실수 연발입니다....
흑임자가 확 쏟아져서... 깨 범벅 맛탕이 되었어요...

사진상으로는..좀.. 모양새가 그렇지만... 실이 생기는 맛있는 맛탕으로.. 막내가 행복해하면서 먹었어요....
행복의 댓가로..전 손꾸락이 살짝 데혀... 물집이 살짝 생기고 말았지만요.... ㅎㅎ

맛탕을 먹고 난..막내...오늘은 하루 종일 집에서.. 먹는 연구를 하는지.. 오후에 저에게로 와서 살며시..
자기가 진짜로 먹고 싶은 것이 있답니다..
그게 뭔데? 했더니만...
엄마가 만들어준 볶음우동이랍니다....
엄마가 만들어준 볶음우동은 정말 맛이 좋다나 어쩐대나... 아부까지 하면서...
정말로... 간절히 먹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고3어린이가 먹고 싶다는데..뭔들 못해줄까요?
집앞 작은...마트를 순례하면서.. 우동사리를 사는데..
하필..어떤 곳은.. 식당에서 싹쓸이를 해갔다... 가쓰오부시우동밖엔 없다...
결국 세번째로 간... 마트에서....그냥... 자장면 소스랑 함께 든 면발을 사오는 수밖엔 없더라구요..
그렇게 간신히 구한 면발로..볶음우동을 합니다...
냉장고에 있는 여러가지 채소, 버섯 총망라해서 꺼내 놓고.... 짜투리 채소까지 처분해줍니다....

우선 달군 팬에... 향신기름을 두르고.....(아까 낮에 혼이 난 관계로.... 슬그머니 코팅 팬을 꺼내는 이 소심함이란...ㅎㅎ)
양파부터 볶습니다.. 그래야 향이 좋거든요.

채소나 해물을 볶을 때는 단단한 것부터.. 볶고...볶아서 형태가 변하는 것들은 나중에..볶아주셔야 해요.
볶을 때.. 재료마다 밑간을 해주기 위해... 홈메이드 맛소금, 후추 약간, 깨소금을... 조금씩 넣어서 볶아주어야 좋지요.
한쪽에선 면을 탱탱하게 삶아주고....
또 한쪽 팬에선... 새우까지 들어가서 달달 재료들이 맛나게 볶아지고 있군요...
여기서 또 하나의 실수...
제가 얼마전 만든... 향신기름을 담을 곳이 마땅치 않아서 다 쓴 식용유통에 부었더니만..이 식용유 통 입구가... 기름이 확 쏟아지는 구조라 조심스레 쓰는데..잠깐 잊어버리고 왈칵 부어서.. 향신기름이 조금 많이 들어갔다눈....

면은 아주 잘 삶아졌어요...

향신기름이긴 하지만.... 기름이 많이 들어갔기 때문에... 데리야끼 소스랑.... 고추가루 다대기 양념장을 섞은 양념장으로 ... 볶은 채소랑..삶은 국수를 잘 버무려서..다시 한번 센불에 달달 볶아주었더니...
식구들... 의외로.. 매콤하고.. 느끼하지 않고 맛이 좋다고 호평을 하네요...
아싸~~~
오늘..향신기름.. 반컵 조금 못되게 들어갔거든요... ㅠ.ㅠ
고춧가루 다대기 양념장을 넣은 것이 주효했던 모양예요....
아무래도.. 전 실수 땜방에 타고난 모양이라고 자화자찬이 늘어집니다...

향신기름이 잔뜩 들어간 볶음우동... 아주 맛있게 싹싹 긁어서 잘 먹고.. 이번 주말에 우리 집은 뭘 먹지 고민도 또 해결했다는...
기쁨을 안고... 다시 또 새로운 한 주를 기다려봅니다..
이제.. 바람도 선들선들 불고..다음 주는 이번 주 보다는 훨 견디기 좋을 거라 기대하면서....
열심히.... 또 최선을 다해 남은 8월도 보람차게 보내야겠다고... 불끈 다짐을 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