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무얼 먹을지, 무얼 입을지 걱정하지 말라고 했는데, 당신은 왜 맨날 뭘 먹을까 고민을 해?"
츠~~암,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그죠~~?
예... 저는 예수천국 아니고 불신지옥 쪽에 가까운 사람이라 그런지, 무얼 먹을지 고민하고, 주말이면 또 한 주간 동안 일용할 양식 마련에 힘을 씁니다...
뼈없는 돼지고기 스테이크 한 판을 사왔어요.
유통기한이 얼마 안남았다고 싸게 판다네요.
손바닥만한 고기가 아홉 개인데 14달러 44센트입니다.
고기에다 랩을 덮고 고기망치로 두들겨 패주었어요.
일전에 덮개 없이 패다가, 피와 살이 튀는 참혹한 경험을 한지라, 오늘은 꽁꽁 잘 덮어주었어요.
저한테 얻어맞고 떡실신하여 넙대대하게 널부러진 돼지고기입니다.
스테이크 용으로 잘라진 고기가 제법 두꺼워서 이렇게 두드려주면 먹기에 부드럽고 양념도 잘 배는 것 같아요.
고기에 쓸 양념은 간장, 설탕, 마늘가루, 그리고 스테이크 시즈닝... 이라고 써있으나, 실상 라면스프 맛이 나는... 양념을 갈아 넣으려구요.
저 양념은 통후추, 말린 허브, 등등이 다 들어가 있는 건데, 뚜껑에 양념을 갈아주는 장치가 되어 있어요. 뿌리면 이런 색과 모양이구요.
손으로 주물럭 주물럭 양념을 버무려놓고 한숨 재웁니다.
잘자라... 잘자라... 내 귀여운 돈까스...
돈까스 옷을 지어주어야죠.
최고급 유기농 밀가루에, 특제 전분 가루를 섞어...주면 좋겠으나, 사정의 여의치 않은 주부님들은 시판 부침가루를 써도 현행법에 저촉되지는 않겠... 쿨럭
계란 한 개 넣고, 옆에 병에는 빵가루가 들어있어요.
튀김기름이 달궈지는 시간을 활용해서 샐러드도 맹글고, 각종 소스도 꺼내두기로 해요. 날라리 주부는 샐러드 드레싱이나 돈까스 소스를 직접 손수 정성껏 사다가 먹어요... ^__^
아참, 감자도 삶고 있었어요.
양배추와 토마토는 기냥 담아서 드레싱을 얹어 먹으면 되고, 감자샐러드도 별다른 건 없어요. 냉장고에 있는 것 중에서 들어가도 되겠다 싶은 재료를 넣고, 마요네즈로 버무리는... 아주 평범한...
그러나 저만의 비결이라면, 설겆이를 하나라도 줄이려고 감자를 삶은 냄비에다 그대로 으깨고 버무리고 한다는 거예요.
기름이 달궈지면 오늘 먹을 분량만 튀기고, 나머지는 밀가루옷에 빵가루 외투를 입혀서 일차 냉동을 합니다.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 넓게 펼쳐서 냉동실에 두면 꾸덕꾸덕하게 얼거든요. 그러면 두 개나 세 개씩 비닐봉지에 겹쳐넣고 꽁꽁 얼려도 서로 들러붙지 않아요.
한 번에 먹을 분량씩 비닐에 싸고, 지퍼백에 뭉치를 다 넣어서, 육류를 보관하는 상자에 넣었어요. (출처-annabeth 님의 냉장고 정리를 따라함)
박스에는 이름표를 붙여 확실한 사랑의 도장을 찍어주죠. ^__^
감자칼로 썰어서 우엉조림도 만들고... (출처-프리님)
할라피뇨 장아찌도 맹글고, 버팔로윙을 언제라도 해먹을 수 있게 닭날개를 손질 양념해서 얼려두고, 야채만두, 고기만두도 백 개쯤 빚었으나...
과정샷을 과감하게 생략!
그냥 이렇게 쌓아두고 흐뭇하게 찍은 인증샷 하나만...
오늘도 일용할 양식을 주신 그 모든 분께 감사하나이다... 아멘...
에... 또... 그리고...
제가 내일 육아&교육 게시판에 어린이 장난감 정리하는 것에 대해서 글과 사진을 올릴 예정이오니, 관심있으신 분들께서는 일차왕림하시어 조횟수를 올려주시면, 무척이나 영광이겠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