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얌전히 핀 봉선화
8월 볕에 흔들리더라.
부쩍 꽃을 많이 피우던 고추
하도 많이 달려
가지 부러질까 걱정되더라.
물색없이 밤중에도 울어대던
매미소리 말복 지나니 밤잠 깨우지 않더라.
성하면 쇠 한다더니
다 지나가나 보다.
다 까닭 있어
그리 극성스럽게 울고 더웠나보다.
가는 삼복더위 따라
봉선화 물이나 들여야겠다.
8월 볕에 흔들리는
봉선화에
가을채비나 해야겠다.
찬바람 불면 마음만 더 급해지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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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여름 볕엔 딸 내보내도
가을 볕엔 며느리 내보냈다는데
아침저녁 선선한 바람불면
무국도 맛이 오르겠다.
맛이 올라 그저 끓여내기만 해도 되는
가을무국
며느리 한숨이나 덜었었는지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