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8.10 화요일의 아침밥상
요즘 감자가 참 싸고 맛도 좋아요.
우리집에도 감자가 큰 것, 중간 것, 작은 것...
종류별로 그윽합니다.
중간크기 정도 되는 조금 자잘한 감자들을 껍질 벗겨서
깨끗이 씻어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쓰려고
아침에 신문지 펼치고 앉아서
흙묻은 감자껍질부터 벗기기 시작합니다.
껍질 벗기고 말끔하게 씻어서는 물에 잠시 담궈 두었다가..
위생백에 넣어서 냉장고 야채칸 서랍에 넣어두면
아무리 못해도 3~4일은 변질없이
끔한 상태 그대로 바로 꺼내 쓸 수 있지요.
감자를 구워도 먹고, 쪄 먹고, 볶아 먹고, 탕에 넣어먹고 하느라
이 정도 감자는 금새 없어집니다.
아침에 조금 여유로울적에 이렇게 준비를 해 두면
음식 준비할 적에 훨씬 편하고 빠르지요.

감자도 다 깍아 놓고,
양파도 껍질을 까 놓았어요.
양파도 여기저기에 워낙 많이 두루두루 쓰이니...
이렇게 껍질 까서 감자와 같이 냉장고에 넣어 쓰는게
음식 한가지 만들적에 일손이 빨라지니
기왕 신문 펼친김에 양파 몇개 이렇게 껍질 벗겨서
같이 준비를 해 둔 거지요.
오늘 아침에는 파김치를 담으려고 해요.
여름김치는 준비도 아주 간단하게...
정말 쉽게 뚝딱 담아서 먹습니다.
그만큼 양도 많이 해서 만들지 않고...
한번에 딱 일주일에서 길어봤자 몇 주 정도...
냉장고에 두고 꺼내먹을 만큼만 담지요.
이 양파껍질 벗겨 놓은 것도
파김치 담을적에 한두개 같이 갈아내려고
미리 준비해 둔 것이기도 하구요.
잔파껍질 무른것은 벗겨내고
끄트머리의 누렇게 시든 부분도 뚝뚝 끊어내가면서...
수염뿌리도 같이 끊어서
파김치로 담아 내기에 말끔하게 준비되도록
흙이 묻어있는 저 잔파들을 한줄기한줄기씩 잡고서
성의있게 손질을 해 봅니다.

매끈하게 손질 해 놓은 파김치꺼리 잔파는
이렇게 한데 모아 두고...

거죽의 이파리를 벗겨내고 시든부분 뜯어 낸 잔파찌꺼기감도
그냥 그대로 버리지 않고
쓸만한 부분은 찾아내어서
이렇게 멀쩡한 부분만 톡톡 끊어내어
따로 쓸 수 있도록 둡니다.
라면을 끓여 먹는데 넣어도 좋고,
찌갯감 여기저기에 넣어 먹어도 좋고,
무침양념에 같이 썰어서 무쳐도 좋고...
쓰임새도 워낙 많고
어떻게 먹어도 맛난 이 잔파의 보드라운 맛을 생각하면
이 아까운 부분들을 허투로 쉽게 버릴 수가 없지요.

전기밥솥에 쌀 씻어 넣고
오늘 아침에 먹을 밥을 안쳐야지요.
가지 하나 씻어서 잘라서는 스뎅그릇에 준비하고,
깨끗하게 껍질 벗겨서 씻어 놓은 감자도 4알 가져와서
밥솥안에다 씻어서 안쳐놓은 쌀에다 콕콕 박았어요.
이렇게 가지 잘라 넣은 스뎅그릇과
깍은 감자 4알을
밥 지으면서 같이 넣어서 취사버튼을 누릅니다.

손질 안 해주는 대신에
다섯마리 1000원에 사 온 싱싱한 꽁치.
손질이야 집에서 하면 금새 쉽게 끝나니...
아침에 두어마리만 우선 구워먹으려고
김치냉장고에 깊숙하게 넣어 두었던 꽁치를 꺼내어서
손질을 해 봅니다.
(혹시라도, 생선 손질하는 것 보면서 비위가 상하거나 속이 불편하신분들은...
그냥 아래 사진 한장은 보지 마시고 쭉 내리시길요.)

꽁치는 다른 생선들보다도 내장도 길고 피도 많이 보이지요.
그래서 집에서 손질할 적에 방금 위에서 이야기 했듯이...
비위가 조금 약하신 분들은
이 꽁치대가리 손질하고 내장 빼내고 하면서
생선 핏물 봐가면서 비릿내 풍기며 손질하는 것은 좋아하지 않으실꺼예요.
저 역시 새댁 시절에는...
말끔하게 거의 다 손질이 끝난 조기아가미도
겨우 떼어 냈지요.
어머니가 나이 40에 막둥이로 본 하나밖에 없는 막내딸로
나름대로 귀히 사랑받으며 자란 탓에,
부엌에 나갈일도 없었어요.
우리 친정어머니와 올케언니 4사람...
부엌에 여자가 다섯이나 있었으니
늘 부엌은 비좁고도 복작복작했지요.
생선손질도 어머니와 올케언니들이 하시는 모습을
그저 지나면서 옆에서 구경이나 했지...
어디 한번 비릿내나는 생선 제대로 만져보지도 못하고
어느날 시집을 왔어요.
참...
세월이 많이 흘렀네요.
이제는 부엌에서 싱싱한 먹거지 재료를 다듬고 준비해서
가족들과 함께 나누는 늘 똑같은 그런 일상이 이어지는 하루하루가
이렇게도 즐겁고 좋기만하니...
꽁치대가리는 끄트머리 약간만 덜 자른 듯 칼로 베어 떼어내면
속의 긴 내장까지 같이 쑥 빠져 나옵니다.
손에 익으면 칼보다도 주방가위가 더 편하구요.

잘 손질해서는 몸에 칼집도 적당히 넣어 주고
깨끗이 씻어서 꽁치구이용 손질을 마칩니다.
이 5마리 중에서 2마리만 구이용으로 놔 두고..
나머지 3마리는 저녁에 구워 먹도록
김치냉장고 안으로 다시 들어갔지요.

비가 오고 난 다음 날 아침은
너무나 쨍쨍하고 뜨겁네요.
뒷 베란다 창가 옆에다 두고 쓰는 생선구이기.
이런 날 참 유용하지요.
부엌안에 열기도 없이 냄새도 없이...
굽는 내내 뒤집거나 신경쓸 것도 없이...
생선은 또 파삭하니 맛 좋게 구워져 나오니까요.
소금 간 해 놓은 꽁치 2마리를
생선구이기 위에 나란히 얹고 뚜껑 덮어서,
10분동안 굽히도록 시간을 맞춰 둡니다.

이제 부엌으로 돌아와서...
얼른 양파 하나 갈고, 멸치젓갈에 고춧가루에 다진 마늘 등등 넣고,
간단하고 빠르게 파김치양념을 만들어서...

그저 골고루 섞어내기만 하면
파김치 무쳐낼 준비도 끝이네요.
감자 삶아낸 것이나, 식은 밥 갈아서 준비하거나...
찹쌀풀이나 밀가루 풀 쒀서 같이 넣어도 좋지만,
이렇게 조금 만들어서 금방금방 먹어버리는
간단하고 양 적은 여름김치는
최대한 양념가짓수도 간단하게 넣어서
재료의 맛이 잘 느껴지도록 슬슬 버무려 먹는 그 맛이 또 좋으니...
양념풀 될만한 재료는 넣지 않고,
이렇게 촉촉하게 김치양념을 준비해서 버무립니다.

씻어 놓은 잔파는 길게 또아리 틀거나 모아서 파김치를 담지 않고,
먹기 좋을 정도로 새끼손가락 길이 비슷하게
뚝뚝 썰어서 준비하지요.
그래야 아이들이 집어 먹기에도 좋고,
우리 어른들도 반찬그릇에 푸짐하게 담아내는 파김치를
젓가락으로 더 편하고 맛있게 잘 먹으니까요.
여름에는 이렇게 김치 하나도,
적은 양으로 간단하게 담아서
오래두지 않고
최대한 즐겁게 편하게 먹는 맛이 좋아요.

양념에다 썰어놓은 잔파를 넣고
슬슬슬 버무리기만 하면,
아침막간을 이용해서
여름 파김치 한 통 담기도 금방이지요.

파김치는 적당한 김치통 하나 꺼내어서
지긋하게 꾹꾹 눌러서 담아 두고
냉장고에 시원하게 넣어 두었다가
매 끼니 먹을만큼만 반찬그릇에 덜어서 먹으면...
배추김치와는 또 다른 맛깔스러운 젓갈향에 버무려진 향긋한 파냄새가
더위에 지쳐 뚝 떨어져 있는 여름입맛을
금새 잘 살려내 줍니다.
그래도 양이 적은 듯 보였어도...
타파통 제법 큼직한 것 한통에 그윽하게 담깁니다.
이 파김치는 오늘 아침상에는 올리지 않고
아마 저녁상부터 올려서 먹을껍니다.
막 버무려낸 이 파김치는
상온에 두었다 양파 갈아 넣고, 역시 상온보관하는 젓갈등을 버무려 양념을 만든지라...
김치양념도 뜨끈뜨끈,
건더기 파줄기도 뜨끈뜨끈...
냉장고에 통째로 넣어 두었다가
양념까지도 시원하게 맛난 파김치로 변하면
그 때야 비로소 저녁상에 꺼내놓고는
더 제대로 맛있게 먹을 수 있으니까요.

꽁치 두마리도 어느새 파삭파삭하니...
기름은 쏙 빠지고
맛깔스럽게도 구워졌네요.
이 맛난 냄새만 맡아도...
얼른 밥 한공기 차려서 같이 먹고 싶습니다.

감자를 덩어리째로 밥과 함께 쪄 내기는 하지만,
껍질 깍아놓은 감자가 부엌에 있으면
남편이 아주 좋아하는 감자볶음 반찬 한가지 생각에...
그냥 지나치기가 좀 아쉬워요.
얼른 조그마한 감자 하나 도마에 올려서
적당히 채 쳐서는
후라이팬에 기름 조금 두르고
당근과 양파도 같이 넣어서 감자볶음을 재빨리 만들어 냅니다.

밥이 다 되기 한 10분 전이니...
이제 맛난 찌개냄비 하나 가스불 위에 올려야지요.
오늘은 큼직한 전골냄비 꺼내어서
동태찌개를 하려고 준비를 했지요.
냉동실에 동태 한마리씩 갈무리 해 둔 것만 준비되어 있으면..
동태지리나 매운탕 한 냄비 끓여내기란 쉬워요.
동태 한마리에 곤도 깨끗하게 준비해 두고,
대파도 한줄기 꺼내어서 뚝뚝 가위로 썰어놓고는...

두부 반 모에 양파, 당근, 풋고추, 홍고추.
그리고 뜯어서 쓰고 조금 남아있는 팽이버섯도 꺼내고...
파김치 담느라 잔파 손질하면서
찌끄러기 파줄기 중에서 싱싱한 부분만 다시 추려 놓은 이 파김치 줄기도
이런 찌갯감에 넣으면
맛나고 유용하게 잘 쓰이지요.
깨끗하게 훌훌 씻어 물기 뺀 다음에
오늘 아침 동태매운탕 건더기로 쓰려고
같이 준비를 해 둡니다.

냉장고에 늘 준비해 놓는 멸치다시마 육수를
전골냄비에 넉넉하게 부어서 불에 올리고...
먼저 무 나박나박 썰어 놓은것 팔팔 끓이다가
동태를 넣어 끓이고
여러가지 매운탕 양념꺼리를 골고루 풀어서
국물맛 칼칼하게 맞추어,
나머지 건더기 재료들도 모두 얹어서
팔팔 끓으면서 모두 잘 익도록
은근히 계속 끓입니다.

국물도 더할 나위없이 칼칼하니 시원한 맛으로 잘 우러나고,
건더기도 모두 맛있게 잘 익어졌으면
가스불에서 내려서
이제 냄비채 상에 올려야지요.

밥도 포슬포슬 잘 되었네요.
감자와 가지도 늘 그렇듯이
먹기좋게 잘 익었구요.

얼른 가지도 큼직큼직하게 썰어서
빨갛게 매콤한 양념으로 무쳐서 접시에 덜어 냅니다.
이제 아침밥 먹을 준비가 모두 다 되었네요.

이렇게 준비해서 차려먹은
오늘, 화요일의 아침상입니다.
잠시 아침막간을 이용해서
파김치 한가지 담느라..
정작 특별히 맛난 찬이라고 만든것은 없네요.
꽁치 2마리 소금간해서 파삭하게 구워 놓은 것,
접시에 나란히 올려서 상에 올리고...

얼마전 딱 한 포기 담은 김치...
이제는 조금 남은것도 이렇게 썰어서 냅니다.
김장김치는 아직 한 통이 있어도
김치찜 만들어 먹는 그 맛이 더 좋고...
한 여름에도 이렇게 시원하고 아삭아삭한
생김치 맛이 그리우니...
김치를 한 접시 내면서
나중에 배추 2통 사 와서
오늘 저녁에는 또 쉽게쉽게..
막김치를 담아야겠다..하고 마음을 먹네요.
(결국...좀전에 배추 2포기 가지고 막김치도 한 통 담아 놓았네요.
그래서 기분이 좋습니다...^^)

큼직한 전골냄비에 푸짐하게 끓여 낸 동태매운탕.
보통은 상에 올릴적에
작은 전골냄비를 더 자주 쓰는데,
아침에 매운탕을 끓이면서 일부러 칼칼하고 맵게 국물을 만들어서
이열치열... 뜨거운 국물 후루룩 먹으면서
땀 많이 내면서 든든하게 밥 먹으려고
이렇게 큼직한 냄비를 꺼내어서 팔팔 끓여낸 거지요.
이렇게해서, 가족 모두 국그릇 하나씩 밥 공기 옆에 두고는
건더기도 국물도 푸짐하게들 떠서
잘 먹었습니다.

남편이 좋아하는 감자볶음 한 접시도
금방 볶아서 이렇게 상에 올렸지요.
늘 된장찌개 뚝배기 하나만 있어도
밥 한 공기쯤이야 맛있게 먹어주는...
남편의 입맛도 참 담백하고 소박하답니다.

그리고 밥에 얹어서 쪄 낸 감자 4알...
밥풀이 붙은채로 그대로 뜨거운 것을 접시에 올려서
상에 같이 내었어요.
옆에다 소금종지 하나만 같이 올려 놓으면
한사람에 하나씩 젓가락에 푹 찍어서 가져가고...
구수하게 쪄진 감자 4개는 금새 없어지지요.

그리고 감자와 같이 쪄 내어서,
감자 들어내고, 밥 퍼내고 할 적에
뜨거운 가지 그대로 얼른 무쳐서 낸 빨간 양념 가지무침.
매콤한 양념에 보드라운 가짓살이
입으로 계속 훌훌 들어갑니다.

그리고...
밥 한 공기 푸짐하게 퍼서 올리고,
각자 매운탕 떠 먹을 국그릇도 나란히 올리구요.

냉장고 안에 있는 하얀진미채와
두부 으깨어서 취나물과 같이 고소하게 무쳐놓은 것도 꺼내어서...
이렇게 아침에 만들어 놓은 뜨끈뜨끈한 찬들과 같이
상에 올려서는,
땀 뻘뻘 흘려가면서 밥을 먹었는데...
저 뜨거운 매운탕 국물 떠 먹으면서
내내 시원하다~소리가 연방 나오네요.
땀 쪽 빼면서 밥을 든든히 먹고나니
배는 불러도 기분은 또 얼마나 가뿐한지요.
오늘도 하루를 이렇게 차려먹으면서
기분좋게 시작했습니다.
태풍이 온다고
바깥에서는 지금 비바람이 치네요.
오랫만에 들어보는 사나운 바람소리가 엄청나게 납니다.
자연재해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생기지 않기를...
무사히 아무런 피해없이 잘 지나가기를...
저 바람소리를 들으며 기도해 봅니다.
날씨가 이러니,
내일 새벽운동은 못 나갈 듯 하고...장도 못 볼 듯...
아마도 집에 있는 재료들로
아주 간단하고 소박하게
내일 아침상을 차릴게 분명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