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 웬수 끊어야지”
골백번도 더 다짐해 봤고 후회했던 일이지만
나는 안다. 작심 3시간이란 걸.
술 먹은 다음날 해장 방법은 사람마다 다 다른 것 같다.
보통 콩나물국, 북어국 같은 시원하고 뜨거운 국물들을 좋아하지만
냉국, 물냉면 같은 차가운 국물을 찾는 사람들도 있다.
내가 아는 술꾼 중엔 요구르트를 최고의 해장으로 치는 이도 있다.
평소 아이스크림에 소주 먹기를 즐기기도 하는 (이건 나도 좋아하는 거군^^&zz)
이 친구 해장 방법은 꼬마들 먹는 작은 요구르트 다섯 개 한 팩과 팩소주다.
한 손에 5개짜리 요구르트 포장 채 들고 빨대 꼽아 하나 마시고
다른 한손엔 역시 빨대 꼽힌 팩소주 들고 한 모금.
그렇게 요구르트 다섯 개, 팩 소주 하나 먹고 나면 속이 다 풀린다고 하는 친구가 있다.
나?
나는 보통 얼큰하고 뜨거운 국물을 좋아하지만
오늘처럼 물 한 모금 넘기기 힘들 땐 비빔밥을 찾는다.
찬밥에 아무거나 넣고 대충 비빈 양푼에
계란 하나 부쳐 올려 먹는다. 그런데 꼭 우유가 있어야 한다.
밥 한 술, 우유 한 모금 하는 식으로 보통 500ml 쯤 마신다.
오늘같이 출근 한 날은 참 난감하다.
비빔밥이야 찾을 수 있지만
비빔밥 먹고 우유 마시고 있음
다들 이상하게 쳐다 볼 테니…….
곧 점심시간인데
속은 풀어야겠는데
어이 할까…….

용케 찍어 놓은 해장 비빔밥이 사진이 있다.
사진 찍을 정신 있는 거 보니 속 좀 풀린 날인가 보다.
“여러분! 어떻게 속 푸시나요?”
애고 오늘도 술자리 있는데.
이 지독한 사랑
웬수 같은 사랑 그만 하고 잡다.
술이 웬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