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7.11 일요일의 아침밥상.
방금 오라버니댁에 다녀왔어요.
오늘은 돌아가신 아버지 기일인지라...
저희 5남매가 모두 한 자리에 모여서
아버지를 추억하며...
오랫만에 만나서 정겨운 음식들을 나누며..
마음 따뜻해지는 좋은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답니다.
'이 많은 음식들 혼자서 준비하느라 너무 애쓴 우리 세째올케언니...
언니,고마워. 오늘 하루종일...너무 많이 욕봤어요.'

7월 11일은 우리 막내 예본이의 생일입니다.
2001년, 그 해 여름...
예본이를 낳고서는
건강상의 문제가 생겨, 빨리 퇴원을 하지 못하고..
병원에 오래 입원 해 있었어요.
그 여름 날...
병원에서 밤마다 울기도 참 많이 울었지요.
극적으로 몸이 회복되고,
아기를 데리고 집으로 다시 돌아온 날...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그때는... 어쩌면 두번 다시...
우리집으로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지요.
집에 들어서는 그 순간의 감격이란...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지요.
주어진 하루하루의 소중함을 매순간 되뇌이면서...
한번뿐인 내 인생.
그저 참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 뿐이었어요...^^
돌아가신 어머니가 마냥 그립기만 했고...
한 여름 무더위에
산모를 돌봐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딱히 몸조리도 못하고, 매일 아기와 씨름하면서
내내 무척 고생했던 기억이
지금까지도 늘 떠나질 않아요.
매년 이맘 때... 예본이의 생일이 돌아오면은요...^^
그런데,
올 해는 어쩌다보니...
돌아가신 아버지의 올 해 기일과
예본이 생일이 겹치게 되었네요.
그러다보니...
친구들 불러서 시끌벅적하니...
생일파티를 간략하게라도 차려 주고 싶지만,
며칠전부터 아버지 생각에
영 마음이 안 좋았지요.
너무 일찍 떠나신 우리 부모님 두 분...
세월이 갈수록,
두 분을 향한 그리움은 점점 옅어 질 듯 하지만,
어머니와 아버지라는 존재는
그냥 무심코 떠올리기만 해도
언제나 가슴이 꽉 막힌듯...먹먹해지기만 합니다.
예본이에게
그냥 올해는 미역국이나 간단하게 끓여 먹고
내년에 친구들 꼭 불러서
즐겁게 생일파티를 하자고 했어요.
올해 제 누나 생일 때
누나친구들이 우리집에 다 모여서
신나게 생일축하하며 즐겁게 보냈던 자리에
예본이도 함께 있었던지라...
이런 이야기를 듣고는 잠시 시무룩한 표정이 되네요.
그래도 역시 아이들은 순수합니다.
곧 다시, 밝은 표정이 되어서는,
그러자고 합니다.
대신 다음 생일에는 꼭 친구들 초대해서
재미있게 파티 할 수 있게 해 주세요...
그러면서요.^^
아침에 일어나서,
미역국 한가지만 그냥 간단하게 끓이고...
예본이가 좋아하는 고기반찬이나 하나 할까...했는데...
막상 부엌에 서 보니,
그래도 집에 있는 재료로... 그저 할 수 있는 만큼은
제대로 생일상을 차려주고 싶어지네요.
내년의 사정이란
또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를일이고...
만약, 할 수만 있다면,
망설임없이... 최선을 다 했을때,
훗날 지나보니.. 후회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정말 말 그대로... 집에 있는 재료들만으로
이것저것 꺼내어 준비해서는
아이의 생일날 아침상을 준비해 봅니다.
미리 좀 마음을 먹고 준비를 해 두었다면
조금 더 수월했을텐데...
그래서,
오늘 아침은 좀 정신이 없었어요...^^
나물들부터 좀 다듬구요...
기왕 신문 펼쳐서 다듬는 김에,
당장 쓸 게 아닌 것들까지도 같이 다듬었지요.
이러니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을수가 있겠어요...^^
왼쪽부터, 꽈리고추, 깻잎, 고구마줄기, 그리고 고춧잎...^^
이어서 정구지와 미나리나물도 다듬어 놓았지요.

그 다음은 또 콩나물 다듬기...
신문이 좀 지저분해지긴 했지만,
버리기에는 아직 멀쩡하니 아까워서... 그대로 씁니다.
위쪽에는 나물로 무쳐먹을 콩나물이고,
아랫쪽에는 국 끓여 먹을 때 넣어 먹으려고 대가리 따서 손질을 했어요.
이것도 마찬가지...
당장 이 콩나물을 써서 국 끓여 먹을게 아니니
대가리 떼는 것은 나중에 해도 되는데...ㅠㅠ
이런다고 아까운 아침준비 시간이 또 흘러 갑니다.

가스불 위에 냄비 올리고...
고춧잎부터 깨끗이 씻어서 준비를 합니다.
데쳐내서 맛있게 나물을 무쳐내야지요.
고춧잎나물..이것도 참 없어서 못 먹을 정도로
맛있는 나물이니까요

물이 팔팔 끓을 적에, 씻어 놓은 고춧잎을 넣고...
짤막하게 다듬어 놓은 줄기가 보드라와지면
얼른 건져 냅니다.
그리고는 바로 차가운 물에 넣어서 식힌 다음, 물기 꼭 짜야지요.

냄비에서 고춧잎만 건져내고
냄비와 뜨거운 물은 그대로 가스불 위에 두었어요.
이어서 다른 나물들도
이 물에 그대로 데쳐내면 되니까요.
새로 물 받아서 다시 불에 데우고 하지 않아도,
괜시리 가스낭비, 시간낭비, 물낭비...
다시 반복할 필요가 없지요...^^
그래서 같은 냄비에다
이어서 고구마 줄기도 적당히 삶아 내고....

정구지도 살짝 한 줌 정도 쥐어서는
깨끗이 씻어서
같은 냄비물에다 데쳐 냈어요.
이 데쳐낸 정구지는 나물 무칠것이 아니라
물기 꼭 짠 다음에,
잡채 만들적에 마지막에 조금 넣을 용도로 준비한 거지요.
시금치를 삶아서 넣어야 할텐데...
마침 이렇게 딱 필요할때에
시금치가 집에 없었거든요.
그러니..시금치 대신으로 이렇게 조금 준비한 거랍니다...^^

고구마 줄거리는 슬쩍 삶아서 물기를 꼭 짜는데,
시금치나 다른 나물들을 데쳐서 물기를 짤 때와는 다르게...
이 고구마줄기는 데쳐서 손에 힘을 주어 짜도
그렇게 물이 많이 나오지 않아요.
무쳐 먹는 방법이야 시금치와 똑같지요.
국간장과 참기름, 깨소금을 넣어서
조물조물 무쳐내면
향긋하게 입맛 확 돌게하는 무침반찬이 되지요.

고춧잎은 물기가 애법 나오니,
꼭 짜서 물기를 빼고, 다시 가닥가닥 풀어헤쳐서 준비한 다음에...
국간장 대신에 액젓 조금에
나머지 참기름과 깨소금으로 고소함을 더 해주면서
조물락 조물락 무쳐내면 됩니다.
고춧잎은 국간장 보다는
액젓같은 젓국종류와 무쳐내야
그 향이 더 잘 어우러지거든요.

나물을 준비한다고 할 때에 빠져서는 안 되는 콩나물...
쉽고도 맛있게 하는 방법이 있으니...
오늘도 이렇게 전기밥솥에 밥 지을적에
같이 밥솥에다 안쳐서
삶아 내려고 준비를 합니다.

스뎅그릇을 쌀 위에 살포시 얹고
전기밥솥 뚜껑을 닫았어요.
이제 취사 누르고 밥이 되기를 기다렸다가,
다 되었다는 소리가 들리면
이 스뎅그릇채로 꺼내어서
잘 익어 나온 콩나물을 양념해서
슬슬 무쳐내기만 하면 되겠지요.

그리고 풋호박 하나를 썰어서
다진마늘과 새우젓을 넣고
호박속살에서 단물이 나오게 볶아 봅니다.
보통은 얇게 채썰어 볶아서는
국수 고명으로도 쓰곤 하지만...
예본이 생일상에 올릴것인지라
녀석이 젓가락으로 집어 먹기에 편하도록
오늘은 일부러 이렇게 좀 굵직하게 채를 썰어서 볶은거지요.

풋호박 채 썬것도 푹신하게 잘 익었네요.
고추장 가져와서 밥에 척척 비벼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그냥 절로 납니다.

그리고 큰녀석이 가장 좋아하는 나물인 고사리도...
생고사리 삶아서 냉동실에 넣어 두었던 것 한 봉다리 꺼내어서
조금만 볶아서 준비 해 봅니다.
물론,
방금 볶아낸 풋호박은 반찬통에 덜어 두고서
호박 볶아낸 냄비 그대로를 사용하지요.
생고사리를 삶아서 냉동해 두었다가 꺼내쓰게 되면
일단 마른고사리를 삶고 우러내고 하는 과정이 없어서 편하고 빠르지요.
그래도 단점도 있어요.
그렇게 마른 고사리를 삶고 우러내서 쓸 적 보다
고사리 살이 쉽게 뭉개집니다.
식감이 부드럽기는 하나,
고사리줄기 특유의 쫄깃한 맛은 부족하지요.

생고사리 얼려 놓은것은
볶을때에도 금새 볶아져요.
호르륵 입에 바로 부드럽게 넘어가는 맛이
또 이 생고사리를 쓸 때의 장점이라면 장점일테구요...^^

소불고기도 양념 만들어서 재워야지요.
배 갈아넣고, 양파도 갈아 넣고...
다진마늘에 간장, 술, 설탕 등등... 맛있게 먼저 불고기양념을 만든 다음,
고기를 양념물에 담아서
한장 한장씩 양념이 고루 묻도록 잘 적셔서 준비합니다.

불고기도 금방 재웠어요.
양념은 모자란 듯 한 것 보다는,
이렇게 약간 낙낙하게 여유롭게 남는 것이...
나중에 불고기전골같은 음식으로 활용해서 끓여 낼 때에
유용하게 잘 쓰이지요.

양념에 버무려서 준비해 놓은 소불고깃감은
적당한 용기에다 옮겼어요.
이제 냉장고에 통째로 넣어 두었다가..
상차릴 때 직전에 꺼내어서
구워낼 준비가 되었네요.

이제 생일이니
미역국을 끓일 준비를 해 봅니다.
미역국은 대부분의 경우,
개조개처럼 국물이 시원하게 잘 우러나는 조개를 사용해서는
기름기 전혀 없이 담백한 국물로 끓여내지만...
고기를 넣어서 끓인 국을 더 좋아하는 예본이의 생일인지라,
녀석이 좋아하는 건더기 재료를 넣어서
입에 잘 맞도록 미역국을 맛나게 푹 끓여 봅니다.
국거릿감 소고기를 냄비에 넣고
바닥에 고기가 들러붙지 않도록 불은 약불로 둔 상태에서...
참기름 조금 흘려 넣고
같이 달달 잘 볶은 다음에,

물에 충분히 불려서 깨끗하게 씻어 놓은 미역도 넣어서,
모두 고루 잘 볶아지도록 위아래로 섞어가며 볶다가
불을 부어서 푹 끓여내면 되지요.

어지간히 푹 끓인 미역국 한 냄비.
쫀득쫀득하게 씹히는 소고기 넉넉하게 넣어서 끓여 놨으니...
아마 평소보다도 더 막내녀석이 잘 먹을껍니다.
상에 떠서 낼 때에는
국자로 위에 뜨는 기름을 살 떠서 버리고
아무래도 기름기가 훨씬 적은,
속의 국물을 여러번 걸러 떠 가면서
국그릇에다 부어서 내면 더 좋겠지요.

아이 생일이긴 하지만... 어쨌든 생일상이니...
생선 한 두마리는 올라야
왠지 섭섭하지 않아요.
저도 어릴적, 매년 제 생일이면
젓가락은 절대 가지도 않고,
먹고 싶지도 않았던 그 생선들을...
엄마는 상 위에다 꼭꼭 잊지 않고 올려주셨지요.
물론 이미 아이가 좋아하는 고기반찬이 준비되어 있지만,
제 입에 잘 맞는 그 한 가지만 먹지 말고...
몸에 좋은 다른 여러 음식들을 골고루 먹어주기를 바라는 그런 마음..
제가 엄마가 되어 보니,
그런 예전 엄마의 모습과 어느새 똑같아져 있네요.
여러가지 나물 종류나 이런 생선까지도...
그런 마음으로 준비를 하게 됩니다.
아마, 돌아가신 엄마께서도
그런 바램으로 자식의 생일상을 차려내신 것...맞겠지요?
침조기 굴비를 냉동실에서 꺼내어서
미리 한 20~30분 전에 찬물에 담궈 두어서
부드럽게 자연해동 되게 한 다음에,
거죽의 물기를 닦아 내고
김이 펄펄 오르는 찜통에 넣어서...
10분 정도 쪄 냅니다.
어제는 후라이팬에 기름으로 지글거리게 구워 먹었기에...
오늘은 또 다른 맛으로 먹어보자고..
이렇게 기름기 없이 담백하게
생선을 찌기로 한 거지요...^^

10분쯤 지난 후에,
가스불을 끄고 찜통 뚜껑을 열어보니
두마리가 아주 폭신하니 잘 쪄졌어요.
아주 뜨거우니, 이 때 바로 접시에 옮기기 보다는...
다른 일을 좀 하다가
얼마지나서 생선몸의 열기가 사그라 들었을 때,
살포시 손으로 한마리씩 들어서
접시에다 옮겨야 해요.
이렇게 아주 뜨거울 적에
숟가락이나 젓가락같은 다른 도구를 이용해서
이렇게 찐 생선을 들어올리다가는
그냥 바로 부스러져 버리기 쉽거든요.
바로 쪄서 불을 꺼버린 이 때가
가장 생선살이 부들부들하니
손만 닿아도 부스러질 정도로 약할때라서 그런거지요.
조금만 시간이 지나고, 한 김 수그라들면...
생선살도 탄탄하니...탄력이 생깁니다.

이제 거의 마지막 준비네요.
다들 좋아하는 잡채는 빠져서는 안되겠지요...^^
잡채라는게 이름 그대로...
냉장고에 있는 여러가지 재료들을 섞어서 볶아내는 것이니...
당면만 늘 집에 준비되어 있다면
들어가는 다른 채소종류는
감자처럼 볶아내면 부스러지기 쉽거나
물이 많은 쌈채소 종류만 빼고는
뭐라도 볶아내면 되니...
냉장고 안에 남아있는 자투리 재료들도 깨끗이 정리가 되고..
이래저래 아주 바람직합니다.
또 이 잡채라는게 맛은 얼마나 좋아요.
여러가지 채소들과 버섯까지 섞어서
달달하니 맛있게 양념해서 잘 볶은 다음에,

앞서 살짝 데친 다음에,
물기 꼭 짜서 준비해 두었던 정구지를 가닥가닥 떼어내면서
잡채 재료로 같이 넣어 줍니다.
시금치보다는 아무래도 못하겠지만
이렇게 다 섞어서 볶아 먹게 되면
뭐가뭔지 따질것도 없이...
모두 조화롭게 또 나름대로 좋은 맛이 나오니까요.

이렇게 잡채도 큼직막한 웍에 가득 만들어 두었습니다.
이제 슬슬...
밥 차릴 준비를 해야 겠네요.

전기밥솥의 밥도 다 되었다고 소리가 났거든요.
뚜껑을 열어보니,
오늘도 역시 콩나물이 보들하니
잘 삶겨져 있구요...^^

국간장과 깨소금, 참기름만으로 살살 무쳐냈더니,
참 맛있는 콩나물무침이 너무나 쉽게 뚝딱 만들어 졌어요.
아까 나물 만드느라고
데쳐내고 볶아내고 했던 과정들을 생각하면,
이렇게 나물 한가지 쉽게 만들어 질 수 있다는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식탁위에다 준비해 놓은 반찬꺼리들...
소불고기는 양념에 재어서 한 통 이렇게 일찌감치 만들어 두었으니,
이제 어느 정도 간이 배어서 바로 구워도 좋겠고...
마지막으로 콩나물까지 이제 다 무쳐서 반찬통에 넣었으니,
이 나물들도 상에 낼 준비가 끝났네요.

나즈막한 전골냄비에 양념불고깃감을 덜어 넣고
가스불에 올려서 불고기를 구워 봅니다.
후라이팬이 아니라 냄비에 넣어서 불 위에 올렸으니..
굽는다는 표현보다는
익혀낸다고 하는게 더 어울리겠네요.

지글지글...
냄비안의 불고기들이 잘 익어 갑니다.
소고기는 너무 오래 익히면 오히려 질겨지기 쉽고,
양념도 불에 졸아서 그 맛이 짜 지기 쉬우니...
고기의 핏기가 가실 정도로
적당하게 잘 익혀서 접시에다 옮겼어요.
양념불고기는 식으면 영 뻣뻣하니 젓가락이 잘 가지 않으니...
먹기 바로 직전에 뜨겁게 익혀서 상에 내야
먹는 사람들도 즐겁고
준비한 사람도 흐뭇해요.

막내 녀석이 참 좋아하는 순하고 달달한 맛의 이 닭찜.
어제 저녁에 한마리를 큰 냄비에다 만들어 놓았다가
상에 내기 전에 냄비째로 뜨겁게 바글바글 한번 끓여서,
이렇게 철판에 먹을만큼 덜어서
다시 한번 뜨겁게 지글거리도록 불에 달구어서 상에 내었답니다.
이렇게 내면 이런 여름에는 잘 식지도 않으니...
이 찜닭도 역시 먹는 내내 맛이 더 좋아요.^^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 놓지 못해서...
아침이 되어서야, 냉장고와 냉동실을 여기저기 뒤져서
어찌어찌 차려낸... 아들의 생일날 아침밥상입니다.
시간은 모자란 듯 해도 나름대로 정성을 들여서 만든 나물들.
콩나물과 고사리나물, 풋호박나물, 고구마줄기나물 그리고 고춧잎나물...
이 5가지 나물을 모두 한접시에 둘러 담아 내었어요.

그리고 소불고기도 전골냄비에다 지글지글 익혀서...
뜨거울 때 한 접시 얼른 내었구요

생일상이니 등푸른 생선 종류보다는
이런 조기나 굴비 종류의 생선이 낫지요.
침조기굴비도 2마리를 찜통에 올려서
야들야들하도록 쪄서 이렇게 상에 올렸지요.
이렇게 쪄낸 조기나 굴비는
한 김 식어서 많이 뜨겁지 않아
손으로 만질 수 있을 정도가 되었을때에,
위생장갑 한 손에 끼고서
참기름 너덧방울을 손바닥에 떨어 뜨린 다음에...
방금 쪄낸 생선살이 찌그러지지 않도록
살살 힘을 빼고 발라 준 다음에
깨소금 조금 뿌려서 상위에 올리면...
생선맛이 원래보다
적어도 3~4배는 더 맛있어 집니다.^^

잡채는 언제 만들어 먹어도 다들 좋아합니다.
그러니 조금 넉넉하게 담아서 상에 올려야지요.
만든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직도 여전히 뜨끈뜨끈합니다...^^

닭을 좋아하는 것은, 엄마쪽 식성을 닮았나봐요.
막내가 좋아하는 이 순하고 달달한 맛의 찜닭...
닭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남편만 빼고
열심히 다들 젓가락, 숟가락이 이쪽으로 왔다갔다 합니다...^^

콩나물 그릇 얹어서 같이 지어낸 밥도 넉넉하게 한 공기 푸고...
돌미역 넣어서 푹 끓여낸 미역국도
다시 뜨겁게 데워서 한 사발 떠서 내야지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편지와 함께...
생일선물로 산 책 한권을
예본이에게 건네 줍니다.
평소에 가지고 싶어하던 비싼 장난감도, 게임기도 아닌...
이런 소박한 선물에도
좋아하고..또 기뻐해주니...
미안하고도 고마운 생각에
괜시리...맘이 뭉클해지네요.
' 예본이에게...
예본아.. 생일 축하해.
내년에는 꼭 친한 친구들도 부르고, 맛난것도 많이 준비해서...
엄마가 더 잘 해 줄께.
1년동안 더 건강하고 믿음직스럽게 잘 자라줘서...
엄마는 그저 고맙고... 또 고맙다.
언제까지나 사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