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간단한 일인데... 원래 수시로 식탁에 변화를 주는 편인데...이번에는 주구장창... 바꿔야지..바꿔야지..벼르기만 하고
바꾸어지지가 않더라구요.
큰 딸아이.. 손으로 꼼지락 꼼지락 만드는 건 뭐든 참 좋아하는 아이인지라...
재봉틀 가지고 노는 것도 좋아했지요.
아이가 남기고 떠난 천중에서 하날 골라서 손바느질을 해서... 식탁보를 만들었어요.. 핑크톤으로요~
전 재봉틀이 이상하게 어려운데 반해서.. 큰 딸 아이도..막내도.... 재봉틀을 잘 돌리는 것 보면 참 신기해요..
큰 딸 아이..지난 여름.. 엄마.. 내가 가르쳐줄게... 배워 응? 하면서 따라다닐 때.. 바쁘단 핑계를 대면서 나중에 가르쳐줘 하고 말았은데... 그것도 배워둘 걸 그랬나봐요.
그때 그랬을 것을... 왜 우리는 소용이 없어져서야... 그렇게 뒷북을 치는 걸까요?
어제 그렇게 하루 종일 꼼지락 꼼지락 거려가면서 핑크톤, 블루톤, 그리고 화이트 톤으로 식탁보를 무려 세 개나 만들었지요..
안경은 안 쓰지만 눈이 나빠져서... 계속 바늘귀를 꿰지 못해 헛방을 치면서도...끈질지게 실을 꿰어서..바느질을 했어요.
바느질은... 사람을 참 차분하게..해주어서 좋진 하지만요.
그렇게 식탁보를 바꾼 오늘 아침...
새벽부터 일찍도 일어났어요.. 4시에...
잡곡을 담구어 쌀을 씻어 잠시 불려두고... 뭘 할까 냉장고를 뒤적뒤적 합니다.
새우살도 나오고... 조개도 나오고... 이사하기 전부터 있었던 마늘쫑, 그리고 가시 오이 한개, 곧 운명 직전인 가지 하나도 있네요.
다시..식단도 좀 짜고.... 규모있게 살림을 해야 하는데... 그저 이사만 했다 뿐이지...아직 원상복귀가 안되었어요..몸도..마음도...
우선... 엿장, 각종 양념장도 하나도 없고... 심지어 고추가루까지 조금밖에 없으니... 말 다했죠?
베트남산 냉동 새우살을 연한 소금물로 헹궈 씻어낸 다음에 체에 밭쳐서 물기를 빼내고...

북한산 민들조개라고 하는... 처음보는 조개인데 한번 사봤어요.
개조개같기도 하지만 껍질부분이 대합처럼 약간 윤기가 나는 걸 보면... 맛은 어떨까 궁금했거든요.
껍데기를... 솔로 박박 문질러 씻은 다음에.... 소금물에 담궈 해감을 시키고....

물도 끓입니다. 저희 집은 정수기가 없어요...
그냥 끓여 먹어요... 기분 내키는대로..하루는.. 보리차.. 또 하루는 옥수수차, 둥글레차, 결명차...이런 식으로 말이죠.
주전자를 이번 이사때 버리고 새로 샀어요.
지난 겨울 아이 입원이 장기화되면서 제가 병원에 죽치고 있게 되면서 어머니가 집안일을 하시는 일도 잦았는데...
나이 많으신 어머니... 주전자..냄비를.... 수습 불가능할 정도로 태우고 또 태우고 하시는 통에... ㅎㅎ
새 주전자를 처음 사면...우선 식초를 몇방울 떨어뜨려서 물을 한번 팔팔 끓이면 살균소독도 되면서 불순물 제거도 됩니다.
그런 다음... 식소다로 한번 닦아주고 쓰시면 좋아요.

마늘종도.... 조금 남았는데 시들기 일보 직전이네요.
씻어서.... 열십자 칼집을 넣었어요... 꽃 같지요?

간장에 졸이듯 볶기도 하지만..오늘은 천연 맛소금하고 깨소금만 넣어서 파랗게 산뜻하게 볶을거에요.

남편이 지난번에 한아름 사온 취미품목 안에는..가시오이도... 있었어요..
가시 오이 20개도 넘는 걸 어찌할까 하다가.. 생으로도 먹고.. 오이소박이식으로 오이김치도 담고.... 그렇게 하다 남은 한개...
오이선하듯..칼집을 넣어서.... 단촛물에 담궈 냉장고에 차갑게 해 놓고요.
오늘은 그냥 재료도 없고... 귀찮아서 내 맘대로 오이선을 만들거구요.
제대로 된 오이선 만들기 포스팅은 참고하세요.
http://blog.naver.com/hwa1875/120069711656

한식에서 갖은 양념의 필수양념.. 다진 마늘과 다진 파...... 며칠 정도 먹을만큼씩만... 다져 놓으면 편리해요.
하지만..귀찮다고 너무 많은 양을 만들어 놓고 쓰시면..맛도 향도.. 별로니깐... 조금씩만요.

가지 하나 있는 걸로는...기름에 두르고 살짝 볶은 후에...
갖은 양념인 다진 파, 마늘, 깨소금만 넣고 조물조물 무칠 겁니다.. 일회용 장갑 끼고요.

오이선에는 황백 지단과 표고버섯이나 소고기채를 넣기도 하지만..
오늘은 그냥.. 어제 먹다남은 채소중에서 노란 파프리카와 붉은 양파채를 이용해서 속을 채울 거에요.
파프리카 두께를 이용해서 네 번 저민 다음..곱게 채썰고..

식탁에선..이미 그릇이 세팅된 채.... 담기기만을 기둘리고 있지요.
워낙 두부를 생으로 먹는 걸 좋아하는지라.. 샐러리 채를 깔고 위에 생두부가 올려 있고요.
상추잎 하나 깔고 볶은 가지무침이 올려 있네요.

단촛물에 맛이 든 오이와 붉은 양파는 체에 밭쳐 놓고요.

아까 썰어놓은 노란 파프리카와 함께 속을 채웠어요...
이 오이선도.. 조선오이로 하는 것이 훨씬 색감과 맛이 좋은데..전... 남편이 사온 가시오이를 먹어야하는 사명을 띤 관계로 가시오이로 했어요.

조기 두마리도 생선구이 전용팬에서 구워졌고..다른 반찬도 속속 다 올라와 있네요.
오븐에서 구운 조개구이도 완성되었고요.

쪄서 무친 가지나물이 부드럽고 상큼한 맛이라면..
볶아서 무친 가지나물을 쫄깃하고 고소한 맛이 납니다.

천연 맛소금으로 볶은 마늘종볶음....
간장으로 조릴 때보다 훨씬 마늘향이 살아있어서 좋아요.

이 민들조개는 좀 질겼어요...
아무래도.. 대합쪽보다는..개조개쪽에 가까운 조개였나봐요..
미역국을 끓일 것을 잘못했나봐요...ㅠ.ㅠ
그래도 맛은 괜찮아서 다 먹긴 했지만요..


새우... 튀김가루 옷을 입혀서 튀기듯 전을 부쳤어요.
두개를 맞잡아 가면서 하트 모양도 내면서... 열심히 구웠는데...다 굽고나니 모양이 제대로 안 살아나네요.
문득 이런 생각을 해봤지요.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 사랑을 하고..결혼을 하고 긴 세월 살아가면서.. 사랑(하트)은 어떤 의미일까?
둘이서 한 방향을 보고 열심히 뛰기도 하고...때론.... 서로... 등돌리고 눕기도 하고..... 그러다.... 깨진 하트처럼 하나씩 분리되기도 하는..그런 부부의 삶속에서..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일까... 늘.. 생각하고 생각하는 부분이었거든요.
새우 두개를 맞잡아 놓으니 하트 모양이 생기면서..생각에 생각은 더욱 꼬리를 물고...
서로..누가 더 사랑을 더하는지 얄팍하게 계산을 하면서 섭섭해하기도 하지만...
그러면서..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훨씬 가슴 따뜻한 일임을 깨닫게 되는 것이겠지요?
참... 새우하나를 부치면서도..별 오만가지 생각을 다하는 저... 이게 다 일찍 일어나 시간이 널널하기 때문이겠지요?


이사 하기 전에... 마늘장아찌 담그랴... 매실 엑기스 담글라.. 배추김치. 물김치 담글랴.. 정신이 없었는데..
여러가지 일을 한꺼번에 해서 그런지.. 이번 김치.. 좀 이상합니다...
배추도 약간 무르고.. 무도 물러요..ㅠ.ㅠ
특히 물김치 담근 알타리 무가 처음엔 괜찮았는데... 아삭한 맛이 없어서 어제 무는 건져서 다 버리고... 담근 정성이 아까워..
배추 줄기만 살려서 아침에 먹습니다.


오징어 진미채무침과 오징어 숙회가 나란히.. 놓여 있네요.
오징어... 참 즐겨먹는 식재료인 것 같아요.

남편이 먹는 식사를 준비할 때..물론 여러가지가 신경 쓰이지만.. 그 중에 가장 신경이 쓰이는 부분은 국물요리와 생선...
생선이 없으면 왠지 소홀했다 느껴질 정도니 말이죠.
근데 냉장고에 마땅한 생선이 없어요. ㅠ.ㅠ.. 이사한다고 다 걷어 먹는 통에 아직 채워 놓질 못했거든요.
그냥 늘... 있는 조기구이

살짝...묵은 김치가 역시 좋아요....

아침 일찍 일어난 덕분에... 아침 식사 준비도 널널하게...
사진 찍어가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해가며..... 밥상을 차렸는데도..불구하고.... 너무 일찍 밥상을 차렸어요... ㅠ.ㅠ
아침 6시 40분에 완료된 밥상...
정확하게 7시에 먹는 아침인지라.. 식구들... 아침 준비하느랴.. 동분서주... 식탁엘 오질 않네요.


그래서... 다시.... 과일까지 잘라 준비해 놓습니다..
오늘의 과일은 배와 키위...


든든하게 잘 먹고..과일까지 상큼하게 먹고..우리 가족 모두...오늘 하루도.. 각자의 일터에서...
소중한 하루를 보내길..기도합니다.
그리고 이웃님들도.... 흐린 날이긴 하지만...기분은 상쾌하게...든든하게 잘 드시고....
사진 상으로 대접해서 죄송하지만..시원한 배 한쪽.. 상큼한 키위 한쪽 맛있게 드시고..
활기차게.. 오늘 하루도 잘 보내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