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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첫글, 일주일 음식입니다.

| 조회수 : 17,901 | 추천수 : 8
작성일 : 2014-10-13 15:15:33

안녕하세요 .

자취 10 년간 저를 키운 것은 8 할이 라면이었는데 , 올 여름 멍하니 올리브 채널을 보다가 , 보다가 , 보다가 , 시계를 보니 이틀밤이 지나 있는 신경험을 하고서 무작정 밥 다운 밥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 어 그런데 이상하게 제 입에 맛있는 거에요 ... 그래서 해 본 요리도 없고 , 하는 법도 모르는 것들을 무작정 인터넷 레시피 비교해가면서 만들고 친구들 불러서 먹이다 보니 세 달 요리한 서당개처럼 뭐라도 읊고 싶어서 , 어차피 저 먹으라고 제가 제게 해준 밥이긴 하지만 감히 소개합니다 .


대학원생이라 주방에서 여유부릴 시간이 주말 뿐이어서, 주말 단위로 밥을 만들게 되네요.


꽃게 라면

 

여전히 라면을 좋아해서 ... 기왕이면 맛있는 라면을 먹고자 생면으로 끓인 꽃게 라면입니다 . 처음엔 꽃게 손질할줄을 몰라서 생꽃게를 통으로 넣고 푹푹 삶았다는 ... 얼려둔 꽃게를 씻어서 반 가르고 다리를 떼서 밀대로 밀면 살이 쏙쏙 빠지더라고요 ? 남은 껍질로 육수를 끓여두고 , 마늘 , 고춧가루 , 대파에 등심과 게살을 넣고 볶다가 육수를 붓고 된장과 고추장으로 간을 했습니다 . 향채로 미나리를 얹었고 , 예쁘라도 게딱지로 마무리 . 주말엔 해장으로 시작이죠 ...

 



닭함박

 

함박은 몽골족이 말안장에 넣어다니며 먹던 생고기채가 유럽인들에게 전해지면서 , 생고기에 익숙치 않은 그들이 불에 익혀 먹은것에서 유래한다는데요 . 시판 함박을 보니까 소고기에 돼지고기 첨한 것이 주더라고요 , 그런데 저는 집에 닭 밖에 없어서 ... 그냥 닭 여러부위 ( 다리 , 가슴 , 안심 ) 을 다져서 닭 함박을 만들었습니다 . 양파와 당근 , 올리브를 다져서 함께 함박을 만들었고요 . 자두가 한 알 남아있어서 같이 구워가지고 올려서 먹었네요 . 옆엔 또 미나리인데 ... 혼자 한 끼 식사를 만드니까 같은 재료를 먹고 또 먹고 ...





춘장과 와인에 졸인 등갈비

 

친구가 놀러 오면서 등갈비를 사와서 처음 등갈비를 만져 보았는데 ... 뼈에 붙는 고기는 다 ‘ 갈비 ’ 라고 부른다고 하더라고요 . 등갈비 , 닭갈비 , 고갈비 . 뼈에 붙은 고기는 기본적으로 질길 것 같아서 일단 향채와 된장 푼 물에 한참 삶았고요 , 춘장을 기름에 한 번 볶아주고 마시던 와인을 부어 졸여서 소스를 만든 다음에 삶아둔 등갈비와 청경채를 같이 졸였습니다 . 이미 익혀둔 고기라고 잠깐 졸였는데 , 더 긴 시간 졸이고 청경채는 막판에 살짝 졸여 먹을 걸 그랬어요 . 등갈비 삶은 물은 다음날 해장에 활용합니다 ...





돈코츠라멘

 

돼지고기와 뼈를 된장에 삶은 물이니까 좋은 돈코츠 육수가 될 것 같아서 다음날 해장은 돈코츠라멘을 끓였고요 . 토핑으로 차슈 대신에 삼겹살을 구웠는데 , 기름에 바싹 구웠더니 국물에 담가도 바삭함이 유지 되어서 색다른 맛이 있더라고요 .




 

연어 샌드위치

자꾸 밥 만든다고 나댔더니 조교 근무하는 건물의 선생님께서 주말에 장 보신 연어 한 덩이를 주셔서 , 동네 맛있는 빵집에서 바타르를 사다가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



사태 구이 ...

 

그리고 이건 실패한 요리인데 ... 예전에 수육 만들어 먹고 남은 사태가 있어서 , 질긴 고기를 먹기 좋게 구워 보겠다는 야심으로 , 한국식 갈비에 칼집을 넣어 부드러운 식감을 만드는 게 떠올라서 잔 칼집을 넣어 구워보려 한 것인데 , 그래도 너무 질기네요 . 한 번 찜기로 쪄내긴 했는데 훨 씬 더 공부가 필요할 것 같네요 . 그냥 굽는 부위를 사서 구워 먹는 게 ....

 

 

제가 자꾸 밥을 만드니까 결혼한 친구가 82 쿡을 가르쳐 주어서 좋은 글도 읽고 , 제 밥에 활용할 팁도 얻어가며 즐겁게 보고 있습니다 . 제 식생활에 뜬금없이 찾아온 ‘ 내가 내게 차려주는 밥상 ’ 이지만 , 태권도 노란띠가 도복 입고 다니듯 초보라서 더 행복하게 밥 만드는 티를 내게 되네요 . 결과물도 과정도 어색하고 실수도 많은데 가르침 주시면 , 다음주는 더 멀쩡한 밥을 만들어 먹겠습니다 . 헤헤 .

 

3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열무김치
    '14.10.13 3:24 PM

    조금만 더 연습하시면 올리브 채널에 출연하셔도 되겠어요^^ 태권도 노란띠 도복 청년의 요리 사진도 예쁘고 음식도 아주 맛있어 보여요!
    저는 요리를 하다 말다 하다 말다 해서 늘 ㅎㅎ.....도장에 오다 말다 오다말다 하는 동네 형아 같은 평생 파란띠 아줌마예요^^

  • 장형ㄴ
    '14.10.13 5:18 PM

    감사합니다, 태극 1장 배웠더니 신나네요. 저도 언젠가 검은띠를 꼭!

  • 2. 꿀짱구
    '14.10.13 4:04 PM

    헐... 이거 뭐예요 이건 사기임
    대학원생에 청년이라굽쇼? 헐... 완전 이건 무슨 요리선생님 같은데요?
    춘장으로 등갈비라니!!!
    와... 진짜 와...만 연발하다가 백만년만에 허접 리플 하나 남기고 갑니다
    자주 오시면 좋겠네요 :)

  • 장형ㄴ
    '14.10.14 5:12 PM

    춘장을 기름에 볶은 소스는 올리브쇼에서 봤고요, 와인은 눈앞에 하필 있었던 것이죠...

  • 3. 올리브
    '14.10.13 4:30 PM

    우리 애들도 이랬으면 하네요.

    자기밥 자기가 할 수 있는 인생이 훨씬 풍요롭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모쪼록 건강하게 맛있는 식사 하셔요.

  • 장형ㄴ
    '14.10.13 5:15 PM

    좋은 말씀 감사해요. 밥 만들기 시작한 이후로 고향에 가면 주방을 하도 들락거리고, 집에 남아있는 식재료 싸달라고 졸라서 아들을 낳아놨더니 시집간 막내딸처럼 군다며 귀찮아하셨는데... 이번 추석에 명절 치르고 지친 엄마 대신에 제가 닭볶음탕으로 저녁 만들었더니, 이제 알아서 식재료를 보내주시네요. ㅎ

  • 4. SilverFoot
    '14.10.13 4:41 PM

    플레이팅이 주부 10년차 저보다 훨씬 나으십니다요.
    참고로 저 밥 쫌 하는 사람인데 말이죠. 흐흐
    이게 어찌 3개월 초보의 솜씨란 말입니까!
    앞으로도 나를 위한 밥상 많이 보여주세요~ 궁금궁금~

  • 장형ㄴ
    '14.10.14 5:13 PM

    담는 정성으로 밥을 해야 할 텐데... 네, 앞으로 저한테 더 맛있는 것들 해주려고요.

  • 5. 쪼니나니
    '14.10.13 5:16 PM

    헐. 16년 주부.. 부끄럽게 만드는..

  • 6. 김혜경
    '14.10.13 5:30 PM

    와우, 대단하세요.
    요즘 대충 국 하나 놓고 때우던 무늬만 주부인 제가 아주 많이 부끄럽습니다.
    다음주 밥상도 기대할게요.

  • 장형ㄴ
    '14.10.14 5:13 PM

    이렇게라도 제가 저를 먹여 살려야...

  • 7. 예쁜솔
    '14.10.13 5:51 PM

    와우~정말 올리브 TV에 출연해도 되겠어요...
    춘장과 와인에 졸인 등갈비라니...창의력이 돋보이는...ㅎㅎㅎ
    라면마져도 럭셔리 하네요.
    대학생 딸 있는 엄마라...흠흠...눈여겨 보게 되네요...^^*

  • 장형ㄴ
    '14.10.14 5:15 PM

    거기 출연하면 맛있는 것 많이 먹어 볼 수 있을텐데요. 천국이네요...
    대학생 딸 있는 어머니셔서...흠흠..댓글을 눈여겨 보게 되네요...

  • 8. 크리스
    '14.10.13 10:07 PM

    사진이 너무 좋네요....
    제가 딱 좋아하는 색감,,,,

    카메라 뭘로 쓰세요?^^
    따로 사진 좀 하시는건지 궁금해지네요~

  • 장형ㄴ
    '14.10.14 5:16 PM

    사진은 그때 그때 옆에 있는 것(핸드폰, 이런 저런 디카들)으로 찍었고요,
    사진은 예전에 2년 정도 공부했었습니다만 밥 사진 남기는 데 쓰고 있네요...

  • 9.
    '14.10.13 10:15 PM

    공부하면서도 이런 신공을 부리는
    청년도 있건만
    내 아들은 오로지 라면, 라면만.....-_-;;

  • 장형ㄴ
    '14.10.14 5:16 PM

    저희 어머니가 올 봄까지 저만 만나면 "아무거나 먹지 좀 말고 밥을 챙겨 먹어라."가 첫 인사셨는데...

  • 10. 김명진
    '14.10.13 10:18 PM

    사태살은 구이용 부위가 아네요.
    파인애플 등의 연육제를 넣고 갈비양념으로 재우면 부드럽게 드실 수 있을 겁니다.
    화이팅

  • 장형ㄴ
    '14.10.14 5:18 PM

    역시 그런가요. 있는 건 사태 한 덩이인데 구운 고기가 먹고 싶어서 헛된 꿈을, 붉은 건 고기요 구운 건 음식인 줄 알았죠... 재워서 다시 만들어 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헤헤

  • 11. 꽁이 엄마
    '14.10.13 10:43 PM

    와.... 근데 대학원생 남자가 이정도 내공이면 보통 내공이 아닌데요.

    음식의 조합이라던가 담음새(플레이팅) 뭐... 재료의 창의성!
    대단하십니다.

  • 장형ㄴ
    '14.10.14 5:19 PM

    뭐가 되려고 이러는 지 모르겠어요... 공부하러 등교해서 댓글 달고 있네요...?

  • 12. 아라리
    '14.10.14 2:16 AM

    오 대단하신 분이 나타나셨습니다!
    사태는 압력솥으로 최소 1시간은 삶아야 좀 부드러워지는 부위에요^^ 일단 한번 푹 삶아서 그 고기를 이용해 굽던지 찌던지 해보십시오. 쫀득한 맛에 반하실 겁니다.
    그나저나 사진도 너무 멋있는데요. 분위기가 기냥~

  • 장형ㄴ
    '14.10.14 5:21 PM

    엇 제 자취주방엔 압력솥이 없는데... 전에 참을 수 있는데까지 삶아서 동파육 레시피에 사태를 사용해서 먹은 적이 있는데 그 정도는 삶아야 다른 조리가 가능하겠죠? 가르침 감사합니다!

  • 메이
    '14.10.14 11:44 PM

    압력솥 아니더라도 그냥 끓이셔도 돼요. ^^ 올리신대로 삶아낸다음 소스에 졸이는 동파육 레시피 응용해서 도전해 보세요. 지방이 없다보니 식어도 맛있는 부위가 사태더라구요. ^^
    가끔씩 이런 요리영재들이 있더라구요. 신기해라~~

  • 13. 홍앙
    '14.10.14 1:33 PM

    어쨋든 이리 품격있는 요리사진으로 즐거움을 나누게 되서 격하게 환영합니다.

    고품격 아니어도 좋으니 자주 나타나시길...~~

  • 장형ㄴ
    '14.10.14 5:25 PM

    네 자취밥이 날마다 천차만별이어서... 그래도 배는 늘 고프니까, 꾸준히 배우러 들리겠습니다.

  • 14. 삐삐와키키
    '14.10.15 2:06 PM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한 충격

    님은 타고난듯 싶어요.

  • 장형ㄴ
    '14.10.20 11:44 AM

    어머니 저를 이렇게 낳으신 걸 이제 알았네요...

  • 15. Estella
    '14.10.17 10:41 AM

    사진 색감이 한참을 바라보게 만드네요

    공부도 잘 하실 것 같아요!!

  • 장형ㄴ
    '14.10.20 11:44 AM

    사진 공부는 잘 했었는데...

  • 16. 백만순이
    '14.10.19 1:50 PM

    대 다 나 다 !
    고대로 잡지에서 오려온듯~
    라면이 너무 고퀄이네요^^

  • 장형ㄴ
    '14.10.20 11:45 AM

    다음엔 더 괴상한 라면을 만들어 볼게요.

  • 17. Solo_pine
    '14.10.19 10:05 PM

    색감 정말 이쁘네요 ㅎㅎ

  • 장형ㄴ
    '14.10.20 11:46 AM

    예쁘게 만들어야, 혼자 먹는 밥이라도 경건하고 감사한 한 끼가 되는 것 같아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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