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자취 10 년간 저를 키운 것은 8 할이 라면이었는데 , 올 여름 멍하니 올리브 채널을 보다가 , 보다가 , 보다가 , 시계를 보니 이틀밤이 지나 있는 신경험을 하고서 무작정 밥 다운 밥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 어 그런데 이상하게 제 입에 맛있는 거에요 ... 그래서 해 본 요리도 없고 , 하는 법도 모르는 것들을 무작정 인터넷 레시피 비교해가면서 만들고 친구들 불러서 먹이다 보니 세 달 요리한 서당개처럼 뭐라도 읊고 싶어서 , 어차피 저 먹으라고 제가 제게 해준 밥이긴 하지만 감히 소개합니다 .
꽃게 라면
여전히 라면을 좋아해서 ... 기왕이면 맛있는 라면을 먹고자 생면으로 끓인 꽃게 라면입니다 . 처음엔 꽃게 손질할줄을 몰라서 생꽃게를 통으로 넣고 푹푹 삶았다는 ... 얼려둔 꽃게를 씻어서 반 가르고 다리를 떼서 밀대로 밀면 살이 쏙쏙 빠지더라고요 ? 남은 껍질로 육수를 끓여두고 , 마늘 , 고춧가루 , 대파에 등심과 게살을 넣고 볶다가 육수를 붓고 된장과 고추장으로 간을 했습니다 . 향채로 미나리를 얹었고 , 예쁘라도 게딱지로 마무리 . 주말엔 해장으로 시작이죠 ...
닭함박
함박은 몽골족이 말안장에 넣어다니며 먹던 생고기채가 유럽인들에게 전해지면서 , 생고기에 익숙치 않은 그들이 불에 익혀 먹은것에서 유래한다는데요 . 시판 함박을 보니까 소고기에 돼지고기 첨한 것이 주더라고요 , 그런데 저는 집에 닭 밖에 없어서 ... 그냥 닭 여러부위 ( 다리 , 가슴 , 안심 ) 을 다져서 닭 함박을 만들었습니다 . 양파와 당근 , 올리브를 다져서 함께 함박을 만들었고요 . 자두가 한 알 남아있어서 같이 구워가지고 올려서 먹었네요 . 옆엔 또 미나리인데 ... 혼자 한 끼 식사를 만드니까 같은 재료를 먹고 또 먹고 ...
춘장과 와인에 졸인 등갈비
친구가 놀러 오면서 등갈비를 사와서 처음 등갈비를 만져 보았는데 ... 뼈에 붙는 고기는 다 ‘ 갈비 ’ 라고 부른다고 하더라고요 . 등갈비 , 닭갈비 , 고갈비 . 뼈에 붙은 고기는 기본적으로 질길 것 같아서 일단 향채와 된장 푼 물에 한참 삶았고요 , 춘장을 기름에 한 번 볶아주고 마시던 와인을 부어 졸여서 소스를 만든 다음에 삶아둔 등갈비와 청경채를 같이 졸였습니다 . 이미 익혀둔 고기라고 잠깐 졸였는데 , 더 긴 시간 졸이고 청경채는 막판에 살짝 졸여 먹을 걸 그랬어요 . 등갈비 삶은 물은 다음날 해장에 활용합니다 ...
돈코츠라멘
돼지고기와 뼈를 된장에 삶은 물이니까 좋은 돈코츠 육수가 될 것 같아서 다음날 해장은 돈코츠라멘을 끓였고요 . 토핑으로 차슈 대신에 삼겹살을 구웠는데 , 기름에 바싹 구웠더니 국물에 담가도 바삭함이 유지 되어서 색다른 맛이 있더라고요 .
연어 샌드위치
자꾸 밥 만든다고 나댔더니 조교 근무하는 건물의 선생님께서 주말에 장 보신 연어 한 덩이를 주셔서 , 동네 맛있는 빵집에서 바타르를 사다가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
사태 구이 ...
그리고 이건 실패한 요리인데 ... 예전에 수육 만들어 먹고 남은 사태가 있어서 , 질긴 고기를 먹기 좋게 구워 보겠다는 야심으로 , 한국식 갈비에 칼집을 넣어 부드러운 식감을 만드는 게 떠올라서 잔 칼집을 넣어 구워보려 한 것인데 , 그래도 너무 질기네요 . 한 번 찜기로 쪄내긴 했는데 훨 씬 더 공부가 필요할 것 같네요 . 그냥 굽는 부위를 사서 구워 먹는 게 ....
제가 자꾸 밥을 만드니까 결혼한 친구가 82 쿡을 가르쳐 주어서 좋은 글도 읽고 , 제 밥에 활용할 팁도 얻어가며 즐겁게 보고 있습니다 . 제 식생활에 뜬금없이 찾아온 ‘ 내가 내게 차려주는 밥상 ’ 이지만 , 태권도 노란띠가 도복 입고 다니듯 초보라서 더 행복하게 밥 만드는 티를 내게 되네요 . 결과물도 과정도 어색하고 실수도 많은데 가르침 주시면 , 다음주는 더 멀쩡한 밥을 만들어 먹겠습니다 . 헤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