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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엄마가 해주었던 추억이 담긴 음식. 프렌치 토스트

| 조회수 : 14,248 | 추천수 : 120
작성일 : 2009-08-17 23:58:57
안녕하세요!!!!
오랫만인가? 헤헤. 맨날 눈팅만 하는 아키라입니다?^^ 모두 잘 지내시지요.
오늘도 슬쩍 들어와 키톡 글들을 읽다가.. 갑자기 생각나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
오늘은 울 엄마 얘기를 좀 해보려구요~~

저희 엄마는 음식을 잘하는 편이세요~! 아무래도 주부 30년의 내공이 아닐까?
경상도 분이신데, 물론 완전 고추가루 팍팍 넣고 맵고 짜고~ 하지만
우리집 가족에게는 엄마 음식이 늘 최고!!! (+_+)b
워낙 손이 크시공 한번에 하는 양이 많으시죠. 제가 그런 점은 좀 닮은것 같아요.

아무튼 울 엄마의 음식은.. 아주 거창하거나, 멋지거나, 그런 요리와는 멀지만
그냥 엄마의 음식이에요. 집에서 늘 먹는 하지만 언제나 찾게되는 맛있고. 맛있는 우리 엄마 음식.
밖에서 근사한 스파게티, 레스토랑, 뷔페 음식들을 먹다가도 결국은 다시 집으로 돌아와
전 항상 이렇게 말하죠. "역시 집에서 먹는 음식이 최고야! 엄마 음식이 최고야!" 라며.





저는 그닥 기억력이 좋지 않아서,
어렸을때 기억을 많이 하고 있진 않지만 유난히 기억나는 몇가지 추억들이 있답니다.

어렸을때 동생이랑 푸대자루 가지구 아파트 언덕에
잔디가 잔뜩 깔려있던 풀밭에서 미끄럼틀 타던 기억이나...
매주 토요일에는 컴퓨터 학원 가서 286 컴퓨터로 보글보글이나,
너구리, 페르시아 왕자, 금광을 찾아라 같은 게임을 했던 기억이나..
피아노 선생님한테 맞던 내 동생, 눈이 나빠서 친구 안경을 빌려쓴 채 칠판 선생님 필기를 공책에 적던 나.
엄마가 만든 망친 음식, 내가 치는 피아노 소리를 좋아했던 우리 아빠, 온 가족이 산에 갔던 기억들,
아빠가 낚시가서 고기를 왕창 잡아오면 엄마는 고기 배를 따서 -_- 손질하던걸 나와 내동생은 구경했다.

그리고 엄마랑 나랑 내동생이랑 밥먹기 싫어서 엄마가 라면을 1개 사오라고 했는데
(그 라면 이름은 소고기라면) 나는 맨날 집앞에 슈퍼에 가서 라면을 사서 집에오다가
맨날 슈퍼앞에서 넘어졌다. 그래서 무릎에 맨날 흉터가 있었지.
그리고 비가 오면 엄마는 빨간 다라이에 달팽이를 엄청 많이 잡아주었다.
나랑 내동생은 그걸 가지고 놀았지.

그리고 아기고양이. 내가 아주 어렸을때 집으로 길 잃은 아기고양이를 데려왔는데
하루 밤동안 고기 같은걸 주고 집에 두었었는데.. 다음날 아침에 어미고양이가 와서
우리 엄마한테 캬악 하더니 아기고양이를 데려갔다.

초등학교때 나는 울산에 살았는데 그땐 롯데리아같은 패스트푸드 점이 처음 막 생길때였다.
정말 친했던 친구들이랑 토요일이면 버스를 타고 시내로 가서 롯데리아가서
햄버거나 감자튀김을 시켜서 먹으면서 좋아했다.
그땐 어려서 그랬을까? 직접 가서 주문을 하는데 왜 이렇게 떨리던지...
햄버거 먹으면서 참 좋아하던 친구 얼굴이 아직도 기억이 나.

내가 한 6살때? 엄마랑 아빠가 싸워서 엄마가 짐을 싸들고 나랑 내 동생을 데리고
집을 나가서 비둘기 많은 공원을 갔는데 엄마가 핫도그를 사주었다.
그래서 나랑 내동생이랑 먹으면서 공원에 있는데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주는 아저씨가 있었지.
그렇게 셋이 엄마는 큰 가방을 들고 양손에 나랑 내동생을 데리고 난 한손에 핫도그를 놓지 않았다.
그렇게 웃긴 모습으로 폴라로이드 찍은 사진이 아직도 우리집에 있다. ㅋ
그때 공원에서 어떤 아저씨가 우리 엄마를 보고 그냥 집에 얼른 들어가라고 그랬다.
그래서 엄마랑 나랑 내동생은 집에 왔는데 아빠가 맨발로 뛰어나왔다고..
(이건 들은 얘기 난 잘 기억이 안나요 ㅋㅋ)

우리 엄마랑 아빠가 결혼했을때 샀다던 아주 빨간 카세트테이프.
난 그걸 좋아했는데 정말로.. 버리지 말걸 그랬어.
그리고 어렸던 크리스마스에, 엄마가 나를 막 깨웠는데 동생이랑 일어나보니
여러가지 젤리랑 과자랑 사탕이랑 우리가 좋아하던게 머리 맡에 있었던 기억.
그리고 또 한참후 크리스마스때 그때 내 동생과 나는 롤러스케이트가 정말 가지고 싶었는데
정말 크리스마스 이브 때 산타할아버지 저는 롤러스케이트가 가지고 싶어요 라며 기도를 하고 자다가
밤에 일어났는데 내동생과 내 머리맡에 롤러스케이트가 있었다.
그래서 그 밤에 나와 내동생은 내복을 입은채로 롤러스케이트를 방안에서 타면서 좋아했던 기억.

뭐 그런.. 아주 오래된 아주 오래된 정말 오래된 옛날 기억들.

제가 너무 말이 길었네요~~
그냥 오늘은 왠지 옛날 생각이 나는 오늘 밤이네요. ^^
왠지 옛날로 꼭 돌아간것 같아서요.





아무튼 그 어렸던 시절에..
모.. 제대로 맛있는 음식두 없구.. 맨날 집에서 먹는게 다 였죠.
그런데 엄마가 아주 어렸던 우리에게 식빵을 사와서 해주던게 있었는데..
바로 계란과 우유에 달콤한 설탕을 넣고 잘 섞어서 계란물을 만들고
식빵을 폭 적셔서 후라이팬에 지져내는.. 아주 부드럽고 촉촉하고 달콤했던 그 토스트.

그땐 그게 이름이 뭔지도 몰랐어요. 늘 저는 엄마한테..
"엄마 그 식빵에 계란물 발라서 굽는거 그거 해줘" 라고 말하면
엄마는 "그래! 그까이꺼!!" 라고 하시면서 흔쾌히 만들어주셨답니다.

지금보니 그게 바로 < 프렌치 토스트 > 였네요.
울 엄마는 그걸 어찌 아셨을까요? 아마 이웃중 어떤분이 알려주었을까요?
아니면 티비 요리프로에서 보았을까요? 아니면 그냥 만드신건가? ㅎㅎ
아무튼 계란물에 식빵 그 음식을 전 어렸을때 참 좋아했어요.



지난 주말, 그냥 갑자기 그런 생각들이 나서..
냉장고에 때마침 퍽퍽해진 오래된 식빵이 보이길래
이 프렌치 토스트를 만들어 보았답니다.
세상에서 제일 쉬운 추억속의 프렌치 토스트.


< 프렌치 토스트 >
식빵 4장, 달걀 2개, 우유 1/3컵, 설탕 1큰술, 소금 약간




식빵은 적당한 크기로 잘라주세요. 갓 구워 폭신폭신한 식빵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딱딱해지고, 퍼석해진 식빵도 프렌치 토스트를 만들면 아주 맛있어져요~





볼에 달걀 두개를 넣어주세요.





우유와 설탕, 소금을 넣고 거품기로 골고루 잘 저어주세요.





식빵을 앞뒤로 계란물에 폭 담궈 준 다음 (너무 많이 적시면 안돼요~ 적당히 ^^)





후라이팬에 약간의 기름을 두르고 앞뒤로 구워주시면 됩니다.





이렇게 그냥 노릇노릇 하게요. 정말 쉽죠? ^^





너무나 쉬워서 이제 이런 음식은 아무것도 아니라며 나도 뚝딱 만들 수 있지만
맛은 왠지 그 어렸던 시절에 엄마가 만들어주던 그런 맛은.. 똑같이 만들 수 없는것 같아요.
아마 추억이 깃들어있는 맛이기 때문이겠죠?

언젠가는 저도 누군가에게 그런 추억을 담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들어 줄 수 있을까요?


아키라 (akira)

맛있는거 먹고 즐겁게 살려고 노력해요~ 빵 구경하기 빵 사진 빵 만들기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요 ^^ 아키라의 로망백서 http://blog.naver...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들둘
    '09.8.18 12:04 AM

    저두 엄마가 어릴때 해주셨는데...지금은 볼수없음에 웬지 울컥하네요...
    엄마가 해주는 모든게 그립네요...아니 보고싶네요...

  • 2. 쭈이맘
    '09.8.18 12:05 AM

    울엄마도 엄청해주셨는데..먹고싶다

  • 3. 맑공
    '09.8.18 12:54 AM

    제가 자주해 먹는 토스트에요.
    저기에다 계피가루 조금 넣어주면 더 맛있어요.

  • 4. 이규원
    '09.8.18 1:09 AM

    돌아가신 친정엄마가 자주 해 준 토스트입니다.
    그동안 잊고 살았는데
    아키라님 덕분에 추억이 새록새록 살아나네요.
    맑공님처럼 저도 계피가루가 들어가면 더 좋더라고요.

  • 5. 리다
    '09.8.18 1:28 AM - 삭제된댓글

    제가 지금 울딸에게 가끔해주는 메뉴에요.

    계피가루약간 첨가해서 주니깐 울딸도 넘 잘먹더라구요. 살찔까봐 아주가끔씩만 해주네요

    울딸도 엄마가 해주는 음식이 최고라고 맗해주곤 하는데, 제가 해주는 음식들에 좋은 기억만 있엇으면 좋겟어요.

    아키라님 블로그 항상 열심히 보고있는데, 정작 키톡에서 댓글달아요..ㅋㅋ
    (수플레치즈케잌레시피로 이웃들한테 엄청 인기얻었어요..감사해요)

  • 6. lemonberry
    '09.8.18 6:19 AM

    아키라님 찌찌뽕! >_<;; 저도 오늘 아침에 요거 해먹었어요~~ 저희집 냉장고에도 며칠된 식빵이 앉아있었거든요~ 헤헷. 근데 빵 뒤집다가, 기름 한방울이 날아와서 손가락에 물집 잡혔어요 (바부;;) 전 우유한장이랑~ 아키라님께 훨 맛있어보여요~~ ^^

    헤헤.. 그리고 저도 중학교때까지 울산에 살았어요! @_@ 전.. 동구에. ㅎㅎ

  • 7. 부관훼리
    '09.8.18 10:26 AM

    엄마가 해주었던 추억이 담긴 음식이 후랜치토스트라니까 저도 생각나는게...

    벨지안 와플.

  • 8. 부관훼리
    '09.8.18 10:28 AM

    라고쓰고 "녹두지지미"라고 읽는다. ㅋ
    올만이네요. ^^

  • 9. 짱구맘
    '09.8.18 11:04 AM

    오늘 아침 메뉴였는데.. 반가와서 글 남겨요..
    이거 쉽고 너무 맛있어요..
    전 다 궈진 빵위에 바닐라빈 박아둔 설탕을 솔솔 뿌려 먹으니 향긋하고 더 좋았어요..

  • 10. 생명수
    '09.8.18 12:21 PM

    저희 친정엄마도 친정오빠한테 자주 해주던 건데..
    제가 크고 나서 엄마 대신 제가 오빠 간식으로 자주 해 주고,
    지금은 가끔 남편도 해주는 메뉴랍니다. 반갑네요

  • 11. 쪽배
    '09.8.18 5:01 PM

    저도 울 아그들 해주고 싶어요..혹시 계피가루는 언제 넣는건가요?? 마지막에 뿌려주는건지아님 달걀,우유,설탕,소금 넣을때 같이 넣어서 휘젓는건쥐~~

  • 12. 커피야사랑해
    '09.8.18 7:47 PM

    정말 계핏가루 넣으면 더 맛나겠네요
    저 낼 아침에 먼저 먹어봐도 될까요?

  • 13. 11
    '09.8.18 8:51 PM

    우리 아이들이 이걸 계란빵이라고 하는데....저도 친정엄마가 자주 만들어주셨고, 또 우리 아이들에게 제가 자주 해주는 간식입니다.

  • 14. 앙칼진마눌
    '09.8.18 9:51 PM

    울 아이들에게 가끔 해주는 음식이네요
    프렌치토스트라고 아이들에게 말해줘도 아이들은 계란하고 식빵 있잖아요 그거,...^^;;;;
    우유한잔이랑 과일을 곁들어서 주면 간식겸...간단한 한끼도 가능한 음식같아요
    칼로리 압박때문에 애들 해주고 옆에서 군침만 삼키는 ㅠ.ㅠ

  • 15. 니양
    '09.8.18 10:26 PM

    카악..아기고양이 에피소드 정말 잼나요. 그 어미 고양이 녀석 어떻게 알고 찾아왔을까요?

    동물들은 참 우리가 알수 없는 능력이 있는듯.. 아키라님 잘재니시죠?

  • 16. 레빗
    '09.8.19 1:00 PM

    엄마생각에 눈물이 나네요... 어느덧 마흔을 앞두고 있지만 늘 엄마생각을 하면 가슴이 뭉클해 져요.. 지금은 저도 두아이의 엄마지만 .. 엄마를 보내고 많이 그리웠는데.. 시간이 지나니.. 엄마의 얼굴보다는 엄마가 해주었던 음식들이 그리워져요... 비오는날이면.,.. 해물파전해주시고... 김치가 먹고싶네요.. 울엄마표 김치찌게가 생각나요.. 말하다 보니.. 많이도 떠오르네..
    이렇게 무더운 날이면 동치미 국물에 국수말아주시던 뭉툭한 손도 너무 만져보고싶어요..

  • 17. 작은겸손
    '09.8.19 1:19 PM

    아... 우유가 들어가서 더 부드러워 지는군요.
    맨날 그냥 우유 빠진 계란물에만 풍덩해서 뭔가가 모질랐나??? @_@a

    여튼 저 이거 해먹을라꼬 어제 식빵 사놨어요. 으흐흐흐흐
    오늘 우유 하나 사서 저녁에 해 먹어야지.
    아키라님 감사해용.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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