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인가? 헤헤. 맨날 눈팅만 하는 아키라입니다?^^ 모두 잘 지내시지요.
오늘도 슬쩍 들어와 키톡 글들을 읽다가.. 갑자기 생각나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
오늘은 울 엄마 얘기를 좀 해보려구요~~
저희 엄마는 음식을 잘하는 편이세요~! 아무래도 주부 30년의 내공이 아닐까?
경상도 분이신데, 물론 완전 고추가루 팍팍 넣고 맵고 짜고~ 하지만
우리집 가족에게는 엄마 음식이 늘 최고!!! (+_+)b
워낙 손이 크시공 한번에 하는 양이 많으시죠. 제가 그런 점은 좀 닮은것 같아요.
아무튼 울 엄마의 음식은.. 아주 거창하거나, 멋지거나, 그런 요리와는 멀지만
그냥 엄마의 음식이에요. 집에서 늘 먹는 하지만 언제나 찾게되는 맛있고. 맛있는 우리 엄마 음식.
밖에서 근사한 스파게티, 레스토랑, 뷔페 음식들을 먹다가도 결국은 다시 집으로 돌아와
전 항상 이렇게 말하죠. "역시 집에서 먹는 음식이 최고야! 엄마 음식이 최고야!" 라며.

저는 그닥 기억력이 좋지 않아서,
어렸을때 기억을 많이 하고 있진 않지만 유난히 기억나는 몇가지 추억들이 있답니다.
어렸을때 동생이랑 푸대자루 가지구 아파트 언덕에
잔디가 잔뜩 깔려있던 풀밭에서 미끄럼틀 타던 기억이나...
매주 토요일에는 컴퓨터 학원 가서 286 컴퓨터로 보글보글이나,
너구리, 페르시아 왕자, 금광을 찾아라 같은 게임을 했던 기억이나..
피아노 선생님한테 맞던 내 동생, 눈이 나빠서 친구 안경을 빌려쓴 채 칠판 선생님 필기를 공책에 적던 나.
엄마가 만든 망친 음식, 내가 치는 피아노 소리를 좋아했던 우리 아빠, 온 가족이 산에 갔던 기억들,
아빠가 낚시가서 고기를 왕창 잡아오면 엄마는 고기 배를 따서 -_- 손질하던걸 나와 내동생은 구경했다.
그리고 엄마랑 나랑 내동생이랑 밥먹기 싫어서 엄마가 라면을 1개 사오라고 했는데
(그 라면 이름은 소고기라면) 나는 맨날 집앞에 슈퍼에 가서 라면을 사서 집에오다가
맨날 슈퍼앞에서 넘어졌다. 그래서 무릎에 맨날 흉터가 있었지.
그리고 비가 오면 엄마는 빨간 다라이에 달팽이를 엄청 많이 잡아주었다.
나랑 내동생은 그걸 가지고 놀았지.
그리고 아기고양이. 내가 아주 어렸을때 집으로 길 잃은 아기고양이를 데려왔는데
하루 밤동안 고기 같은걸 주고 집에 두었었는데.. 다음날 아침에 어미고양이가 와서
우리 엄마한테 캬악 하더니 아기고양이를 데려갔다.
초등학교때 나는 울산에 살았는데 그땐 롯데리아같은 패스트푸드 점이 처음 막 생길때였다.
정말 친했던 친구들이랑 토요일이면 버스를 타고 시내로 가서 롯데리아가서
햄버거나 감자튀김을 시켜서 먹으면서 좋아했다.
그땐 어려서 그랬을까? 직접 가서 주문을 하는데 왜 이렇게 떨리던지...
햄버거 먹으면서 참 좋아하던 친구 얼굴이 아직도 기억이 나.
내가 한 6살때? 엄마랑 아빠가 싸워서 엄마가 짐을 싸들고 나랑 내 동생을 데리고
집을 나가서 비둘기 많은 공원을 갔는데 엄마가 핫도그를 사주었다.
그래서 나랑 내동생이랑 먹으면서 공원에 있는데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주는 아저씨가 있었지.
그렇게 셋이 엄마는 큰 가방을 들고 양손에 나랑 내동생을 데리고 난 한손에 핫도그를 놓지 않았다.
그렇게 웃긴 모습으로 폴라로이드 찍은 사진이 아직도 우리집에 있다. ㅋ
그때 공원에서 어떤 아저씨가 우리 엄마를 보고 그냥 집에 얼른 들어가라고 그랬다.
그래서 엄마랑 나랑 내동생은 집에 왔는데 아빠가 맨발로 뛰어나왔다고..
(이건 들은 얘기 난 잘 기억이 안나요 ㅋㅋ)
우리 엄마랑 아빠가 결혼했을때 샀다던 아주 빨간 카세트테이프.
난 그걸 좋아했는데 정말로.. 버리지 말걸 그랬어.
그리고 어렸던 크리스마스에, 엄마가 나를 막 깨웠는데 동생이랑 일어나보니
여러가지 젤리랑 과자랑 사탕이랑 우리가 좋아하던게 머리 맡에 있었던 기억.
그리고 또 한참후 크리스마스때 그때 내 동생과 나는 롤러스케이트가 정말 가지고 싶었는데
정말 크리스마스 이브 때 산타할아버지 저는 롤러스케이트가 가지고 싶어요 라며 기도를 하고 자다가
밤에 일어났는데 내동생과 내 머리맡에 롤러스케이트가 있었다.
그래서 그 밤에 나와 내동생은 내복을 입은채로 롤러스케이트를 방안에서 타면서 좋아했던 기억.
뭐 그런.. 아주 오래된 아주 오래된 정말 오래된 옛날 기억들.
제가 너무 말이 길었네요~~
그냥 오늘은 왠지 옛날 생각이 나는 오늘 밤이네요. ^^
왠지 옛날로 꼭 돌아간것 같아서요.

아무튼 그 어렸던 시절에..
모.. 제대로 맛있는 음식두 없구.. 맨날 집에서 먹는게 다 였죠.
그런데 엄마가 아주 어렸던 우리에게 식빵을 사와서 해주던게 있었는데..
바로 계란과 우유에 달콤한 설탕을 넣고 잘 섞어서 계란물을 만들고
식빵을 폭 적셔서 후라이팬에 지져내는.. 아주 부드럽고 촉촉하고 달콤했던 그 토스트.
그땐 그게 이름이 뭔지도 몰랐어요. 늘 저는 엄마한테..
"엄마 그 식빵에 계란물 발라서 굽는거 그거 해줘" 라고 말하면
엄마는 "그래! 그까이꺼!!" 라고 하시면서 흔쾌히 만들어주셨답니다.
지금보니 그게 바로 < 프렌치 토스트 > 였네요.
울 엄마는 그걸 어찌 아셨을까요? 아마 이웃중 어떤분이 알려주었을까요?
아니면 티비 요리프로에서 보았을까요? 아니면 그냥 만드신건가? ㅎㅎ
아무튼 계란물에 식빵 그 음식을 전 어렸을때 참 좋아했어요.
지난 주말, 그냥 갑자기 그런 생각들이 나서..
냉장고에 때마침 퍽퍽해진 오래된 식빵이 보이길래
이 프렌치 토스트를 만들어 보았답니다.
세상에서 제일 쉬운 추억속의 프렌치 토스트.
< 프렌치 토스트 >
식빵 4장, 달걀 2개, 우유 1/3컵, 설탕 1큰술, 소금 약간

식빵은 적당한 크기로 잘라주세요. 갓 구워 폭신폭신한 식빵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딱딱해지고, 퍼석해진 식빵도 프렌치 토스트를 만들면 아주 맛있어져요~

볼에 달걀 두개를 넣어주세요.

우유와 설탕, 소금을 넣고 거품기로 골고루 잘 저어주세요.

식빵을 앞뒤로 계란물에 폭 담궈 준 다음 (너무 많이 적시면 안돼요~ 적당히 ^^)

후라이팬에 약간의 기름을 두르고 앞뒤로 구워주시면 됩니다.

이렇게 그냥 노릇노릇 하게요. 정말 쉽죠? ^^

너무나 쉬워서 이제 이런 음식은 아무것도 아니라며 나도 뚝딱 만들 수 있지만
맛은 왠지 그 어렸던 시절에 엄마가 만들어주던 그런 맛은.. 똑같이 만들 수 없는것 같아요.
아마 추억이 깃들어있는 맛이기 때문이겠죠?
언젠가는 저도 누군가에게 그런 추억을 담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들어 줄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