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다들 잘 지내셨어요 ^^
요 몇년 늘 눈팅만 하다가.. 오늘은 글 하나를 올려보네요.
82 키톡 첫 페이지에 익숙한 분들이 많이 계신데
과연 절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ㅎㅎ
오랫만에 지난 글들을 죽 훑어보다가 2005년 5월 30일..
지금으로부터 11년전, 제가 82쿡에 첫 글을 남겼던 날이네요 ^^
참 시간이 빠르네요. 그땐 제가 스물넷의 꽃다운 젊은 시절이었는데 ㅎㅎ
지금은 벌써 세살짜리 애엄마가 되었습니다 ㅎㅎㅎ
시간이 어찌나 빠른지...
20대.. 30대 초반까지 거의 10년을 꼬박 직장생활을 하다
아이를 낳고 오랜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정말 고민을 했어요.
일을 꼭 해야하는 내 성격이기에.. 다시 예전의 일을 해야할지..
아니면 내가 좋아하는 일에 도전을 해볼지.. 정말 많은 고민끝에..
2005년부터 취미였던 홈베이킹... 을 떠올렸어요.
11년전 우리집의 10년 묵은 오래된 가스오븐으로 시작한
나의 가장 오래된 가장 즐거운 취미.. 홈베이킹..
그때에도 발효빵 만드는 일이 참 즐거웠더랬지요. 잘 못했지만 ^^;
문득,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힘들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
돌쟁이 아이를 두고 다시 빵을 본격적으로, 제대로 배우기 시작했어요.
아이 키우랴, 배우랴, 빵 만들랴 힘들었지만.....
정말 너무너무 재미있더라구요.
그래 내가 예전에도 참 빵 만들던 것을 좋아했었지...
다시 되살아나는 10년 전의 기억들. 정말 즐거웠어요. :D
그렇게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빵을 만들고 결국 제 직업이 바뀌었답니다.
지금은 빵 만드는 작업실을 운영하며, 빵도 만들고 가르치고 그래요.
믿기지 않는 일이지요. ㅎㅎ 내가 누굴 가르치다니..? 히히..
그저 꿈 같은 일입니다.
30대 중반, 새로운 일, 새로운 나의 인생이 시작되었네요..
고양이 키우며, 요리하고, 맛집 다니고, 열심히 여행다니며
즐겁게 자유를 즐기던 20대의 나였는데...
이젠 아이를 키우며, 빵을 만드는 나..
사람의 인생은 참.. 알 수 없는 것 같아요 ^^
문득- 지난 추억들이 혼자 생각나 오랜 글들과
반가운 사람들의 덧글을 보다, 요 근래의 저의 일상도
한번 보여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서... 이렇게 오랫만에
사진들을 들고 찾아왔습니다. 이쁘게 봐주세요... :)
주로 천연발효종(자가효모종)을 가지고 빵을 만듭니다.
어렵게 생각하는 천연발효빵.. 사실 알고보면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요 것들도... 정말 신기하게도 살아 숨쉽니다.
요거트처럼, 김치처럼, 발효를 하고
발효에 의해 모든것이 결정됩니다 ㅎㅎ
어찌나 신기한지.. ^^
그래서 매번 빵을 만들때마다
"네가 빵이 되다니!"
하면서 감탄을 해요.. ㅎㅎ
주로 하드 계열빵을 많이 굽는데
사실 ㅠ 주변 가족들은 다들
말랑하고 촉촉한 빠리바게* 같은 빵을 만들라고 아우성입니다;;;
탱글 탱글
가장 즐거울 땐,
내 손에서 움직이는 반죽이
오븐에서 부풀고
멋진 향을 풍기며
구워져 나오는 것을 볼 때랍니다.
정말 마법같아요.
세상에.
고작 밀가루 물 소금..
너희가 빵이 되었니? ㅎㅎㅎㅎㅎ
기특하네..
좋아하는 빵을 꼽자면..
이런거? ㅎㅎㅎㅎ
올리브 치즈 허브 감자 ㅎㅎㅎ
큰 오븐도 사용하고 있지만
예전 내가 즐겨쓰던 작은 오븐으로도
한번에 여러개를 굽지 못한다는 점 빼고는
멋진 빵 굽는것엔 문제가 없어요.
초코초코
보세요 정말 잘 부풀고 있죠 ^^
근사한 빵집의 멋진 빵 못지않게
이젠 집에서도 빵을 굽게 되었답니다 ^^
작업실에서 빵을 만들며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가장 재미있는건
역시나 같은 공감대를 지닌 분들을 만나
마음껏 빵에 대한 수다를 떨 수 있다는 거요. ㅎㅎ
내가 좋아하는걸 저 사람도 좋아하고
같이 마구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저에게 크나큰 행복이네요 ^^
이렇게 2년을 열심히 빵을 만들고 있습니당.
애키우고 빵만들고... 뭐 그래요. ㅎㅎㅎ
울 애기두 엄청엄청 컸답니다 ㅎㅎ
청년(?)이 되었어요. ㅋㅋ
친정에 있는 저의 야옹이들을 기억하시는분이 계실지
2002년 가족이 되어 나와 오랜시간 보냈던 토토는
몇년전 12살의 나이로 무지개 다리를 건넜고
지금은 친정에 막둥이였던 카야(벌써 13살)는
정정하게(?) 잘 지내고 있답니다 ㅎㅎ
분명 세월은 흐른것 같은데...
막상 또 그때의 사진들을 보면
별로 오래된 것 같지 않고 그렇네요 ^^
아무튼, 오랫만에 남기는 82의 글..
예전 함께 즐겁게 82의 키톡을 불태웠던(?)
그분들이 그리워지는 밤이에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