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안 오고 심심하면 키친토크 들어와서 눈에 들어오는 제목 하나씩 눌러가면서 읽는데요-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가 참 재미있어요!
아직 학생인데
저희 엄마는 대놓고 요리를 안 좋아하시거든요!
참 맛있게 잘 만드시는데 '재미가 없어-', '맛이 없어-' 하시면서 ㅠ_ㅠ
그래서 제가 뭐 만들겠다고 하면
밥 안차려서 좋다고 참 좋아하시면서 기회는 많이 주시니 좋긴 하지만ㅋ
오늘도 머리가 아파서 낮에 내- 누워있느라고 밤에 잠이 안 와서 쭉 읽어보다가
용기를 내서 처음으로 글을 써봅니다.
그런데 다른 글들 보면 사진이 참 많이 있던데
사진을 어떻게 올려야할지 모르겠네요ㅠ_ㅠ
일단 태그를 써서 도전해볼게요!

바삭바삭 맛있는 슈입니다!
요즘 깍지를 새로 사서 한창 슈 굽는 게 즐겁네요!
전엔 일회용 비닐 짤주머니를 그냥 가위로 싹둑 잘라서 짜서 제대로 조절이 안 되었는데
이제 깍지 모양대로 예쁘게 짤 수 있어요!

꽃모양? 별모양? 깍지 하나랑 동그란 깍지 하나가 있는데
모양 깍지로 짰더니 종이호일에 이렇게 흔적이 남네요ㅎ
참고로 오븐은 5만원 주고 산 저렴한 오븐!!!
미니오븐 쓰다가 저거 쓰니까 아주 천국이에요 ㅠ_ㅠ
미니오븐은 작은 머핀 몇개만 구워도 천장에 닿아서 타곤 했는데.

요건 제일 처음 만들었던 슈&에클레어인데요.
반죽을 많이 해서 두 칸에 넣고 구우니까 혹여나 아랫단 바닥이 탈까봐 걱정되어서
문을 열었다 닫았다 했더니
반죽도 그에 따라서 부풀었다 폭삭 주저앉았다를 반복하다보니 이런 어정쩡한 결과물이 나오더라구요.
그래서 컨벤션 오븐 한판에 딱 맞는 양을 실험 끝에(?) 알아내서
이제 아주 소량의 반죽만 만들어서 후딱 먹고 끝내죠~
재료는 물, 소금, 설탕, 버터, 밀가루, 달걀~
우유를 넣고도 만들던데 저는 요 반죽이 제일 마음에 들어라구요.
먼저 저울 위에 냄비를 얹고(따로 계량해도 되지만 그릇 많이 나오면 치우기 귀찮으니까요;;)
물 50g을 계량한 후에 설탕과 소금을 조금씩 넣어주고요.
따로 버터 20g을 계량해서 냄비에 퐁당 넣어줍니다.
그 다음에 가스불에 올려서 버터가 다 녹도록 바글바글 끓여줘요.
그런데 이 때 만약 오래 끓이면 수분이 많이 날아가서 슈가 부푸는 데 좋지 않다고 하네요.
거기다 밀가루(저는 보통 박력분을 써요)를 30g 계량해서 체쳐둔 걸
냄비에 훌러덩 넣고
약한 불에서 박박 잘 섞어줍니다.
이 때 섞는 게 처음에 좀 고민스러웠는데요
나무주걱 같은 걸로 밀가루를 냄비 바닥에 꾹꾹 눌러가면서 섞으니까 좋더라구요.
반짝반짝 윤기가 나고 한덩어리가 잘 만들어지면 완성입니다.
냄비 바닥에 얇은 막이 생길 때까지 저어주라고들 하죠?
그냥 적당히 감으로!
잘 섞어준 다음에 불을 끄고 뜨거운 김이 빠지게 잠깐 두고요.
달걀을 준비합니다!
레서피들 보면 달걀 갯수가 유동적이라서 정확히 몇 개를 준비해야되는지 갸우뚱한데
저는 단호하게! 큰 달걀 1개를 준비해요.
그럼 항상 딱 맞더라구요.
큰 달걀 하나를 잘 풀어서 둡니다.
식힌 밀가루 반죽에 달걀 1개를 몇번에 나누어 넣으면서 잘 섞어줘요.
처음엔 미끄덩미끄덩 분리가 되는데 인내심을 가지고 섞으면 안 될 일이 없습니다!
이렇게 맨들맨들 반짝반짝 반죽이 완성되면 짤주머니에 넣고
적당히 간격을 두고 똑똑 짜준 다음에 물스프레이를 적당히 뿌려주면 됩니다.
전 그냥 깨끗한 손으로 정수기 물을 툭툭 풍겨줘요;
위에 뾰족하게 나온 부분은 물 묻은 손으로 눌러주면 손에 묻지 않고 쏙쏙 들어가죠.
해서 180도 오븐에 20~30분 정도 구워지는 상태를 봐가면서 구우면 완성!
아, 중간에 문을 열면 안되어요!
껍질이 바삭바삭하게 만들어지기 전에는 주저앉아버린답니다 ㅠ_ㅠ

완성된 슈입니다~
이걸 구우면 집에서 맛있는 냄새가 난다고 가족들이 기대에 부푼 눈으로 오븐을 바라봐요 +_+
엄마, 아빠가 제가 만든 건 정말 웬만하면 다 잘 드시거든요;
특히나 아빠는 빵돌이(!)라서 베이킹의 전폭적인 후원자이시기도 하구요.

반죽이 남으면 사이사이에 아주 작게 짜기 때문에
이렇게 작은 홈런볼 사이즈의 슈도 생겨요ㅋ
가끔 밤에 삘이 꽂혀서 열심히 만들어놓고
'아침에 커스터드 크림 만들어서 꽉꽉 채워줘야지~'
하고 잠이 든답니다.
하지만 일어나보면?
이미 속이 텅 빈 슈는 다 사라져 있어요.
아빠가 속이 빈 걸 그냥 다 드시거든요ㅠ_ㅠ

바닐라빈 듬뿍 넣고 보들보들하게 만든 커스터드 크림은 찬밥신세.
앞으로 슈는 낮에 구워야겠습니다;
음식은 만드는 것도 재미있지만
역시 가족들이 맛있게 먹는 걸 보는 게 제일인 것 같아요.
오늘은 냉동실에 꽝꽝 얼어있는 블루베리 가지고
어마마마가 좋아하시는 파운드 케익 한번 구워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