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따라하기 쉽게 친절히들 설명해주시고, 또 완전 삶에 도움 되는 정보 천지라.

짜잔~ 저도 한달 전부터 EM 세계에 입문하여 여기 저기 아주 잘 쓰고 있답니다.
저건 스타벅스 딸기 쥬스통이에요. 스티커 떼느라 애 먹었는데, 그래도 이쁘죠?
작은 병이라 금방 쓰기 때문에 EM 쌀뜨물 발효액 보관하는데 안성 맞춤이에요.

좋은 거 저 혼자 쓸 수 있나요. 그리고 많이들 쓰면 환경 개선에도 그만큼 더 효과적이고.
그래서 회사 벼룩 시장에 무료 분양 하겠다고 글을 올렸더니, 너도 나도 달라며 빈 용기를
가져다 줬어요. 이거 한통 주고 고맙다며 밥 사주고, 커피 사주고 그래요. 완전 남는 장사죠? ^^

그간 비가 와서 남편이 산행을 두 주 쉬었어요. 대신 집에서 밥을 해 먹었죠.
이건 장터 어부현종님께 구매한 성게알이에요. 어찌나 맛있던지, 지지난 주 주말 내내
성게알밥 릴레이였답니다. 함 구경해 보실래요?

오자마자 김가루 넣어 따뜻한 밥에 비벼 먹었어요. 김가루만 넣어도 입안이
고급스러워지는 황홀한 맛이랍니다.

그때 마침 혜경쌤이 감자전 부치는 색다른 방법을 소개해 주셔서 햇감자 세 개 씻어서
따라쟁이 감자전 도전.

감자 전분 빼고 어쩌고 할 것 없이 이렇게 모양 잡아 오래도록 올려 놓으니 정말 바삭바삭한
감자전이 되었어요.

보기만 해도 느껴지시죠? 정말 과자처럼 바삭 거려요.

남편 거는 상추도 채 썰어 넣어 모냥을 쫌 내봤죠. ^^

정말 건강해지는 맛이에요.

톳을 넣어 냄비에 고슬 고슬 밥을 지어 성게알 얹어 먹으니 바다의 맛이 향긋이 어울어져
이것 또한 별미네요. 성게알 오자 마자 반 나눠서 미역국 끓여 먹을 건 냉동 시켜 놓고,
나머지로 이렇게 이틀 내내 먹었어요. 음, 또 먹고 싶다. 어부현종님, 감사합니다.

너무 바빠서 휴가갈 엄두를 못내고 있어요. 그럼 지금은 뭐하고 있는 거냐구요? 저 멀티
태스킹의 달인이거든요. 단순 작업 할 때는 이렇게 글 쓰면서 동시에 해요. 읽다가 글 문맥이
이상하거나, 했던 이야기 또 하걸랑 단순 작업이 조금 꼬였구나 생각하심 돼요.
암튼 그래서 놀러 가고 싶은데, 가질 못해 지난 주말 집에서 캠핑 놀이 했어요.
코펠에 동태찌게도 끓이구요.

집 밖에서 먹는 거니까 집 접시 쓰면 안되겠죠?

짜잔~ 자리 깔고 앉아 삼겹살 궈 먹었어요. 아파트 정원 분수대가 졸졸졸 흐르는 것이
계곡 속에 있는 느낌.

삼겹이, 아니 오겹이 구워 나란히 줄 세워주구요.

쌈 싸서 한입 크게 먹으면 휴가 못가도 여한이 없어요.

다음 날엔 초복에 내어 둔 육수로 닭 한마리 칼국수를 끓였어요.
밀가루 반죽 부터 해야겠죠? 콩가루랑 소금을 넣으면 좋다네요. 시키는 데로 참 잘 해요.

반죽이 질어 막 엉겨 붙어요. 그래도 역시 손반죽이라 찰지고, 쫀득 쫀득 넘 맛있었어요.

반죽 숙성 되는 동안 한번 데쳐 기름기를 뺀 닭을 얼려둔 육수와 함께 팔팔 끓여서
육수를 한번 더 내줘요. 이럼 한층 국물 맛이 깊어지죠.

닭 육수 끓는 동안 쑥갓, 미나리, 양파, 감자(사진엔 없네요), 각종 버섯, 대파 준비하고,
볶음밥 해먹을 재료도 미리 준비 해놔요. 당근, 양파, 미나리, 김 총총 썰어서.

양념 다대기와 재료를 빙 둘러 담은 후에 육수를 부어 끓이면서 먹어요. ]

이 아이의 정체는 뭘까요? 날씬한 수제비 or 뚱뚱한 칼국수? 뭐면 어때요, 맛만 좋음 되죠~
(그래도 쫌 부끄럽긴 하다. ^^; 실은 칼국수 첨이었거든요. 다음엔 꼭 칼지게 하겠습니다!)

밥 볶아 먹어야겠죠?

전골계의 화룡점정, 볶음밥 푸짐히 한숟갈 되시겠습니다.

주방이 완전 폭탄 맞은 것 같아요. 엄마의 지론은 '항상 치우면서 요리하자'였어요.
그래야 요리가 끝났을 때 주부에서 가족으로 돌아와 맘 편히 식사를 즐길 수 있다구요.
그래서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정리해 가며 하는데, 이 날은 이것 저것 한꺼번에 하는 통에
그냥 맘 탁 놔버리고 어질렀어요.

자, 다시 나의 주방으로. 깔끔하니 다시 요리하고 싶어지네요. ㅎㅎ

한주 꾹 참고 쉬었다가, 어제 주말 산행 도시락 다시 시작.
차돌백이는 허브솔트와 후추 뿌려서, 잡채용으로 썰은 사태는 불고기 양념해서 전날 미리
냉장실에서 숙성 시켜 놨어요.

호박잎 데치고. 찜기에 쪄야 하는데, 깜빡 잊고 뜨거운 물에 퐁당. 시금치랑 헷갈린 거죠.

볶음고추장, 된장, 다진 마늘, 다진 양파에 차돌백이 다져 넣고, 멸치 육수 부어 보글 보글
강된장 끓이기. 저게 디게 큰 것 같지만 제 주먹 만큼이나 작은 귀여운 뚝배기랍니다.

자, 대충 감이 오시나요? 김밥에 호박잎쌈을 곁들일 거랍니다.

김밥은 촛물을 넣어 초밥으로 싸는데, 주먹밥은 깨소금, 참기름만으로 간을 해요.
차돌백이는 바싹 구워 줬어요.

김밥에 들어갈 재료는 굵기가 일정해야 하는데요, 매번 김치 김밥만 쌌더니 아~무 생각없이
네개들이 김치 김밥 재료용으로 굵게 썰었네요. 두 쪽 면을 저며서 굵기를 맞춰 줘야 해요.
다른 재료님들 섭섭하시잖아요. 가뜩이나 비좁게 붙어 있는데.
저며낸 건 다른 남은 재료들이랑 총총 썰어 주먹밥 만들어 계란 붙여 먹음 좋아요.

재료는 미리 썰어서 갯수에 맞춰서 준비 해놔요. 6개 말 거랍니다.
좀 맛있으라고 크래미를 넣었는데, 빨간색이 없으니 영 심심해요. 저렴한 맛이라도 담엔
게맛살로 바꿔야 겠어요.

자자, 이렇게 여유롭게 정리해 가면서 즐겁게 요리를 해야 먹는 사람도 즐겁겠죠?
김밥 말다 심심하면 뒤돌아서서 주먹밥 싸고, 주먹밥 지겨우면 김밥 좀 썰어주고.
2인분 하다가 3인분 싸려니 좀 지루해서 혼자 놀기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답니다.
10인분 싸라고 하면 어디 테마 파크라도 가야 할까봐요. ㅋ

호박잎 깔고, 그 위에 강된장 듬뿍 묻혀 주고, 주먹밥을 올린 후 호박잎이 찢어지지 않게
당겨 가며 돌돌 말아주면 단단히 잘 말려요.

환경을 생각해서 일회용 도시락 과감히 버리고, 락앤락 통으로 대체.
뜨거운 음식 아니니까 플라스틱 상관 없겠죠? 먹고 나서 빈 그릇 챙기면 남자 가오 상할
까봐 일회용 도시락 썼는데, 어차피 수박 때문에 빈 그릇 챙겨야 해서 걍 바꿨어요.

초록의 보색 빨강 피망으로 포인트. 강된장 살짝 찍어 얹어 주면 잘 안 떨어져요.
근데, 김밥 때깔이 영 별루죠? 그게 왜냐면... 김밥을 싸다 보니 이상하게 재료 갯수가 안
맞아요. 다 싸고 보니 크래미 한 개, 햄 두개가 남는 거죠. 유심히 보니 김밥 6개 중 3개가
눈에 띄게 수척한 거예요. 빼먹고 안 넣은 거죠. -_-
제가 다른 건 초보라 그런 실수 종종 하는데, 김밥 만큼은 그런 적이 없었어요.
역시 집중을 안하니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는군요. 그래서 김밥 살살 풀러 재료 쓱
밀어 넣고, 벌어지는 김밥을 잔말 말라고 김 한개 씩 더 말아줬어요. 그러니 그나마 저
모냥새라도 하고 있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남편 등산 보내놓고, 저의 완소 프로그램 <환상의 짝꿍>(귀선생님 어쩜 글게 귀여우시대요?)
보고 나서 정리하고, 행주 삶아 널어 놓으면 주말 살림이 마무리 됩니다.
저녁은 보통 산행 하고 내려와서 먹고 들어오거든요. 담날 아침 일찍 출근해야 하는
아내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죠.
행주 널어 놓고 82cook 접속하니 수국님이 넘 이쁜 행주 자수를 선보이셨더라구요.
주제 넘게 따라쟁이 본능이 꿈틀.

결혼할 때, 아기 낳으면 기저귀 만들라며 엄마가 들려 보내주신 소창이에요.
잊고 있었는데, 역시 고이 간직하고 있었네요. 함 묶었던 끈이구요.

그날의 사투가 얼마나 치열했는지 쭈글쭈글한 함끈을 보면 아시겠죠?
7시에 함 팔러 와서 11시 30분에 집에 들어왔답니다. 그날 제 생일이었는데, 신부 미역국이라도
먹게 해달라고 간신히 사정해서 그나마 12시 전에 들어왔어요. 노총각 장가 보내면서
신났나 봐요. ㅎㅎ

찾아 보니 고등학교 때 참고서를 간직하고 있는 책가방에 수틀도 있네요. 고 2때 썼던 거예요.
실도 그대로 있구요. 한땀 한땀 놓다 보니 눈물이 글썽... 문득 생각 해보니 저 고 2 때 엄마
연세가 딱 제 나이인 거예요. 엄마가 꽤 일찍 결혼하셨거든요.
엄만 나보다 어린 나이에 정말 못하는 게 없으셨어요. 인터넷도 없던 시대에 어디서
뭘 배운 것도 아니고, 그냥 눈썰미나 책만 보고도 뚝딱 만들어 내셨죠.
지공예, 지점토, 옷, 뜨개질, 각종 요리... 너무 재주가 많으셔서 빨리 가신 걸까요...
(헉, 발가락이 찬조 출연 하셨군요. 손가락 아니라 발가락이에요. 발가락에도 저 짓 하고
다닌답니다. 뭐 여름에만 살짝... ^^;)

찾아 보니 엄마 작품이 있네요!! 저 말구요, 분홍 장미요. ^^;;; 저게 일일히 지점토로
만든 장미예요. 사진상으로는 잘 안보이지만 실물로 보면 진짜 장미 같아요.
모두 색깔도 다르고, 하나도 같은 모양이 없는... 이 사진을 왜 찍었나 했더니, 제 스무살
생일 선물이었네요, 저 장미 꽃바구니. ^^

연필이 없어 밑그림도 안 그리고 한 건데, 그래도 모양새가 나오니 뿌듯 하네요.
바늘 잡는 순간 떠올려지는 단어로 그냥 막.
그래도, 나름 둥글려도 주고, 꺽어도 주고, 모냥 좀 내봤어요.

돌아오는 주말 부터는 제대로 함 해보려구요.
외가 쪽이 유럽에 사셔서 엄마가 여행을 참 많이 다니셨는데, 가장 인상적인 곳이 Africa
였대요. 미국으로 노예들을 잡아가기 전 가둬 뒀던 지하 감옥 이야기를 하시며,
사람이 사람에게 어떻게 그렇게 잔인할 수 있는지, 수백년 전의 한기가 전해지는 듯 해
눈물을 흘렸다는 말씀을 하시며 또 한번 눈시울 적시던 모습이 눈에 선해요.
저, 착하게 열심히 살려구요.
엄마 몫까지 제가 대신 살아 드리려면 저 정말 수퍼우먼이 되어야 해요! 불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