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 납쉐요~
가만히 있어도 막막 불러주실 걸 알고 있지만,
저 부를 때까지 기다리다 못 이기는 척 나오는 그런 여자 아니라서요~
저처럼 안 불러도, 행여 기억하는 사람이 없어도, 그간 눈팅만 했었어도
이 참에 자진 납쉐 릴레이가 이어지길 바래요~
자진 납쉐가 이리 이어지는데, 소환 되신 분들 모른척 하기 없기예요~
(물결 무늬 남용하니 촌스럽네요. 저 좀 들뜬 듯. 이해해 주세요~)
간만에 인사드리니 좀 어리버리 하기도 하고 (한번 날려 먹었음요 ^^;)
걍 제가 하던대로 초보자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과정샷으로 인사 드릴게요.
육아에, 가사에, 생계를 위한 일에, 그리고 나랏 걱정에 몸 고생, 마음 고생 많았을
82님들을 위해 몸 보신에 좋은 요리를 준비해봤어요. 해신탕이예요.
바다 용왕님이 좋아하셨다고 하죠?
해산물이 풍부하고, 토종닭까지 넣어 푸짐한 영양 덩어리죠.
달리 간이 필요 없어 좋은 재료 구해 깨끗이 손질만 하면 누구나 쉽게 맛을 낼 수 있어요.
주재료 : 토종닭, 산낙지, 대하, 전복, 백합
육수 재료 : 한약재, 대추, 통마늘, 대파, 양파
곁들임 : 녹두, 찹쌀
녹두와 찹쌀은 깨끗이 씻어 찬물에 불려 줘요. 전 2-3시간 불렸어요.
그간 키톡도 잠잠하고 해서 요리를 TV로 배웠어요.
아니, 제가 아무리 만년초보 딱지 달고 있지만 신동엽과 성시경에게 요리를 배워서 되겠어요? 언니들 나빴어!
그래도 여기에서 배우는 팁이 꽤 유용하답니다.
녹두와 닭은 환상 궁합이라 함께 섞어 주면 맛도 더 고소하고, 영양도 UP!
토종닭은 깨끗이 씻은 후 우유에 재워 잡내를 제거해요.
요리하면서 꼼수 부리는데 이젠 도가 텄어요.
물을 넣은 비닐봉지를 군데 군데 넣어주면 적은 양의 우유에도 닭을 폭 잠기게 할 수 있죠.
본격적인 요리에 앞서, 남편 배고플까봐 일단 산낙지와 대하 회를 쓱 밀어줍니다.
대하가 어찌나 팔딱 거리던지 싱크대 밑으로 튀고 난리난리~
도마 밖으로 기어 나오는 산낙지를 눈 질끈 감고 칼로 내리 쳤더니
남편이 웃으며 "우리 OO 아줌마 다 됐네" 그럽니다. 이미 백만년 전에 아줌마 됐어~
그 기세를 몰아 목장갑 끼고 펄떡 거리는 새우 목을 비틀어 에잇 에잇!!
육수 낼 재료들이예요.
한약재팩은 우리 집 앞 단골정육점에서 토종닭 사면서 함께 산 건데,
상지, 산뽕나무, 황기, 가시오가피, 당귀가 들어 있어요.
크기도 넉넉하고 푸짐해서 삼계탕은 물론이고, 큰 토종닭이나 오리 백숙 할때도 그만이죠.
대파의 파란 부위는 진액 때문에 국물을 탁하게 만드니 흰 부분만 적당히 잘라 넣어요.
큰 들통에 물을 가득 넣어 팔팔 끓으면 우유에 재워뒀던 토종닭을
넣어 튀기 듯 데쳐 줍니다.
닭의 불순물과 기름기를 잡기 위함이니 닭을 넣어 내려간 온도가
다시 펄펄 끓을 정도까지만 데쳐 주면 돼요.
데친 닭은 깨끗이 씻은 후 가위로 기름기를 잘라 제거해줍니다.
닭을 속까지 깨끗이 씻어 주어야 잡내가 나지 않아요.
신혼 때 복날에 삼계탕 해보겠다고 닭을 두 마리 사와서 개수대에 턱 풀어놓고는
뽀얗고 미끄덩거리는 살에 겁 먹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눈물이 다 날 지경이었는데,
진짜 아줌마 다 됐네. 닭 목 부위 좋아하는데, 목이 길어 어찌나 반갑던지. 풉.
토종닭, 육수 낼 재료들을 넣고 푹푹 끓입니다.
육수가 끓기 시작하면 재료들이 둥둥 떠올라요. 이럴 땐 잘 소독한 채반을 엎어서 눌러주면 됩니다.
육수 낼 때는 재료가 들썩들썩 할 정도의 화기로 끓여주어야 국물 맛이 잘 우러 나거든요.
채반이 없을 때는 육수팩에 숯돌 같은 걸 실로 묶어 잠기게 해주면 돼요.
국물이 20% 정도 졸아들 때까지 푹푹 끓여준 후, 불순물은 걷어 내줍니다.
양파, 대파 등의 야채는 오래 끓이면 물러져서 국물을 탁하게 만드는데,
그 전까지 끓이면 딱 알맞아요.
면보에 걸러 주구요.
베보자기에 불린 녹두와 찹쌀을 넣어 줍니다.
바다 맛을 더할 조개, 새우를 껍질 째 넣어준 후 베보자기를 넣고
쌀이 익을 때까지 한번 더 끓입니다.
자 이제 준비가 끝났어요. 전골 냄비로 옮겨 담아요.
끓이면서 먹을 거라 닭은 먹기 좋은 크기로 쭉쭉 찢어 준 후
다시 육수를 부어 줍니다.
다시 육수가 끓을 때까지 밥상 세팅을 마친 후,
(남편 손가락 찬조 출연.
어렸을 때 밥상 앞에서 딴 짓 하면 엄마한테 혼났는데,
요즘 한창 바쁠 때라 이해하기로 해요~)
낙지와 전복 투하
낙지가 어찌 센지 손목을 감고 팔로 기어올라와 이번엔 진짜 울뻔 했어요.
놀란 남편이 잡아 떼서 넣어줌. 조 위에 찬조 출연한 저 손으로 말이죠.
약한 척 한 거 아니예요. 싱싱한 낙지 때문이에요~
잽싸게 뚜껑을 닫고 낙지를 용궁으로 보내 줍니다.
신동엽 버전으로 "고마워, 잘 먹을게~" 굿바이 인사 한방 해주고요.
낙지가 잠잠해지면 바로 꺼내 가위로 적당한 크기로 잘라 먹습니다.
낙지와 전복은 오래 끓이면 질겨지니까 살짝 익혀 야들야들하게 드세요~
얼추 먹다가 베보자기에 있던 찹쌀과 녹두를 풀어 같이 먹으면
든든한 한끼 식사 완성
전골이나 샤브샤브 요리는 이 마지막 죽이나 볶음밥이 화룡점정이죠?
신성한 레시피에서도 신동엽이 녹두닭한마리를 해서 아주 잘 먹더군요.
국물이 진국이라 따로 간 맞출 필요도 없고,
몸에 좋은 해산물과 닭까지 맘껏 먹을 수 있는 의외로 간편한 요리예요.
요즘 태국 요리에 관심이 많아져서 얼마전 인터넷으로 향신료를 잔뜩 구매했어요.
이걸로 연말에 카오팟꿍과 태국식 쌀국수 해먹었구요.
사진이 20장 밖에 안 올라가 보여드릴 수가 없네요. 얼른 다시 와야쥐.
이거 늘어 놓으며 신기한 향신료 가득하던 J-mom님의 주방이 생각 나더라구요.
중국요리의 고수님, 어서 오셔서 많은 지도 편달 바래요~
앗, 세어보니 한장 남아서 맛보기 투척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