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심리적인 것도 있겠지만 몸이 민첩하게 움직여지지가 않고 자꾸 굼뜨고,
맘과는 달리 자꾸 느슨해집니다.
하지만 몸과 마음이 처질수록.. 힘든 가족을 위해 따뜻한 밥상을 차려주는 것이 바로 엄마의 몫인 것 같아요.
예전에 한 때 엄마 밥 주세요.. 여보 배고파 할 때마다 짜증이 난 적도 있었지요. 내가 뭐 밥순인가..그저 밥, 밥..하게..하면서요. 하지만...... 그렇더라구요.
힘들 때..위안이 필요할 때... 따순 밥 한 그릇은 정이고,,사랑이고, 그 어떤 것보다 위대한 힘을 지니게 된다는 것을 알았어요.
사는 게 다 힘든 지요. 그저 이 따순 밥 한 그릇, 뜨건 국물 목에 넘기면서 다시 살아가는 거지요.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먹고 다시 힘을 내서... 달려보는 거에요. 내일의 희망을 안고 말예요.
오늘 아침 고등학생 막내를 위한 밥상을 일차로 차려 학교 데려다 주고 돌아와서 나머지 가족들 밥상을 차렸어요. 이런 날은 대개 아이가 좋아하는 메뉴로 간단하게 먼저 차려주게 되지요. 어차피... 반찬 쭉 늘어놔도.. 먹는 것만 먹으니까요.
채끝살 고기 조금 남은 한조각으로..버섯소스 올린 소고기구이와 연두부, 단무지로 간단하게 해결했습니다. 아이가 스테이크엔 버섯소스 올린 게 제일 맛있다 하거든요.

오늘 버섯소스는 달군 팬에 포도씨유 약간 두르고 마늘편, 양파채를 넣고 달달 볶아 향을 내다 느타리 버섯 찢은 것을 마저 넣고 볶았지요. 그런 후에 A1 한술, 시판 스테이크 소스 반술, 케첩 약간 넣고 후추 간을 해서 걸죽하게 끓인 소스인데요. 버섯, 마늘, 양파 넉넉히 넣어 하면 그냥은 절대로 먹지 않는 양파, 마늘을 남김없이 먹어서 참 좋더라구요. 한쪽에 연두부 세조각도 과일 둥근 스푼으로 떠서 주었더니... 접시에 밥 한톨 남김없이 깨끗하게 먹었더라구요. 사실.. 시간적인 여유가 있으면 감자 샐러드라도 해주었으면 더 좋았지만....
아이를 학교까지 데려다 주고 와서 다시..반찬을 합니다.
남편을 위한 밥상을 차릴 때 신경쓰는 것 참 많아요. 요구 사항이 많거든요.
우선 간을 극소량으로 할 것, 야채와 두부, 생선을 빼먹지 말고 놓을 것, 국물이 있어야 할 것 등등요.
오늘은 꽁치를 구울려고요. 지금 신선실에 보관되어 있는데, 싱싱할 때 먹어야 할 것 같아서요.
꽁치는 요즘 일본산, 대만산... 우리 것이 없드만 엊그제는 국산이라 표기가 되어서 반가운 마음에 얼른 집어왔거든요.근데... 예전에 비해 요즘 꽁치는 기름기도 많고... 좀 비린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떻게 구울까 하다가.. 기름기도 뺄 겸..미니 오븐에... 향신채를 넣어서 구울까 해요.
과일 껍질, 파 뿌리, 귤, 한라봉 껍질 이런 것 깨끗하게 세척한 후 식초물에 잠시 담궈 두었다가 건져서 냉동보관을 하는데.. 오늘 같은 날이나 수육이나 립 굽기전에 삶을 때 요긴하게 쓰여요.
오늘은... 지난번 햇양파 샀을 때 푸짐하게 나온 양파 줄기랑 한라봉 껍질, 그리고 엊그제 손질한 쪽파 파뿌리를 이용했어요.
미니 오븐 밑에.. 향신채를 깔고 고기나 생선을 구우면 집에 비린내, 누린내도 좀 줄어들고, 또 훈제처럼 생선에도 맛과 향이 배어나서 담백해져요.

다 굽고 난 후에 모습이죠..
꽁치는 이렇게 구워 지고 말이죠..

남편은 생선도 좋아하지만 된장국, 야채 두부류를 참 좋아해요. 늘 먹는 음식인데도 질리지도 않나 봐요. 상에 안 보이면 꼭 찾거든요..오늘은 두부가 없네. 야채는? 하구요.
오늘은 연두부를 생으로 데쳐서 준비했구요. 야채는 빨간 파프리카와 산마를,,아. 청경채도 살짝 데쳐서 쌈사먹도록 준비하고 느타리버섯도 숙회로 초고추장에 찍어먹도록 했어요. 국물은 된장국 대신 시래기된장찌개이구요.
파프리카 색이 어찌나 곱던지요.. 하얀 산마와 빨간 파프리카의 색이 정말 고와요.





아..참 조기 보이는 멸치 있지요? 대부분 밑반찬으로 조리거나 볶아서 먹잖아요.
저희집은 밑반찬으로 한통씩 해놓으면 꼭... 버리게 되더라구요. 계속 몇끼씩 먹는 것도 좋아하질 않고 그래서 그러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그냥 한끼 먹을만큼씩만 해요. 오늘도 그렇게 한 건데.. 아주 간단한 방법이랍니다.

우선 멸치 다듬은 것을 한끼 분량만 머그 컵에 담아서.. 포도씨유 약간을 끼얹어서 머그 컵을 탁탁 위 아래로 쳐가면서 기름옷을 약간만 입힌 다음에 렌지에 딱 1분만 돌려요(양이 많을 땐 조금 더 돌려야겠지요?)
그런 다음에 한김을 식히고, 제가 만든 엿장 한 술, 깨소금 약간만 넣고 역시... 머그 컵에서 뒤적여가며 소스를 묻혀줍니다.. 이거.. 아주 간단하게 바삭하면서 맛있는 멸치볶음이 되는 셈이죠.

뚝배기에 얼갈이 배추로 만든 시래기 된장찌개도 보글보글.... 준비되면 남편이 좋아하는 웰빙 밥상이 되는거에요.
전 시래기를 지질 때는 멸치를 통채로 넣고 지져야 진한 맛이 나는 것 같아요. 대부분은 멸치 육수를 사용하는데 이건 예외죠. 또 시래기는... 좀 흐물흐물해지도록... 오래 끓여야 진한 맛이 나서 좋더라구요. 딱 그 상태입니다.
그리고 요즘... 마트에 가면...오이지 오이, 장아찌 담글 햇마늘, 매실이 지천이더군요.
햇마늘 사서... 저장해놓고 먹어도 좋구요. 매 끼마다 조금씩 굽거나 볶아서 가족들에게 줘도 그만이에요.
햇마늘은 약간 달달한 맛도 나거든요.
얼마전 신종플루에 한국인이 강한 이유로.. 이 마늘을 꼽기도 했더군요.
그러니.. 지금 맛 좋을 때 많이 먹어 두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오늘 아침엔... 샐러리와 당근만 갈아서 야채쥬스 준비해 주었구요.
다른 날 같으면... 샐러리에는 배,,,, 당근에는 사과...요렇게 즙을 내 주는데..오늘은 샐러리와 당근을 갈아 주었어요. 왜냐구요? 요즘 계속 늦게 귀가하는 남편에게 소심한 아내가 주는 벌이라고나 할까요? 남편... 오늘은 왜 이렇게 써? 하면서도 한방울도 남기지 않고 다 먹습니다....
그럼 당연히 쓰지...달겠습니까?
그래도... 콩국도 고소하게 갈아서 주었어요.

진한 콩국... 끓이기도 참 쉬워요. 레시피를 한번 올려야겠어요.
방법만 잘 숙지하면 메주 냄새도 나지 않고..비린 맛도 없는 콩국이 됩니다
이 메주콩....콩 껍질채로 그냥 갈아서 만든 거랍니다. 전에는 일일이 불려서 겉껍질 다 벗겨내느라 어찌나 힘을 뺐던지..그런데 이 방법으로 해 보고 나니.... 편하고 좋아요. 물론..믹서의 성능이 요즘 아주 좋아진 탓도 있을 거에요.
여름엔.. 콩물을 넉넉히 갈아놓았다가 간식으로도 먹고 콩국수를 해 먹기도 하고, 냉콩국에 오이채를 썰어서 먹어도 좋아요.
전 원래 반찬을 한끼에 소비될 양만 조금 놓지만 그래도.. 조금씩 남긴 해요.
그럴 땐.. 바로... 반찬통에 담아서... 제가 점심에 그걸 먹으려고 애를 쓰는 편이에요.
오늘 아침에 남은 반찬들입니다.

그리고 이건 아까 말한 멸치볶음에 쓰인 엿장입니다.
제가 자주 쓰는 양념중 하나인데.. 이젠 조금밖에 안 남아 다시 끓여야겠어요.

엿장 레시피:: 물엿 1컵, 설탕 2술, 생강즙 1술, 진간장 반 컵, 정종 2술, 멸치가루 1술, 표고가루 1술을 모두 합쳐서 냄비에 넣고 센불에서 끓으면 약불로 줄여서 농도는 흘려 보아서 똑똑 떨어질 정도의 농도로 졸이면 됩니다.
조림장 종류로... 제가 만들어 놓고 쓰는 것은 세가지인데요.
이게 가장 일반적인 조림간장(엿장)이구요. 또 하나는 사과와 레몬, 양파를 넣어서 만든 과일맛 조림장이 있구, 나머지 하나는..... 멸치, 북어, 마른 새우, 대추, 무, 양파 등등이 들어간 종합양념격인 깊은 맛의 조림간장인데.. 멸치엔.. 그냥 엿장이 제일 나은 것 같아요.
엿장은 그냥 기본적인 조림장이라... 이걸 베이스로 해서.. 양념을 배합할 수 있어서 가장 많이 쓰게 되는 것 같기도 해요. 감자, 어묵, 다시마조림같은 조림에도 좋구, 볶음 요리에도 좋아요. 또 튀김요리의 소스 만들 때도 유용하게 쓰이니.. 아직 안 써보신 분들은 써 보세요.
저희 시어머니, 친정어머니는... 이거 넉넉히 만들어 싸달라고 하실 정도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