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근래 자주 만들어 먹곤하는 저희집의 일상의 단촐한 반찬들 이야기예요.
특별할 것도 전혀 없는 말 그대로 엄마가 해 주는 친근한 집밥 이야기지요.
화려하고 생소한 느낌의 음식보다는
언제든 이렇게 즉석에서 부담없이 만들어 먹는 기본반찬이나 뜨끈한 국물이 있는 밥상이 저는 참 좋습니다.^^
<향긋한 돌미나리 나물무침>
얼마 전 시댁에 올라가니 이웃에서 푸짐하게 뜯어서 나눠 주셨다며,
돌미나리를 저희집에도 이만큼이나 넉넉히 나눠 주시네요.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와서 집에 돌아와서 바로 손질을 합니다.

이파리를 뜯어낸 미나리 줄기는 깨끗하게 다듬어 씻어서 새끼 손가락 길이 정도로 총총 썰어서,
불에 올려 둔 냄비속의 물이 팔팔 끓을때에 넣어 줍니다.
그리고는 오래 두지 않고 살짝만 데쳐내지요.

이렇게 데쳐 낸 미나리는 찬물에 담궈 뜨거운 열기를 빼주고는
손으로 뭉쳐서 물기를 짜 냅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볼이나 넉넉한 대접을 꺼내어 미리 만들어 둔 초고추장, 깨소금, 참기름과 함께 버무려 내면 되지요.
초가 들어간 양념은 참기름과 어울리지 않는 경우도 가끔 있지만,
이렇게 미나리를 초장에 무쳐낼 때에는 참기름이 함께 조금 들어가야지 더 새콤달콤 하면서 참기름의 뒷맛이 고소하니 미나리의 향이 더 맛있게 잘 살아나요.

향긋한 미나리 향과 새콤달콤한 초장맛이 어우러져서 그냥 밥도둑이 따로 없는 반찬이예요.
아이들이야 일부러 나물반찬을 찾는 일이 참 드물지만
우리 어른들은 나른한 봄 날.. 이런 입맛 당기는 향기롭고 쌉쌀한 여러 나물 반찬들을 맛보면서 자연으로부터의 힘을 얻쟎아요.
계절에 맞는 제철 농산물들을 부지런히 찾아 먹는 것...
보약으로 기를 보충해주는 것 이상의 더 큰 건강을 내 몸에 선물해 주는 가장 쉽고도 즐거운 방법이지요.

물론 이 돌미나리는 생으로 무쳐 먹어도 씹히는 식감이 아삭하고 참 향긋하니 맛있어요.
초고추장 등으로 위와 같은 방식으로 양념을 해서

이렇게 즉석에서 무쳐서 상에 올리면 그냥 보기만해도 벌써 입에 침이 가득 돌지요.
미리 미나리를 손질해서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면, 바로 꺼내어 양념에 무쳐서 내기만 하면 되니
바쁜 아침에는 이렇게 생미나리 나물로 무쳐 드시면 만들기도 훨씬 빠르고 좋아요.

<쑥갓나물>
저희집 냉장고를 열어보면 여러 제철 채소들이 참 많아요.
제가 시장에 장보러 다니면서 사오는 것이 물론 대부분이겠지만,
소일꺼리로 짬 날때마다 조그마한 텃밭에 들러서 약 안치고 이것저것 부지런히 재배해서 저희 집에 나눠주시는 고마운 시아버님 덕분에 몸에 좋은 먹을꺼리들이 더욱 넘쳐납니다.
얼마 전에도 밭에서 뜯어 오셨다며 저희집에 잠시 들리셔서는 쑥갓나물과 상추를 한가득 안겨주시고 가셨어요.
그자리에서 바로 뜯어 검은 봉다리에 꾹꾹 눌러 담아 갖다 주시는지라,
신문지를 넓게 펼쳐놓고 손질하려고 하면 텃밭의 흙과 함께 봉지속에 묻혀 온 개미나 무당벌레, 달팽이들까지 기어나오곤 해서 첨엔 기겁을 하고 놀랐었지요.
무공해의 좋은 먹을꺼리라서 이렇게 살아있는 곤충들이 함께 공생하는걸 알기에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이번에 받은 쑥갓나물도 받자마자 깨끗이 씻어서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아침 식사때 쑥갓나물 무쳐서 상 위에 올리려고 꺼냈어요.
그동안 이미 많이 먹어서 처음에 그리 많았던 쑥갓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데쳐서 나물을 무치려고 쑥갓을 도마위에 올려서 반으로 끊었어요.
쑥갓 이파리는 너무 보드랍고 약해서 뜨거운 물에 들어가면 금새 숨이 죽지만 줄기부분은 아무래도 두껍고 많이 억세기 때문에,
일단 이렇게 줄기부분 쪽을 반 정도로 뚝 나누지요.
그리고 뜨거운 물에 데칠때에 모두 같이 넣는것이 아니라 이 질긴 줄기부분을 먼저 넣어요.
이렇게 먼저 익혀지는 줄기가 끓는 물 안에서 어느정도 부드럽게 휘어질 때 나머지 이파리 부분까지 넣어주면 모두 골고루 잘 어우러지게 데쳐져 나오지요.

이렇게 펄펄 물이 끓을 때에 질기고 두꺼운 줄기 부분을 먼저 넣어 주고

어느 정도 줄기가 야들하니 데쳐지면, 나머지 줄기 위쪽의 풍성한 이파리 부분을 모두 함께 넣어서 데쳐 내는 거지요.

데쳐진 쑥갓나물은 뜨거운 냄비채로 채반에 부어 뜨거운 물은 흘려 버리고,
바로 찬물을 틀어 열기를 빼 주어 차갑게 식혀 줍니다.

그리고 나물을 건져내어 양 손으로 꼭 짜서 물기를 빼 주고는 양념에 조물조물 무쳐 주기만 하면 되니 참 쉽지요.
이렇게 물기빼고 꼭 짜 낸 쑥갓나물을 적당한 볼에 넣고 국간장, 참기름과 함께 바로 즉석에서 빻은 깨소금을 넣어 골고루 잘 버무립니다.

아침에 이 쑥갓무침을 저희 큰 딸이랑 남편이 참 맛있다면서 된장찌개와 함께 밥을 고봉으로 한 그릇씩 먹었답니다.
아직 어린 우리 9살짜리 막내녀석은 몸에 좋은 나물이라고 해도 쑥갓 특유의 향에 적응이 아직 안되어서 다른 반찬들을 먹네요.
저 역시 요만한 때에는 쑥이나 쑥갓, 당근, 도라지 같은 특이한 뒷맛이 느껴지는 음식들은 손도 대지 않으려 했으니...
좀 더 크면 없어서 못먹으려니 하고는 절대 억지로 먹이지는 않아요.
내년이면 중학생 되는 저희 큰 딸도 요만한 때는 이런 음식들은 가리고 먹질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 키가 자라면서 입맛도 점점 어른스러워 지는 것을 봐 왔기에...
그저 오늘도 이런저런 나물을 반찬으로 만들어서 먹어보라고 권유하기만 할 따름이지요...^^

<생취나물 무침>
얼마전 산청에 갔을 때 그 곳 산골짜기에서 뜯어온 산나물 몇몇 중에서 가장 맛좋은 나물은 단연 이 취나물이지요.
저희집의 두 남매 예인이와 예본이가 취나물이 어떻게 생긴것인지 이 날 즉석에서 할아버지께 가르침을 받고서는...^^
커다란 마트봉지를 들고 다니면서 열심히 뜯어서 가져온 귀한 나물이예요.
눈이 보배라고...아이들에게 한번 가르쳐주니 두 눈을 반짝거리며 어른들보다도 얼마나 더 잘 찾아내던지요.
아이들이 서툰 손으로 끓어서인지 유독 흙이 많아서
검은 구정물이 안 나오고 물이 맑게 나올때까지 깨끗이 씻고 삶아 냈지요.
나물이 다 그렇지만 특히나 이 생취나물은 푸짐하게 많아 보여도 씻어서 삶아 놓으면 양이 팍 줄어 들지요.
시장에서 사 온게 아니라 한 잎 한 잎 아이들이 고사리 손으로 열심히 뜯어 온 것인지라...
더 감사하는 마음으로 잎사귀 한 장이라도 허투로 흘러 내려가지 않도록 저도 조심조심 했답니다.
집된장 조금 넣고 참기름, 그리고 방금 즉석에서 갈아서 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하는 깨소금만 넣어서 버무려 주면
취나물이 지니고 있는 본래의 쌉싸름하고 풋풋한 향이 그대로 느껴지는 나물 반찬이 되지요.

깨끗이 씻은 손으로 조물락 조물락 양념이 골고루 묻도록 잘 비벼 주었어요.

이렇게해서 나오는 구수한 된장 향 박힌 취나물 한 접시...
밥 한공기 앞에 가져와 젓가락이 몇번만 왔다갔다하니 금새 없어지네요.
취나물을 말려서 저장해 두었다가 두고두고 먹을수도 있지만
이렇게 싱싱하고 향긋한 내음이 담긴 보드라운 생취나물의 맛은 일년 중 이 봄에만 경험할 수 있는 참 소박하면서도 호사스러운 맛이지요.

이 생취나물을 삶아서 양념재료를 조금만 바꿔서 조물조물 무쳐내어도 완전히 다른 맛의 반찬이 됩니다.
바로 위의 방법으로 구수한 된장양념으로 무쳐서 시골 반찬처럼 나물을 만들어 먹어도 맛있지만,
고추장 조금에 다진마늘 약간, 참기름, 구운소금 약간으로 간 해서 무쳐내면 또 다른 맛이예요.
젊은 사람들은 이렇게 고추장으로 무쳐내는 쪽을 더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구요.

약간 매콤한 맛이 돌면서 쌉싸름한 봄나물의 향과 잘 어우러지는 이 양념맛이 얼마나 쫙쫙 입에 붙으며 달게만 느껴지는지...
아주 맛있게 그리고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서 먹은 찬들이라 더 내 몸에 좋은 피가 되고 살이 된 듯 합니다.
제철에 먹는 이런 생명력 가득 담긴 먹을꺼리들을 이것저것 골고루 부지런히 만들어 먹는다는게 참 중요한 것 같아요.
이런 음식들이야말로 앞으로 또 계절이 바뀌면서 다가올 더위와 추위에도 건강을 지켜주는 에너지원이 되겠지요.

<장 봐 온 가래떡으로 만든 떡구이와 간장떡볶이 그리고 푸짐한 라면 한 냄비>
아이들이 좋아하는 떡구이를 자주 만들어 먹다 보니
슈퍼에 가거나 시장에 가면 늘 이런 포장가래떡이 눈에 띄면 하나둘정도는 꼭 사옵니다.
방앗간에 직접 좋은 쌀 가져가서 바로 뽑아먹는 가래떡 맛 만큼은 안되지만,
아쉬운대로 이런 시판용 가래떡도 후라이팬에 기름두르고 약불로 잘 굴려가며 골고루 구워내면
겉은 파삭하고 속은 쫀득하니 참 맛이 좋지요.
아이들이 간식 찾을 때 그냥 과자 한봉지 건네주기 보다는 이렇게 가래떡 한 팩 사와서 집에서 구워주면 속도 든든하니 편하구요.
시장을 오고가며 저렴하게 이 가래떡 한 팩 사오면 이래저래 다양하게 버릴 것 하나 없이 잘 먹게 됩니다.

낮에는 아이들이 떡 구워달라고 해서 이렇게 한 팩 사온 가래떡을 노릇노릇하게 구워서 맛있게들 먹고

저녁에는 출출해서 떡구이 남은 것으로 간장떡볶이를 해 먹었어요.
말랑말랑한 가래떡이 아니어도 이렇게 구워놓은 떡을 가지고도 간장떡볶이나 일반 고추장떡볶이 어느것이든 다시 만들어 먹을 수 있지요.
먼저 냉장고안의 몇가지 채소들을 꺼내어 후라이팬에 슬쩍 볶다가

넓적한 어묵 한입 크기로 자르고 먹다남은 떡구이도 먹기 편하게 잘라서 함께 넣어서 볶았지요.
떡은 시간이 지나 굳어져도 또 약불로 서서히 열을 가해주면 다시 말랑말랑 해지니
먹다 남아도 별 신경쓸 것 없이 또 다른 음식들로 새롭게 만들어 먹게 되니 버릴것이 하나도 없네요.

적당히 맛있게 달달하면서도 짭쪼롬하게 간장 양념물 맞춰서 잘 섞어가며 볶아주기만 하면 완성이니 참 쉽지요.

심심하게 양념 맞춰 간식으로 부담없이 먹어도 좋고, 조금 짭짤하게 만들면 밥반찬으로 함께 곁들여도 좋아요.
버섯이 있으면 종류에 관계없이 풍성하게 넣어서 함께 볶아내면 밥반찬 하기에 더욱 좋구요.

마트에 가보니 삼양라면이 4개 묶음되어 이런 포장으로 나와 있길래 한묶음 사 왔어요.
건강상의 이유나 기호가 안맞아서 라면을 특별히 싫어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또 잘살고 못살고 따질 필요도 없이,
자의든 타의든 어릴때부터 이어져 온 라면과의 인연은 앞으로도 우리의 한 평생동안 길게 이어질 것 같지요?^^
그러하기에 라면 한 봉지 끓이는 것도 기본 라면 봉지만으로 대충 만들어 먹기 보다는...
좋은 물에 좋은 재료를 듬뿍 넣어서 정성을 담아 끓여 먹습니다.
음식은 습관이 참 중요하쟎아요.
평소에 이런 라면 한가지를 끓일 때라도 대충 인스턴트 밀가루 음식으로 한 끼 때우는 식으로 만들기 보다는
각종 채소들과 고기나 해물, 계란 같이 냉장고 문만 열면 쉽게 꺼내 쓸 수 있는 좋은 식재료들을 듬뿍 넣어서 푸짐하게 끓여 먹는 거지요.
여기에 구운 가래떡이 있다면 가위로 먹기 좋게 한 입 크기로 끊어서 라면 끓일 때에 함께 넣어 먹으면
이 가래떡에 맛있는 라면 국물이 촉촉하게 베여서 쫀득쫀득한데다, 원래 베어있는 구수한 구운 떡맛까지도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하루정도 지나 딱딱해진 구운 가래떡이라도 이렇게 끓는 국물에 넣어주면 원래의 쫀득함이 다시 그대로 살아나지요.
라면을 끓이면서 제일 먼저 돼지고기 찌갯거리를 넣고는 고기가 푹 익도록 팔팔 끓여 줍니다.
좋은 고깃거리라면 이때부터 고기 자체에서 이미 뽀얗게 육수가 우러나면서 국물맛까지 더 좋아지게 되지요.

애호박도 썰어 넣고 양파와 붉은 파프리카, 그리고 국물이 시원하라고 콩나물도 빠짐없이 넣지요.
아낌없이 푸짐하게 싱싱한 채소 건더기를 올리고는 팔팔 끓기 시작하면 이렇게 구워놓은 가래떡을 가위로 뚝뚝 끊어서 넣어요.

그리고 다음으로 라면사리를 넣고

작지만 영양덩어리인 계란 한 알을 마지막에 넣는것을 절대 빠뜨리면 안되겠지요.

이렇게 속살이 통통하니 뜨끈뜨끈한 구운 가래떡부터 입안이 데이지 않도록 후후 불어가면서 먼저 건져 먹어요.
얼마나 푸짐한지 라면 하나 끓여서 밥까지 한공기 곁들이면 밀가루 음식이라도 배가 쉬이 꺼지지 않고 아주 오랫동안 뱃속이 든든하니 참 기분이 좋지요.

이제 재래시장에서 장 본 이야기를 조금 할께요.
채소는 정말 재래시장이 얼마나 싼지 몰라요.
그날 그날 시세에 따라 조금씩 바뀌지만 이날은 오이가 6개에 1000원.
보통은 굵기가 가는 편인데 오늘따라 내 팔뚝보다 훨씬 굵은 듯한 쥬키니호박이 쌓여있어서 1000원어치 달라고 하니 이것도 3개 넣어 주시네요.
청량초 홍고추는 보통 마트에서 파는 작은 소포장 용량과 비교해서 적어도 열배 정도 많은듯 한데도 이 많은게 역시 1000원이예요.

쥬키니호박이 얼마나 굵은지 바로 함께 사 온 오이와 함께 비교해 봤어요.
이렇게 굵어도 반을 뚝 잘라보니 굵은데도 씨가 없고 얼마나 싱싱하고 좋은지 보기만해도 기분이 좋아지네요.
저렴하게 싱싱하고 좋은 먹을꺼리들을 장 봐와서 손질하는 내내 기분까지도 덤으로 좋아지는 것...
이런것이 재래시장에서 장바구니들고 발품팔아 이것저것 사고
게다가 집으로 돌아온 후에도 덤으로 이어지는 소박한 즐거움 중 하나지요.^^

<푸짐하게 나물반찬 볶아서 먹기>
굵다란 주키니 호박은 아침상에 올릴 나물 몇가지 볶을 때에 함께 썰어서 볶을 준비를 해 봅니다.
워낙에 두께가 있으니 보통 주키니 호박 하나 썰어놓았을 때보다 그 양이 2배는 더 나오는 듯 하네요.

먼저 늘 나물의 가장 첫번째 볶음이 되는 콩나물부터 달달 볶아내고

이어서 무채를 썰어서 콩나물을 볶은 냄비에다 무나물도 볶아 봅니다.
원래는 무나물은 계획에 없었는데 콩나물 볶으면서 언뜻 무 생각이 나길래
냉장고안에 조금 남아있던 무 조각을 꺼내어 채 썰어서는 바로 콩나물에 이어서 볶았어요.

아직도 무 맛이 달아서 이렇게 볶아 놓으니 간보느라 하나 둘 씩 집어 먹다가 금새 확 줄어들 정도로 맛있네요.
남은 나물들로 나중에 고추장에 비벼서 비빔밥도 만들어 먹을 생각도 하면서 즐겁게 볶아내다보면, 나물 한가지 한가지가 금새 볶아지지요.

볶아낸 나물은 차례차례 큼직한 용기안에 얌전히 부어 두고

이제 이어서 호박나물을 볶았어요.
호박은 기름을 좀 넉넉히 넣어주고는 마늘과 새우젓을 같이 볶아주어야 입맛 돋구는 향과 간이 호박나물에 잘 어우러지지요.

너무 많이 볶게되면 호박이 다 부숴지니 어느 정도 적당하게 잘 볶아졌으면 불을 끕니다.
호박은 완전히 다 익히려고 너무 오래 불에 놔두면 다 으깨지니 적당할 때 불을 꺼두면 여열로도 알맞게 잘 익어요.
이 호박나물도 다른 나물들과 나란히 되도록 살그머니 냄비를 부어서 반찬통에 옮겨 놓습니다.
김치도 넣어두고 하는 제법 큼직한 찬통인데도 먼저 볶아낸 이 세가지 나물들로 넉넉하게 채워졌지요.

마지막으로 고사리나물도 볶아 내구요.
고사리나물은 저희 큰 딸이 나물반찬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반찬이지요.
저희 막내녀석도 고사리 삶을 때에 집안에 진동하는 그 특유의 냄새를 너무나 싫어하지만,
이렇게 볶아낸 고사리나물은 입을 오물오물 거리면서 참 잘 먹어요.

이렇게 찬통에 4가지 나물을 볶아서 담아두니 마음이 참 든든하네요.
미리 국이나 다른 일반 밑반찬이 준비되어 있다면 아침이라도 이렇게 퍼뜩 나물반찬들만 만들기는 별 부담이 없지요.
즉석에서 볶아낸 나물들인지라 아침밥이 더 맛있게 목으로 술술 넘어가니 참 좋구요.
큼지막한 양푼에다 밥 퍼서 집고추장 넉넉하게 넣고
이 나물들과 함께 슥슥 비벼서 저녁에는 비빔밥 해 먹을 생각하면 또 괜시리 즐거워집니다.
그래도 또 나물이 남으면 잡탕찌개에 넣어서 보글보글 두부넣고 구운 생선도 있으면 함께 넣어서 끓여내면
밖에서는 돈 주고도 사먹기 힘든 맛난 별미찌개까지 바로 즉석에서 쉽게 만들어 먹지요.
이러니 어찌 나물반찬을 즐겨 만들지 않을수가 있겠어요...^^

<순하고 보드라운 가지나물>
보드라운 가지나물이 먹고 싶어서 시장에서 사 온 싱싱한 가지 5개를 씻었어요.

마트에서 파는 가지는 이런 경우가 좀 드문 듯 하지만,
재래시장에서 갓 따 온 싱싱한 가지를 사게되면 이렇게 꼭지부분에 가시가 살아있는 가지를 사게 될 때가 있지요.
이것도 장미가시마냥 찔리면 아주 아프니 싱싱한 가지를 사 오면 처음 씻고 다듬을때에 특히나 이 꼭지 부분을 조심해서 다뤄야 해요.

가지를 다듬을때에는 이렇게 가닥가닥 덮여있는 꼭지부분을 활짝 위로 젖혀주고는,
일단 물로 안쪽부분을 깨끗이 씻어 줍니다.
깨끗한 듯 해도 안쪽에 이물질이 끼어 있을때도 많아요.

그리고는 이대로 손으로 쭉 위로 잡아당기듯이 꼭지 가닥가닥을 떼어 내지요.
그러면 끄트머리에 요만큼의 단단한 꼭지부분만 남게 되는데 가지를 반찬으로 만들어 먹으려면 여기를 톡 끊어서 사용하면 되지요.

이렇게 끄트머리의 짤막한 가지꼭지 부분만 칼로 톡 끊어내고 쓰면 됩니다.
처음부터 제법 기다랗게 덮인 꼭지부분까지 그냥 모두 달랑 끊어버리고 쓰면,
안쪽에 숨어있는 아까운 꼭지 윗부분 속살을 그냥 버리게 되겠지요.
가지꼭지는 말려서 약으로도 많이 씁니다.
손질해서 음식만드는 가지가 양이 많으면 이 꼭지들도 모아서 말렸다가 물에 달여 마시면 입냄새나 구내염, 기침에도 효과가 있지요.

꼭지를 정리해 주고는 이렇게 세로로 길게 반을 쭉 갈라서 준비합니다.

팔팔 김이 오른 찜통에 겹치지 않도록 나란히 가지를 올려 주고

뚜껑 덮어서 가지 속살이 폭신하게 익도록 푹 쪄내면 되지요.

젓가락으로 콕 찔러보고 부드럽게 찔러지면 이렇게 젓가락으로 찌른채로 하나씩 도마로 건져 내어서

긴 가지를 반으로 잘라서 원래 결대로 쪽쪽 손으로 갈라내듯이 칼로 썰어서 준비합니다.
원래 가지나물은 결을 따라 손으로 쪽쪽 찢어서 무쳐먹는게 제맛인데
방금 찜통에서 꺼낸 가지는 너무 뜨거우니 이렇게 칼로 잘라준거지요.
없어도 되지만 파프리카나 피망이 있으면 이렇게 조금만 잘라내어 작게 다져서 함께 무쳐내면 가지나물이 더욱 먹음직스럽게 색감도 잘 살아나지요.

쪄낸 가지와 빨간 파프리카와 초록피망 다진것을 함께 넉넉한 그릇에 넣고,
국간장으로 간을 하고 참기름과 깨소금을 넣어서 조물조물 무쳐내면

너무 부드럽고 맛깔스러워서 입안에서 목으로 그냥 스르르 넘어가는 가지나물 무침이 만들어집니다.
이가 부실해도 잘 먹을 수 있는 찬인지라, 특히나 나이드신 노인분들이 드시기에 참 좋아요.
매운것을 좋아하는 분은 다진 청양고추를 넣어서 부쳐드시면 되는데 가지의 순한 느낌을 제대로 살리기에는 이렇게 안매운 피망이나 풋고추 정도를 약간 섞어서 가볍게 버무려 먹는것이 더 제 맛인 것 같아요.
아침에 이렇게 가지나물을 만들어서 제 밥그릇 앞쪽에다 놓아 주었더니 저희집 막내녀석이 밥에 척척 걸쳐서 참 잘 먹네요.

<상추 겉절이>
시아버님께서 텃밭에서 기른 쑥갓과 함께 가져다 주신 상추예요.
직접 기르신것이라 얼마나 야리야리 보드라운지 그냥 맨 밥에 쌈장만 꺼내 쌈싸먹기만 해도 목으로 꿀꺽 너무 잘 넘어가는 상추지요.
씻어서 물기를 완전히 빼고는 냉장고에 두었다가 상추겉절이 해 먹으려고 시장에서 사온 오이와 함께 꺼냈답니다.

오이는 겉의 도톨도톨한 가시를 대충 긁어내주고 이렇게 적당한 두께로 약간 어슷나게 총총 썰어서 준비하구요.

좀 넉넉한 볼을 꺼내어 상추와 오이를 담아 놓고

수저로 고춧가루와 깨소금, 설탕, 간장, 식초를 적당하게 덜어 넣어 바로 그 자리에서 살짝 버무려 냅니다.
미리 딱 정확하게 간을 맞추고 싶으면 먼저 다른 용기에 이 양념들로 겉절이 양념장을 만들어 두었다가 버무려 내세요.
저는 그냥 바로바로 이렇게 양념 부어 버무리는게 더 빠르고 편해서 이렇게 합니다.

상추가 숨이 빨리 죽지 않도록 골고루 양념이 잘 퍼지도록 살살 버무려서는

넉넉한 접시에 담아서 상에 올려서 맛있게 먹었답니다.
상추겉절이는 워낙에 부피가 풍성하니 마땅한 접시를 꺼내지 않아도
이렇게 냉면기에 넉넉한 양을 소복히 담아서 상에 올려 먹지요.
혹시라도 숨이 죽고 물이 생겨 남게되는 상추겉절이는 다시 오목한 접시에 담아서는
기름없이 불위를 스르륵 지나가게해서 구워낸 생김과 함께 싸 먹으면 또 그 맛이 별미지요.

<매운탕용 잡뼈 갈무리하기>
시장안에 있는 횟집 앞을 지나다가 횟감 발라내고 내어 놓은 매운탕꺼리도 사 왔어요.
한 소쿠리 넘치게 담아 놓은것을 2000원어치라 해서 사 왔는데 집에 와서 봉지를 열어보니 푸짐하니 양도 얼마나 많은지...

바로 흐르는 물에 하나하나 깨끗이 씻어서 물기를 빼고는 이렇게 위생백에 갈무리 해서 냉동실에 넣었어요.
양이 많아서 반으로 나눌까 하다가, 국물맛 제대로 진하게 우러나도록 큰 냄비에 넉넉하게 끓이지 싶어서 이렇게 모두 한 봉지안에 넣어서 불필요한 공기 빼내고 납작하게 잘 봉해서 냉동해 두었답니다.

<꽁치와 침조기 손질해서 맛있게 구워먹기>
시장에서 장을 볼 때 생선을 빠뜨릴 수가 없지요.
시장에서 침조기 7마리와 꽁치 7마리를 사 왔어요.
싱싱하니 참 좋아보이기도 하고 마트보다 언제나 가격이 저렴하니,
시장에서 생선을 사게되면 좀 넉넉하게 사오게 되지요.
사실 제사용으로 쓸만한 그런 큰 생선이 아니라 작은 생선인지라 이렇게 사와도 금새 먹어 없어지기도 하구요.
모두 구이로 먹을것이라 사올때 생선가게 아저씨게 부탁해서 소금을 넉넉히 뿌려 왔어요.

두어시간 정도 봉지안에서 굵은 소금에 절여져서 간이 잘 베인듯한 꽁치는 깨끗이 씻어서 물기를 빼주고,
이렇게 2마리 혹은 3마리씩 서로 사이에 간격을 두고 크린백에 넣어요.

그리고는 이렇게 돌돌 말아서 부피를 줄여 냉동실에 넣어두고는 먹고 싶을때 꺼내 구워먹으면 되지요.
꽁치간에 간격을 두어 돌돌 말은 것인지라 서로 붙지 않고 냉동되어 나중에 꺼내 먹을때에도 한마리씩 깨끗이 바로 분리됩니다.

다음날 아침에 두마리를 해동시켜서 오븐에 구워 먹었어요.
이렇게 말랑말랑한 처음 상태로 잘 해동시킨 꽁치 2마리를 오븐에 넣고 250도에서 20분(에서 꽁치크기에 따라 3~4분 정도 더) 구워줍니다.
저희집은 광파오븐을 사용하니 예열없이 바로 넣어서 이렇게 구워주지요.

이렇게 20분 이상 지나서 오븐을 열어보면 속까지 지글지글거리며 잘 익어져 나와요.
사진상으로는 표현이 잘 안되지만 꽁치 자체의 기름이 많으니 팬에 기름이 그윽하게 흘러나와서 꽁치뿐 아니라 그 주위가 모두 지글지글 난리가 나지요.

오븐마다 사양이 다르지만 광파오븐의 경우 3마리 구워내려면 여기에 6분 정도만 더 추가해서 구워내면 세마리 모두 맛있게 속까지 지글거리며 잘 구워져 나옵니다.
이렇게 꽁치같은 기름진 생선을 오븐에 구워낸 후에 완전히 오븐 내부의 열이 식기전에 뜨거운 물에 빨아 뜨끈뜨끈한 젖은 행주로 손에 힘을 줘가며 닦아내 주어야, 오븐안에 기름때가 눌러 붙지 않도록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지요.
후라이팬에 굽든 생선구이기에 굽든 혹은 이렇게 오븐에 굽든간에 뒷처리는 언제나 번거롭기 마련이겠지만,
음식이 잘 익혀진 다음 바로바로 깨끗이 씻거나 닦아 놓으면 조금 미루었다가 처리하는 것 보다 훨씬 빠르고 편하게 마무리 됩니다.

침조기도 손질해서 맛있게 구워 먹어야지요.
조기 종류는 바로 씻어서 냉동했다가 구워먹거나 지져 먹어도 맛있지만
특히나 구워먹으려고 조기를 준비한다면 약간 거죽이 꾸득하게 말려 준 후에 보관했다가 구워먹으면 조기살이 쫀득쫀득한게 훨씬 더 맛있어요.
보통 파리나 다른 벌레가 엉겨붙지 않도록 작게 구멍뚫린 망사안에 넣어 통풍이 잘 되는 베란다에다 말리면 제일 좋지요.
그런데 이렇게 날이 점점 더워지면 굳이 베란다에 말리지 않고 냉장고에 이틀 넣어서 말리는 방법도 아주 유용하게 쓰입니다.
이렇게 깨끗이 손질한 조기는 냉장고에 넣어도 특별히 거슬리는 생선비린내도 없이 깔끔하게 말려지니 더 좋구요.
깨끗이 씻어서 생선에 붙어있는 이물질과 소금을 모두 깨끗이 제거하고는
키친타올이나 깨끗이 삶아 둔 마른행주 등으로 닦아서 물기없이 보송보송한 상태로 닦아 줍니다.
그리고는 뚜껑없는 넉넉한 볼이나 용기를 꺼내어서 여기에 서로 완전히 겹쳐지지 않게 어슷나게 포개어 놓고,
이 상태로 냉장고에 바로 넣어 줍니다.
이렇게 위에 뚜껑이나 랩 같은 커버 없이 용기가 개방된 채로 냉장고에 딱 이틀간만 넣어두면
생선거죽이 딱 구워먹기 알맞을 정도로 꾸득꾸득하게 잘 마른답니다.
하루정도 지나서 포개어진 생선을 한번 뒤집거나 서로 방향을 바꿔주면 더 좋구요.
이렇게 물기를 제거하고 거죽이 촉촉한 상태로 침조기 7마리를 냉장고에 넣어 주었어요.
그리고는 이틀간 잊어버리고 지냈구요...^^

이틀이 지나 용기를 꺼내보면 이렇게 생선살이 단단하면서도 꾸득하니 구워먹기 딱 알맞을 정도로 잘 말라 있지요.
이 상태로 석쇠에 올려서 연탄불에 구워먹으면 정말 맛있을텐데 가정집에서는 그러기가 어려운게 안타까울 뿐이예요.
예전 제가 어릴때 살았던 집에서는 연탄불에 온갖것을 다 올려서 얼마나 맛있게 구워 먹었던지요...^^

이렇게 겉이 거의 완전히 마른듯한 조기는 넉넉한 크기의 크린백(위생백)을 꺼내어서 겹치지 않도록 해서,
이렇게 앞서 꽁치와 마찬가지로 간격을 두어 서너마리씩 나란히 넣어 주고는

돌돌 말아주면 서로 붙지않으면서도 속에 든 불필요한 공기도 없이 서로 착 달라붙어 있지요.
이렇게해서 냉동실에 넣어두면 한마리씩 언제나 따로 쉽게 꺼낼 수 있어서 참 좋아요.
이 상태에서 생선 전용으로 늘 쓰는 지퍼백에 넣어서 냉동보관하면 되지요.

이렇게 넣어 두었던 침조기를 며칠 후 아침에 두마리 꺼내어 구웠어요.
미리 해동시켜 놓았다가 겉에 조금씩 맺히는 물방울만 슥 닦아내고 이렇게 후라이팬에 올렸지요.
한번 이렇게 제대로 말려서 냉동시킨 생선은 해동해도 물기가 흥건하지 않고 녹으면서 생기는 겉의 수분만 닦아내주면 꾸득한 느낌 그대로 맛있게 잘 구워지지요.

조기 종류는 기름기가 많지 않은 생선이니 일반 후라이팬에다 구울때에는 이렇게 기름을 조금 둘러서 구워내는게 맛있지요.
기름기가 싫다면 담백하게 먹기에는 양면으로 밀폐되는 생선전용 양면팬에 기름 없이 그냥 바삭하게 구워내도 또 나름대로 맛이 좋구요.
생선을 매일 상에 올리기가 어찌보면 참 귀찮은 일 같긴 해도...
한번 이렇게 장을 봐와서 갈무리만 제대로 해서 냉동실에 착착 넣어두기만 하면,
바쁜 아침이라도 아이들에게 맛있고 영양많은 생선 한가지를 쉽게 구워줄 수 있어서 참 좋아요.

<손질해서 냉동해 둔 생선잡뼈로 매운탕 끓여먹기>
앞서 재래시장 횟집을 지나다가 횟감을 손질하고 매운탕꺼리로 소쿠리에 소복히 담아 둔 것을 사 와서는
내장 찌꺼기 같은 부분들을 깨끗이 씻어내고 물기를 빼 둔 후에 냉동실에 넣어 두었었지요.
굳이 회를 먹은 다음이 아니더라도 횟감썰고 남은 잡뼈로 매운탕을 얼큰하게 끓여먹고 싶을때가 많아요.
우럭같은 매운탕감으로 통째로 생선을 사 와서 끓여먹는 맛도 생선 통째로 살코기가 넘치니 건더기가 푸짐해서 참 좋지만
횟감 살을 발라내고 남은 뼈대와 생선 대가리들을 푹 고우듯 제대로 끓여내면 통째로 생선을 써서 끓여내는 매운탕보다 국물이 더 진하게 우러 나지요.
마치 소곰탕도 뼈에서 제대로 진한 국물이 우러나듯이 생선 또한 마찬가지랍니다.
게다가 횟감으로 살을 발라내고 남은 뼈에 얇게 붙어 남아있는 생선살을 호로록 양손에 들고 발라먹는 맛은 또 얼마나 좋은지...
어두육미란 말 그대로 생선대가리는 제대로 푹 익혀서 살점부분을 뜯어 먹어보면 보드랍게 쫀득거리는 뽈살만 뜯어봐도 옛말이 하나 틀린게 없음을 알게되지요..^^
오늘 마침 얼큰한 매운탕 한 냄비 끓여먹으면 좋겠다 싶어서 이 매운탕꺼리를 꺼냈답니다.
얼려두었던 생선은 찬물에 몇번 씻어내면 냉기가 빨리 풀리지요.
콩나물도 함께 넣으면 국물의 시원한 맛이 더해지니 같이 손질해서 준비해 두었어요.
콩나물 대가리는 굳이 떼어낼 필요없이 같이 넣어서 끓이는게 손질하기도 수월하고 영양면에서도 더욱 좋아요.
콩대가리에 모여있는 알짜배기 영양성분들을 일부러 버릴 이유가 없으니, 될 수 있으면 콩나물은 어떤 음식이든 그대로 씁니다.
물론 어르신들 드실 소고기국 등에 넣는 콩나물은 대가리를 떼어내는게 얌전해 보이니 더 낫겠지요.

그리고 냉장고 안에 있는 채소들로 매운탕에 넣을 재료들을 준비합니다.
대파, 양파, 호박, 미나리, 쑥갓, 청양고추 등을 적당한 크기로 썰어 준비해 두었어요.
일부러 다른 큰 그릇 한가지 더 꺼낼 필요없이, 이렇게 매운탕 끓일 냄비 뚜껑이 놀고 있으니 여기에 소복히 담아 준비하지요.
바로 위의 콩나물도 채반의 물기 빼는데 받혀둘 볼을 따로 꺼.내지 않고 앞서 설거지 해 둔 전기밥솥 내솥에다 그대로 얹어서 물기를 빼 두었어요.
어차피 방금 설거지 해 놓아서 물기가 있는지라 채반의 물기빼는 데에 일부러 말려놓은 새 그릇을 꺼낼 필요없이
이렇게 제일 가까이 손 닿는 그릇 그대로 쓰게 되면, 다 쓰고서 바로 흐르는 물에 헹궈 다시 엎어 물기만 빼면 되니까요.
설거지꺼리가 하나라도 줄어들면 음식 만드는 시간과 노력까지도 함께 확 줄어 든답니다.

멸치국물을 끓여서 잘 우러나면 멸치를 건져내고 여기에 무를 넉넉하게 넣어서 무가 푹 익도록 팔팔 끓여 주다가

준비해 둔 매운탕감 생선을 먼저 넣어 주지요.

생선이 들어간 냄비가 다시 팔팔 끓어 오르면 콩나물을 넣고 불을 조금만 낮추어 은근히 생선이 푹 익도록 좀 더 끓여 줍니다.
그리고는 국물에 얼큰하게 매운탕 양념을 입맛에 맞게 풀어 넣어 간을 맞추고는 두부를 넣지요.
냉장고에 순두부밖에 없길래 네모난 판두부 대신에 순두부를 반 뚝 끊어 넣었어요.
순두부는 매운탕에도 정말 잘 어울리기 때문에, 집에서 매운탕 끓일 때 넣으려고 일부러 순두부를 챙겨두곤 합니다.

마지막으로 준비된 채소들을 얹어서 한소끔 끓여내면 되지요.
산초가루도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조금 뿌려내도 좋구요.
오늘은 국물이 얼큰하니 이미 얹어놓은 쑥갓같은 향채들만 해도 매운탕 향이 충분히 강해서, 따로 산초는 넣지 않았어요.

이렇게 큼직한 냄비 한가득 끓였답니다.
이 냄비채로 상위에 옮겨 먹는게 아니라, 먹기 좋은 낮은 전골냄비에 딱 먹을만큼 옮겨서 상위에 올려서 먹는거지요.

자주 사용하는 샤브샤브 냄비를 꺼내어 국자로 생선과 채소 모두 골고루 떠서 금새 한번 더 뜨겁게 끓여서 상위에 올렸답니다.
각자 넉넉한 개인접시 따로 주어서 먹을만큼 덜어 먹으면서 모두 땀 뻘뻘 흘리며 한 끼 잘 먹었어요.
넉넉하게 만들어 건더기 충분히 마음껏 덜어먹고
국물이 남으면 여기에 칼국수나 소면 끓여먹거나 말아 먹으면 또 맛난 어탕국수까지 즐길 수 있지요.
이래저래... 매운탕꺼리 시장에서 2000원어치 한가득 사와서는 온 가족이 얼마나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지..
요즘같이 물가 하나하나가 다 비싸고 부담스러운 때에 이렇게 즐겁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집밥 메뉴가 있다는게 참 다행이지요.

<산에서 따 온 뽕잎 일주일 말리기와 보관하기>
올해에도 산청에서 따 온 뽕잎을 깨끗이 씻어서 채반에 말렸어요.
뽕잎은 이렇게 생잎 그대로 물로 깨끗이 씻어서 물기를 제대로 잘 빼서 말려도 좋고,
한번 우르르 데쳐 내어서 잎사귀 잘 펼쳐 바람 잘 통하는 곳에서 말려도 좋으니 어느쪽이든 편한 방법대로 하시면 됩니다.
한낮의 해가 그리 쨍쨍하지 않아서 잘 마르지 않을까 조금 걱정도 되었는데,
딱 일주일이 되니까 이렇게 바싹 적당하게 잘 말랐네요.
보리차처럼 끓여서 먹을 뽕잎은 딱 이정도 말려서 보리와 옥수수차 끓일때에 주전자에 잎사귀 1~2장 함께 넣어 끓여 먹으면 물 맛이 좋아서 어른도 아이도 모두 좋아해요.
뽕잎이 혈압에도 좋고 혈당도 내려주고 사람 몸에 참 좋다 하는데
이렇게 잘 말려서 특히나 여름에 갈증이 나서 찬 음료를 많이 찾게 될때에 뽕잎을 넣고 끓인 보리차를 시원하게 냉장고에 넣어두면
그 어떤 청량음료보다도 더 갈증해소에도 좋고 몸에도 좋아서 여름나기에 너무 좋지요.

잘 말린 뽕잎은 이렇게 넉넉한 용기에 넣어서 냉장고에 넣을 필요없이 바람 잘 통하는 그늘진 베란다 한 구석이나 부엌 한켠에 두고는 물 끓일때마다 바로바로 한두장씩 꺼내 쓰면 됩니다.
공기 좋고 오염 없는 높은 산에 올라 직접 채취해서 정성스럽게 씻고 말린 뽕잎인지라 보기만해도 참 뿌듯하답니다.
벌써 몇 주전자 끓여 먹었는데 뽕잎 특유의 향이 은은하게 보리차에 함께 우러 나와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일년전에도 딱 요 시기에 뽕잎을 가득 따 왔었지요.
매년 경남 산청의 깊은 산 중에서 각 집마다 당번을 돌아가며 맛있는 먹거리를 준비해 와서 모두 배불리 먹으며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저희 모임을 하는 산이 친지분의 소유인지라 그날은 산채든 뭐든 마음껏 채취해가라 하시니
모임에 참여하는 모두 집에 돌아갈때에는 무공해의 귀한 먹을꺼리가 차에 실으면 한가득이지요..^^
작년 요맘 때 똑같은 과정으로 말려서 일년간 주로 보리차로 끓여서 가족 모두 잘 먹었던 작년 뽕잎은 이제 아주 조금 남았어요.
바스락거리게 잘 말린 이 뽕잎을 가루로 내면 미숫가루나 수제비,칼국수 반죽에도 또 전 부칠때에도 두루두루 잘 쓰지요.
마른 나물들은 보통 이렇게 뒷베란다에 매달아 놓고 쓰지요.
저 멀리에 보이는 봉지들이 다 귀한 건나물 종류랍니다.

좀 더 가까이 가서 보면,
왼쪽부터 뽕잎말린 것, 씨래기 말린 것, 그리고 수정과 만들어 먹는 계피 봉지가 매달려 있네요.
저희집은 이런 봉지가 보물찾기 하듯이 집 안 여기저기에 많이 숨겨져 있어요.
물론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정확하게 기억하고 늘 재빠르게 찾아 쓰는 것도 저만의 몫이구요.
좁은 집에서 공간을 잘 활용하면서 이것저것 많이 쟁겨두고 살아가려면 소소한 것이라도 기억의 끈을 결코 놓치면 안되지요...^^

이것이 일년 전 똑같은 시기에 따서 말려서 한 해 동안 잘 먹고 남은 뽕잎이예요.
사진상으로도 바삭하니 금방이라도 만지면 바스러질 듯한 질감이 느껴지시지요?
일년이 지나는 동안 이렇게 푸르던 본래 이파리의 색감도 많이 바래지요.
물론 여전히 먹는데는 아무런 지장없는 아주 귀한 식재료이지요.
사람의 손길이 들어가는 공은 물론이고,
우리의 의지로 어찌할 수 없는 시간의 공까지 들어갔으니 이런게 명품이 아닌가 합니다.
시래기도 말려서 매달아 놓으면 색감이 이렇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허옇게 바래져 가지만,
그런 시래기 푹 삶아 우려서 고등어라도 함께 지져 먹으면 얼마나 맛있는지 드셔본 분들은 잘 아시지요.

<방아잎사귀와 재피 화분>
향긋하니 냄새만 살짝 코끝을 스쳐가도 식욕을 솟게하는 방아잎사귀와 재피잎사귀는 두가지 모두 참 좋아하는데도 쉽게만 구해지는것이 아니라 늘 아쉬웠답니다.
시아버님께서 제 마음을 아셨는지...
텃밭에 방아가 있다 하시며 집에서 심어보라고 일부러 뽑아서 가져다 주셨어요.
집에 있는 빈 화분에 나란히 재피까지 함께 심어 놓으니 얼마나 마음이 든든한지 몰라요.
이 녀석들에게는 좀 미안하지만 매일 물을 주면서 방아잎사귀랑 재피잎사귀 뜯어내어 전 부쳐 먹을 생각만 나네요..^^
앞으로 풍성하게 잘 자라주면 좋겠습니다.
오늘 이렇게 반가운 단비가 시원하게 내리니 그간 갈증으로 목말라하던 대지가 평온히 숨쉬는 듯... 참 편안한 느낌이네요..
바삐 살아오다보니 벌써 5월 중순이 훌쩍 지났어요.
적당히 따뜻하면서 적당히 선선한 이 좋은 계절이 5월과 함께 지나갈 듯 싶어서 더욱 소중히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얼마 남지 않은 소중한 5월의 나날을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드나 봐요.
이 글 읽으시는 분들 모두 올해 얼마남지 않은 봄날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