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들여다 볼까요? ^^


시끌벅적 장날이야.
범벅 장수는 이른 새벽, 장으로 나갔어.
먹음직스러운 호박범벅을 만들어 가지고 말이야.
<자, 따끈따끈 호박범벅 사세요! 혀에 살살 녹는 호박범벅이요!>
범벅장수는 목이 쉬어라 외쳤어.

<조금만 더 기다리면 범벅을 사 가겠지.>
그러나 사람들은 범벅을 사지 않고 그냥 지나갔어.
<이제 우리 식구는 무얼 먹고 산담.>
날은 점점 어두워지고 장사꾼들은 하나 둘 집으로 돌아갔어.
범벅장수도 하는수 없이 집에 돌아가기로 했지.
범벅장수가 항아리를 지고 고개 하나를 막 넘었을때야.
무언가 범벅장수 앞을 우뚝 막아섰어.
<이크!>
범벅장수의 간은 콩알만해졌지.
<도,도깨비다!!!>

<킁킁, 어디서 맛있는 냄새가 나는걸!>
도깨비 하나가 콧구멍을 씰룩거리며 다가왔어.
<항아리에 든게 뭐지>
<호,호박범벅입니다.>
범벅장수는 벌벌 떨며 대답했어.
<먹어도 되는거야>
<그,그럼요.>
범벅 장수가 지게에서 항아리를 내려놓자, 도깨비들은 우르르 몰려들어 범벅을 맛보았어.
<아이고, 맛있어!>
도깨비들은 호박범벅을 곧 다 먹고 말았어.
<값을 쳐서 받아야 우리 식구들이 먹고 살텐데... 이 일을 어쩌누.>
범벅장수는 털썩 주저앉아 울상을 지었어.
<그렇겠군.>
<자, 범벅값을 받아!>
도깨비들은 빈 항아리를 금돈, 은돈으로 가득 채워 주었어.
-중략-
<다음에는 더 많이 가져와야 해!>
도깨비들은 또다시 빈 범벅 항아리에 금돈, 은돈으 채워 주며 말했어.
범벅 장수는 점점 더 큰 범벅 항아리를 지고 도깨비들을 찾아갔지.
범벅장수는 얼마 지나지 않아 큰 부자가 되었지
-후략-
.
.
.

...예상했던 대로..
울 큰녀석, 호박범벅을 해내랍니다.
그래서.. 그래, 해줄께~하고 약속했지요. ^_^
그래서.. 지난주 장날 단호박 조그마한거 하나를 들고 왔지요.
호박범벅 어찌들 만드시나요?
저는 그냥...어릴적 엄마한테 얻어 먹던 기억을 더듬어... 왕 간단-내맘대로 버전..
단호박 반개 껍질까서 썰어서 물 자작하게 붓고 삶다가,
믹서에 갈고,
냉동실에 쟁여둔 통팥조림-찐빵 만들때 속으로 넣으려고 해둔것- 꺼내서 한주먹만큼 넣고, 엊그제 까둔 밤 몇알 넣고 다시 펄펄 끓였어요.
농도가 훌훌하게 해서 끝에 찹쌀가루 물에 훌훌 풀어 넣고 저어주었지요. 우리 애들 새알심으로 넣으면 안먹거든요.(아니, 못먹어요. 목에 걸려해요.)
애들은 역시 달달한걸 좋아하니 설탕+꿀 좀 넣고, 소금간도 조금 해주었어요.

날씨가 춥지요? 뜨끈뜨끈 호박범벅 한그릇 드세요~ ^^
울 큰녀석.. 어린이집 다녀와서 간식으로 요거 다 먹고 반그릇쯤 더 먹었나봐요. 너무너무 맛있다네요.. 허허참..

자매품 군고구마도 드시구요~~ㅎㅎㅎ
오늘 서울에 첫눈 오나 봅니다. 날이 잔뜩 흐리길래 밖을 내다보니 눈발이 훨훨~~
오븐안에 고구마를 구웠더니 온 집안에 고구마 냄새에 따뜻한 온기까지...
아, 참 더 바랄것이 없습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