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파하고 교문을 나설라치면 웬 군것질거리는 그리도 많은지..
국수집..라면집..붕어빵아저씨..오뎅국물아지매..
엄마의 힘듬을 보고 자라서였는지 그리 넉넉하게 용돈을 가지고 다니지않았다.
그저 집에가는 버스비정도..
이렇게 추운날이면 그때 오뎅국물앞을 지나칠때의 그 배고픔과 따뜻한 내음..
나중에 돈 많이 벌게되면 원없이 오뎅과 국물을 먹어보리라..
그런데 그때가되니 그렇게 와 닿지않은 음식..
이렇게 아낙인생에 한 살 한 살을 얹어가고보니 옛 시절이 자꾸 그리워진다.
나는 없고 엄마와 아내와 며느리만 있는 지금.. 그 시절처럼 힘들어서일까?
버스를 타고 시장에 갔다.
한참을 기다려야 오는 시골버스가 정겹다.
학창시절처럼 흙먼지 날리는 버스는 아니지만 오랫만에 버스를 타 봤다.
춥지만 그때 그 시절이 그리워 오뎅(어묵이 맞는 표현이지만 지금은 오뎅이 쓰고싶다)을 큰 걸 샀다.
저녁을 먹고 아들을 꾀워냈다.
공부해야하는데 자꾸 엄마가 불러 낸다고 조금 투덜댄다.
<자식 ..엄마 맛있는 옛이야기 해 줄라는데..>라고 얼버무린다.
그리고 엄마가 맛난것 해줄테니 아빠하고 한 게임 해!!
그 한게임이 오목이나 장기..내지..알까기..
오늘은 알까기다.
<오늘 진 사람이 오뎅 값 지불해!!>라고 어름장놓고..

멸치국물을 내고..
오뎅집처럼 간장을 만들고..

그러면서 밖을 보니 우리집 나비가 밖에 보인다.
이녀석도 오뎅국물 냄새를 맡았나보다.

알까기 삼매경에 빠진 부자지간은 누가 이겼는지 환호성이다.
소리가 간드러지는걸보아 아들녀석같다.
오늘은 촌장에게 오뎅값 덮어 쒸어볼까..

드..뎌..

오뎅아줌마처럼 옛날 오뎅국물을 만들어냈다.
바람부는 이런 추운날 밤에..
시원한 오뎅국물로 그리움도 채우고 배도 채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