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농사지으시는 큰집에 다녀오시다가 저희 부부 먹을 거리 나눠주신다고 들르신거죠.
이번 가을엔 농사가 잘 되었는지 엄청난 먹거리를 주셨어요.
당분간 간식 걱정, 부식 걱정 안하고 살아도 될 것같아요. ^ ^
특히나 요즘처럼 먹거리 걱정이 큰 시절에 직접 농사지은 농작물을 받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제가 부모님 나이가 될 정도로 세월이 흐르면, 그때는 아무거나 안심하고 장봐서 음식해먹을 수 있을까요?
그렇게 되어야 할테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때는 정말 어찌해야할지... 벌써부터 마음이 무거워요.
어우. 좋은 먹거리 앞에 두고 이게 무슨. -_-;
농사지어주신 큰집 어른들, 가져다주신 부모님들 생각하며 열심히! 알뜰살뜰 먹어야겠어요.

생대추에요. 며칠전에 어느분이 올리신 대추 사진을 침흘리며 구경했는데, 이젠 안부러워요! ^ ^
나무에서 바로 따오신 거라 씻지도 않고 오독오독 씹어먹었어요.

큰집 앞에 아빠가 청년시절에 심으신 감나무가 있어요. 그 나무에서 딴 감이에요.

마침 양파가 똑 떨어졌는데, 양파도 가져다 주셨어요. 양파들 생김새가 어찌나 서로 다른지 참 귀여워요. ^ ^

껍질채 온 콩이었어요. 반짝반짝 보석처럼 예뻤어요. 엄마랑 엄마사위 김서방이랑 함께 앉아 까두었네요. ^ ^


큼지막한 호박도 따오시고, 밤도 잔뜩 따오시고.

가을 겨울 밤에 없어서는 안될 고구마도 잔뜩. 고구마는 나중에 더 온다네요. ^ ^

깻잎 좋아하는 딸을 위해 엄마가 특별히 챙겨오신 어린 깻잎.
고구마순은 껍질까기 싫어서 안받으려니까, 엄마가 저녁 먹고 까주시대요. 나이 먹어도 철 안드는 딸이죠. -_-;

마침 시래기 지짐이 먹고 싶었는데, 무청 시래기 말린 것도 가져오셨네요.
정말 많죠? 사진에 안나온 것도 많아요! ^ ^
오늘 사진을 하나하나 찍으면서, 사실은 좀 뭉클했어요.
세상에 누가 나를 위해서 이렇게 이것저것 챙겨줄까... 싶어서요.
부모님께 정말 잘해드려야지... 다시한번 다짐해봅니다. (맨날 다짐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