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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하루 일찍 먹은 보름밥!

| 조회수 : 7,379 | 추천수 : 86
작성일 : 2009-02-09 00:44:36
주말부부 생활을 시작하니, 주말이 참 바쁩니다.
몇끼니라도 집밥을 먹여야 한다는 생각에, 꼬박꼬박 직접 만든 밥과 간식을 챙겨주리라 다짐했거든요.
다른 분들은 주말부부 아니어도 매일매일 그렇게 하실텐데 무슨 특별한 다짐인양...  
이래저래 저는 손들고 반성해야 할 점이 참 많아요. ㅡㅜ
아무튼 이 결심, 오래나 가야 할텐데 말예요. ^ ^;

대보름은 내일이지만, 내일은 남편이 집에 없으니까, 오늘 저녁에 보름나물과 찰밥을 해먹기로 했어요.
엄마에게 전화로 여쭤보고 시작했는데, 엄마가 어찌나 걱정이 되셨던지 세번이나 전화를 더 하셨어요.
찰밥엔 물 많이 넣으면 안돼, 소금 조금 넣고 밥해야해, 그 시래기는 조금만 삶아도 되겠더라... ^ ^;;;
(네... 저 찰밥도 처음 해봤고, 마른 나물도 처음 삶아봤어요. ^ ^;)

이것저것 하는라 부엌 꼴은 정신 없어졌지만, 푹푹 삶다보니 집안이 금방 따스해졌어요.
풀 삶는 냄새도 참 좋았구요.





대여섯가지 하려고 마음 먹고 시작했는데, 중간에 손가락 화상을 당하고 말았어요.
잘 달궈놓은 무쇠솥뚜껑을 옮긴다고 확~ 잡았지 뭐에요. 사람이 어찌나 산만한지, 진짜. ㅠ.ㅠ
아주 많이 데지는 않았지만, 갑자기 의욕이 한풀 꺽이면서, 벌려놓은 것만 마무리하고 말았어요.




무청시래기, 시금치, 숙주, 곤드레나물이에요. ^ ^
어제 장보면서 남편 좋아하는 숙주만 조금 샀어요. 나머지는 그냥 집에 있는만큼, 한두끼 먹을 것만 조금씩 만들었어요.





좀 오래 삶은 것같기도 했지만, 들기름에 볶은 시래기와 곤드레나물이 참 맛있었어요.
한번 해보니까 이거 생각보다 어렵진 않네요.
내일은 남은 나물 가지고 밥 비벼먹으려구요.
사실 저, 나물비빔밥 먹고 싶어서 나물 만들었어요. ^ ^




찰밥은 찌는 거라고 하던데, 이건 정말 자신이 없어서 그냥 압력밥솥에 했어요.
팥은 따로 삶아서 넣었는데, 좀 덜 삶았나봐요. 아니지만 팥알들이 조금 덤비던데요. ^ ^
그래도 무청시래기 폭폭 끓인 된장찌개랑 깻잎장아찌랑, 처음 한 것치고는 맛있네... 하면서 잘 먹었어요.  
기대수준을 낮추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으니까요! ㅎㅎ





밥 먹고나서 쉴 틈도 없이, 얼른 파운드케이크 하나 구웠어요.
월요일 아침부터 바쁘다고, 아까 출발했거든요.
방금 잘 도착했단 전화를 받았으니, 이제 저도 자야겠네요.

아참! 누가 제 더위 좀 사가세요. ^ ^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체스터쿵
    '09.2.9 6:33 AM

    헉! 맨 마지막 말에.....OTL..
    눈을 비벼도 안지워져요.."제 더위 좀 사가세요.."

  • 2. Terry
    '09.2.9 7:41 AM

    정말 남편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네요..... 저희는 주말부부는 아니지만 남편이 해외출장이 너무 잦은데..내일 돌아 오니 당분간 잘 해 줘야겠다고 결심해봅니다.

  • 3. 금순이
    '09.2.9 8:45 AM

    어머! 화상입어 어쩌죠.
    화상엔 오소리기름이 참 좋은데.
    화상의 열을 제거해주는 효능과 새살나게 하는것이 참 신기 하더군요.

    주말부부여서 더 애뜻하시겠어요.

    저두 찰밥 어제아침에 했는데
    나물은 두가지만 했어요.

    나물이 너무 정갈해 보여요~

    ㅎㅎㅎㅎ
    저의 더위도 좀 사가세요~

  • 4. 담비엄마
    '09.2.9 10:08 AM

    저도 어제 저녁에
    찰밥 걍~~압력솥에 해서
    잘~~먹었슴니다!^^

  • 5. Highope
    '09.2.9 10:23 AM

    miro님의 예쁜마음이 만드신 음식에서 그대로 느껴져요.
    참 정갈하게 담아놓으신 나물반찬 정말 먹고 싶네요.
    보름밥도 찰기가 자르르~~ 너무 맛있어 보여요.
    화상입은 상처치료 잘하시고 빨리 회복 되시길...

  • 6. 자연과나
    '09.2.9 5:31 PM

    손은 좀 괜찮으세요? 손까지 다치시고 이것저것 하시느라 힘드셨겠어요.
    나물을 좋아하는 저는 보면서 계속 입맛만 다시고 있답니다.
    한 두 가지 하는 것도 벅차서 이렇게 여러가지 나물을 어찌 할지 전 도무지 용기가 안 나요.
    저랑 같은 살림살이가 눈에 띄어서 더 반가웠어요. ^^

  • 7. 생명수
    '09.2.9 6:47 PM

    솜씨가 참 깔끔하시네요. 나물도 정갈하게 무치시고.
    남편분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는 밥상입니다.
    화상 입으신 손은 괜찮으신지..
    글과 요리를 굉장히 차분하신 성품이실꺼 같다는 생각이 팍팍 듭니다.

  • 8. cook&rock
    '09.2.9 7:11 PM

    이와중에 나물담긴 접시가 너무 이뻐요~~~~
    곤드레나물 저 정말 좋아하는건데 동네에선 안팔아서 못먹엇네요.
    손가락 어여 나으시길...화상엔 생감자 저며서 붙여놓으면 좋더라구요.

  • 9. 얄라셩
    '09.2.10 9:41 AM

    더위 안살래요~~~~오~~~ ^^
    나물이 너무너무 맛나게 생겨서 ... 쓱싹 비벼버리고 싶네요. 꿀꺽;; ㅠㅠ

  • 10. 시골아낙
    '09.2.10 11:07 AM

    직장 다니시면서 보름찰밥 해 드시기가 여간 번거롭지않은데..
    하루전에라도 해 드시는 모습이 참 이쁩니다.
    아낙은 맛이 있고 없고를 떠나 어슬퍼지만 할려는 그런 자세가
    참 이쁘게 다가옵니다,
    82에 더위 파셨으니 올해는 시원하게 기축년 나시겠습니다.

    그러고보니 아낙은 더위를 못 팔았어요.(팔 사람이 없어..어머님 아버님께 팔겠습니까?
    바쁘고 더위 많이 타는 촌장..그리고 아들녀석..제가 그냥 타고 말지요.^^*)
    어릴때는 더위 팔려고 친구들 집에 빨리 가서 부른 기억이 이젠 가물가물~~

  • 11. miro
    '09.2.10 2:14 PM

    체스터쿵님. 제가 너무 충격을 드렸나요? 그 집으로 간 건 제가 다시... ㅎㅎㅎ

    Terry님. 한 두어달 지나면 흐지부지할 지도 몰라요.

    금순이님. 오소리기름은 이름만 들어봤어요. 다행히 크게 데지는 않아서 지금은 멀쩡해요. 저는 올해 남편 더위를 샀기 때문에 더이상은 곤란한데요! ㅎㅎㅎ

    담비엄마님. 압력솥에 한 것도 맛있었어요, 그죠? 언젠간 한번 쪄서도 해먹어봐요. ^ ^

    Highhope님. 저희 엄마는 음식 조금씩 담는 거 참 싫어하시는데 엄마가 봤음 혼났을 듯! 팥알 덜 익은 건 잘 안보이죠? ^ ^

    자연과나님. 약간의 자국만 있을 뿐 손가락은 멀쩡해졌습니다! 사실 나물이 빵보다 쉬웠어요! 같은 살림살이란 켄우드믹서기일까요? ㅎㅎㅎ

    생명수님. 제가요... 차분해뵌다는 소릴 많이 듣긴 하는데요, 실은 성격도 급하고 끈기도 없고 덜렁대고 그래요. 음식하다가 뭐 빼먹는 것도 다반사고요. 게다가 요즘은 건망증까지 심해져서 아주 죽겠어요. ㅡㅜ

    cook&rock님. 어렸을 땐 곤드레나물이 참 심심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요즘은 참 좋네요. 특히 향기가 너무 좋아요. ^ ^

    알라셩님. 오늘 점심엔 나물 비빔밥 먹었어요~! ^ ^

    시골아낙님. 처음엔 어설퍼도 계속 하다보면 늘겠죠, 그죠?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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