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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이탈리아 요리에 대해.... 베티님 보세요~~!!!

| 조회수 : 5,311 | 추천수 : 50
작성일 : 2008-10-16 21:34:29
제가 오늘 루꼴라에 대해 올리니 생각했던 대로 반응이 뜨겁네요....^^
사람 입맛이 비슷하지요.....

제 글을 보고 베티님이 쪽지를 보내주셨네요.
답장을 쓰다 보니 조금 더 가르쳐드리고 싶은 마음에 글이 한정없이 길어지네요.

제가 이태리 요리선생님들처럼 이탈리아 요리학교를 나오지는 못했지만 나름 독학하고 여기 저기서 배운 내용을 함께 나누고자 여기 올립니다. 전문 이탈리아 요리선생님들께서 보시면 웃으시려나......^^;; 걍 철판 열 장 얼굴에 깔고...........ㅋ

베티님의 쪽지 내용은 이랬어요.



'얼마전 작은 파스타집에서 '시칠리' 라는 제목의 전체요리를 먹었어요.

요리이름은 아닌거같고 닉네임 같이 붙인 이름같죠?

양파 가지 다양한 종류의 버섯, 토마토, 닭가슴살, 소고기 등이 들어간 쉽게말해 야채볶음 요리였는데 너무 맛있는거예요. 아주 매콤하기도 했구요.

집에서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요. "



라고 질문을 하셨습니다.


먼저 부족한 저에게 질문 주셔서 감사하구요....^ㅡㅡ^


드신 음식 이름이 시칠리였다면 이태리의 시칠리아 지역의 요리, 즉 남부지방 요리 중에서도 안티파스토 antipasto(전채요리에 속하는 요리. 에피타이저)를 드신 것 같습니다. 안티파스토 전에는 스투치키니(프랑스 요리의 아뮤제 부쉬에 해당)도 있는데..... 깊이 들어가면... 머리 아프니까 패쑤~~~!!!


이태리요리는 크게 북부- 제노바, 밀라노, 중부 - 토스카나, 남부 - 나폴리, 시칠리아, 동부.중북부 - 베네토, 베네치아 로 나누어지는데요, 이것은 그 지역의 위치(북부가 프랑스와 국경을 이루고 있어 영향 받은 것과 같음)와 생산되는 농축수산물에 영향을 받은 것이지요..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사진을 찍어 놓으셨다면 대략 레서피가 나오겠는데요.. 소스가 토마토소스인지 아니면 그냥 올리브오일로 볶기만 한건지 알 수가 없어 구체적인 대답은 좀 어렵네요.


이태리 요리에서 채소를 볶을 때는 주로 맑은 슾이 필요한 경우이고 대부분은 오븐이나 팬에 올리브오일을 듬뿍 뿌려 굽거나 기름에 튀겨내지요. 그리고 야채에 닭고기와 쇠고기가 함께 있었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엔 쉐프께서 퓨전 스타일로 당신의 입맛에 맞게 만드신 듯 합니다. 원래 육류는 한종류로만 요리해요. 하다못해 쇠고기 구운 팬엔 닭고기나 다른 고기도 굽지 못하는게 정석이거든요..

제 생각엔 가지와 쥬키니 호박 등을 넣은 시칠리아 대표 음식인 카포나타를 응용해서 만드신 듯 싶습니다.
그런데  이건 안티파스토이므로 고기 요리 옆에 곁들여 먹는 음식인데 그 이탈이안 쉐프께선 걍 같이 볶으셨나봐요.... ^^;;


이태리요리의 기본은 올리브오일과 마늘입니다. 이 둘은 올리오 알리오 라고 불리며 모든 음식에 기본적으로 쓰이죠...  아마 매운 맛이 나는건 페페론치노라는 이태리 고추를 썼기 때문일겁니다. 페페론치노는 크기가 아주 작고 매운 맛인데요,  이 고추를 구하기 어려우면 모양도 맛도 비슷한 베트남 고추를 쓰시면 좋습니다. 이 고추들은 우리나라 고추와는 달리 매운맛이 아주 강하지만 입에서 오래 남지 않지요. 그리고 올리브 오일에 볶을 때도 붉은 색이 배어나오지 않아 소스 없이 만드는 파스타의 매운 맛을 내는데 특히 좋습니다. 하지만 이 고추를 구하기 어렵거나 재료가 떨어졌을 때는 우리나라 붉은 고추 말린 것을 씨를 털어 어슷 썰어 사용해도 좋습니다.

기본적으로 이태리 요리에서 가지나 호박을 볶을 때는 야채를 소금에 살짝 절였다가 올리브오일에 마늘, 양파 등을 볶아 향을 올린 후 볶습니다. 드신 음식에 육류가 있었다면 고기에 따로 간을 해서 따로 볶아서 섞었을 가능성이 높아요. 같이 볶으면 육즙때문에 음식이 지저분해 보이겠지요. 아니면 고기 볶은 후에 그 팬에 가지나 호박을 볶았을 수도 있어요.  여기에 토마토 소스가 들어갔다면 소스부터 만들어 끓이다가 나중에 볶았던 야채와 고기를 같이 섞어주었을 거예요. 기본 소스는 토마토소스에 육수(대부분 닭육수지요.. 생선육수도 있고 야채육수도 있지만 아마 닭육수일꺼예요), 설탕, 그리고 향신료(마른 바질이나 타임, 파슬리, 오레가노 등)가 들어가요.

향신료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우리나라에서 즐겨 먹는 이태리음식은 우리식으로 토착화 된 것이 많지요. 가장 많이 쓰이는건 바질과 오레가노, 이탈리안 파슬리(제가 아래에 사진 올렸죠)월계수잎 정도인 것 같아요. 바질이랑 파슬리는  뭐....  여기 저기 다 넣으셔도 무리가 없을 정도구요, 오레가노도 여러모로 쓰이지만 주로 고기요리에 많이 쓰인답니다. 파파존스 피자에서 토핑된 고기를 먹으면 이 오레가노 향이 엄청 진하더라구요. 월계수잎은 라구소스(다진고기가 들어간 토마토소스) 같이 오랜시간 뭉근히 끓이는 소스에 많이 들어가요.

그리고 이태리요리에서 중요한게 바로 페퍼(후추)지요. 고기를 재울 때나 소스를 만들 때, 생선이나 새우 요리에, 하다못해 크림소스 파스타에도 이게 들어가지 않음 안돼구요....  페퍼는 오뚜기 후추나 맥코믹같은 곱게 갈아나온 후추가 아니라 직접 통후추를 갈아서 쓰셔야 합니다.
요즘은 통후추병에 페퍼밀이 달려있어 바로 갈아쓸 수 있게 나온답니다.

또 새우나 조개류(홍합, 모시조개, 바지락)를 쓸 때는 꼭 화이트 와인으로  잡내를 날리고 풍미를 높여주세요. 화이트 와인의 쓰임에 따라 맛이 백만배 달라져요..... ^^;; 물론 이것들을 볶을 때에도 올리브오일에 다진 마늘이나 편으로 썬 마늘을 넣어 먼저 향을 내야 합니다. 여기엔 파슬리를 다져서 넣어주세요.


대충  질문하는데 답이 되셨는지 모르겠네요. 자세히 쓰자면 A4지 5장도 모자라지요.....


혹 잘못된 부분이나 보충하실 부분이 있으면 전문적으로 공부하신 분들이 올려주심 좋겠네요.....

사실 지금 허리가 고장나서 컴 앞에 앉아있는게  좀 고역입니다..... 흑.....ㅠ.ㅠ;
일주일 내내 치료받고 주사 맞고 있거든요... 뭐...어쨌든 제 사정이긴 하지만요....^^;
작은 놈은 엄마가 컴에 붙어있으니 숙제도 않고 열라 만화책만 보네요....
회초리 옆에 끼고 누워서 잔소리 좀 해야겠어요....  ㅋ

도움이 되셨음 좋겠어요.

좋은 밤 되세여~~~~~~!!!!!!!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장이
    '08.10.17 12:51 AM

    고소미님... 저도 질문 하나만 드릴게요...
    이탈리안 파슬리는 어떤 향이 나나요?
    제가 북경 있을 때 한 식당에서 한시적으로 나온 쇠고기 볶음 요리가 있었는데...
    거기 들어있던 줄기와 고소미님이 보여주신 이탈리안 파슬리가 너무 비슷하게 생겼어요...
    그런데 그 줄기는 샐러리 향이 났어요...
    모양은 전혀 샐러리 같지 않았지만, 중국 이름도 작은 샐러리였구요...
    이름이 다르니 분명 다른 줄기려니 하면서도, 모양이 너무 비슷해보여서 이렇게 질문 드립니다...

  • 2. 베티
    '08.10.17 1:14 AM

    세상에... 고소미님...
    너무나 감사하여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정말...

    이렇게 좋은 강의를 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구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실..간단히 생각 했었는데.. 고소미님 글 읽고보니 생각보단 어려운 요리일거 같긴해요 ㅎㅎㅎ
    하지만 조만간 도전을 한 번 해보고 싶은 마음이 마구마구 생깁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 요리는.. 토마토소스는 아니었구요 그냥 올리브오일에 볶은 요리였습니다.
    사진은... 애가 하도 난리를 쳐 대서.. 찍을 엄두도 못 냈었구요.. ㅋㅋ

  • 3. 고소미
    '08.10.17 10:19 AM

    장이님~~!! 이탈리안 파슬리의 향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요....하지만 샐러리 향과는 확연히 틀립니다. 샐러리 향이 훨씬 강하구요. 뭐 .. 비슷한 향도 아니지요. 장이님이 드신건 샐러리가 맞을거예요. 샐러리 잎이 제가 보기에도 파슬리 잎과 많이 닮았습니다. 대신 색이 좀 옅죠. 샐러리도 크기가 천차만별이더라구요. 아마도 정말 작은 샐러리를 썼나봅니다. 비슷하게 쓰시고 싶으시면 샐러리 잎이 달린 가느다란 줄기를 이용해보심 같은 효과를 보실 수 있겠어요. ^ㅡㅡ^

    베티님~! 제가 요리에 대한 열정이 좀 남달라서 베티님 마음 충분히 이해하거든요. 도움이 되셨다면 저도 기쁩니다. 그리고 이태리 요리 어렵지 않아요. 기본만 익히면 정말 쉽답니다.^^

  • 4. 장이
    '08.10.17 3:13 PM

    고소미님...
    답변 감사합니다...
    아... 물론... 작은 줄기 많이 달린 샐러리(남들은 안 골라갈 ^^)를 사다가 만들어 본 적은 있어요...
    드신 분들은 좋다고 하시는데... 전... 10% 부족한 느낌이 들었어요...
    식감이 틀리더라구요...

  • 5. 고소미
    '08.10.17 3:41 PM

    장이님~! 그것도 아님 고수일까요? 고수가 중국요리에도 쓰이거든요.. 고수가 코리앤더인데 .... 이탈리안 파슬리 하고 비슷하게 생겼으면 고수일 가능성도.... 아...... 잘 모르겠네요... ㅠ..ㅠ;

  • 6. 하얀책
    '08.10.17 4:42 PM

    저도 고수 생각했었는데....
    고수랑 이탈리아 파슬리랑 같이 길렀었는데, 정말 헷갈리게 비슷하게 생겼거든요...

    그런데 샐러리향이 나셨다니.... 아니지 않을까요... 고수 먹어본 사람은 샐러리향이라고 하긴 힘들텐데... ^^

  • 7. 장이
    '08.10.17 5:19 PM

    고수는 아니었습니다...
    제가 한 고수(?) 합니다...
    무지 무지 잘 먹습니다...
    친구가 돈을 냈던, 꽤나 비싼 火鍋 huoguo (중국식 샤브샤브) 집에서 실수로 고수 반근 (250g)을 주문했던 적이 있습니다...
    풀때기 250g입니다... 무지 많았습니다... ㅡㅡ...
    의무감에 혼자서 그걸 다~ 데쳐 먹고 났더니... 고수먹기에 관한한 고수가 되어있더군요... ㅎㅎ


    고소미님 귀찮게 해드린 것 같아 죄송해요...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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