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을 다녀왔어요.

바닷가로...

이 멋진 해변은 어디일까요?

이쯤에서 눈치채신 분들이 계실까요?

제가 일본에서 바다건너 '해외'로 다녀온 곳은 바로 제주도입니다 ^^; 친정에 갔다가 외가인 제주에 다녀왔어요.
아흔이 훌쩍 넘으신 할머니도 뵙고 친정 시댁가느라 따로 여행할 틈이 없었기에 둘 만의 시간도 살짝 가졌답니다.
제가 제주도에서 먹은 거 조금 보여드릴께요.

이런 건....당연히 얻어먹은 ^^;
전복회가 메인이고 광어랑 도미랑 한치가 두어점씩 곁들여있었어요.
전 사실 전복회는 무슨 맛으로 먹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오드득한 게 왠지 플라스틱 씹는 기분도 들고요-.-
전 쫄깃한 쪽이 좋으네요 ㅎㅎ

생전 처음 먹어보는 전복튀김도 있었어요.
아주 얇게 썰어 튀겼는데 쫄깃하니 맛있었어요.

이쯤에서 좀 질리기 시작했던 전복시리즈.
사주시는 거니 또 귀한 전복이니 다 먹긴 먹어야겠는데 이쯤부턴 좀 괴로웠어요.

마지막 전복죽. 커억. 정말 한사발 가득 나왔어요.
저 전복죽 진짜 좋아하는데 정말 목구멍까지 차올라 도저히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어요 ㅠㅠ
거의 못먹고 있으니 서빙하시는 분이 입에 안맞으시냐고 물어보시는데
너무 배불러서 못먹겠다 말씀드리면서 눈물 날뻔 했어요;; 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날 거 같네요;;;
지금 주시면 세사발쯤 먹을 수 있을 거 같은데 ㅎㅎ

호텔 할인쿠폰 얻어간거라 조식은 포함이 안되더라구요.
조식부페 가봐야 왠지 본전 생각에 우적우적 아침부터 많이 먹어 속만 더부룩하지 싶어 느지막하게 룸서비스 시켜봤어요.
날씨가 화창하길래 베란다에 차려주십사 부탁드렸지요.

룸서비스 시켜보셨나요?
영화에서 볼 때는 왠지 수백하는 스위트룸에서만 시켜먹는 엄청 비싼 건줄 알았거든요.
근데 의외로 생각보다 비싸지 않았어요. 저 와플이 9천원이었던 걸로 기억.
10%+10% 붙긴 하지만 왠만한 까페가도 이런 와플 만원 넘던 걸요. 두툼하고 바삭하니 아주 맛있었답니다.

젊은 것들이 게을러터져가지고 방에서 꼼짝도 안하고 이런 거나 시켜먹고!!! 하실까봐 안올릴라 그랬는데요 ^^;
다음에 여행가시면 한번 해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어서 욕먹을 거 각오하고 올려봅니다.
복잡한 조식부페에서 줄서서 먹는 거보다 저렴하기도 하고 훨씬 좋았거든요.
커피도 한잔만 시켰는데 정말 한주전자 가져다주시고...베란다에 한참 앉아 신랑이랑 수다도 떨고 책도 읽고 그랬어요.
조식 부페 줄서서 오믈렛 배식받는 거 보단 이게 낫지 않나요? ^^

바람도 살랑살랑 분위기도 좋고...하지만 와인은 비싸니까 자체 공수 ㅎㅎ
와인은 주문하질 않았으니 와인 흘리면 좀 민망할 거 같아 엄청 조심했어요 ㅎㅎ
외가라서 많이 가보기도 했지만 신혼여행이후 '난 휴양을 좋아하는구나!'라는 걸 깨달아서 ㅎㅎ
며칠 안되지만 그냥 푸욱 쉬다 왔어요. 다녀오니 꿈 꾼 거 같기도 하고...^^
일장춘몽은 인생의 덧없음을 얘기한다지만 일장추몽은 삶의 활력소가 되네요. :)

다녀와서 기운내서 요리책에서 찾아 새로운 것들도 시도해보고...

바질과 마늘, 올리브오일을 푸드프로세서로 갈아 소금 후추 간해서 올린 미니피자.
너무 뚱뚱해서 피자같진 않지만 맛있었어요 ㅎㅎ

냉동실에 떨어지지 않게 사다놓는 홍합도 좀 새롭게 해봤어요.
빵가루+올리브오일+마늘+파슬리(+케이얀페퍼)를 섞어 홍합에 올려 오븐에서 그릴.
홍합은 어찌 먹어도 그냥 맛있는 거 같아요 ㅎㅎ

그린커리를 하려고 했는데 제가 사용하는 그린커리패키지가 슈퍼에 똑 떨어졌길래 레드커리를 사봤어요.
일본 수입판매원에서 붙여놓은 스티커를 보고 따라했는데 스티커 떼고 원패키지의 조리법을 보니 달라서 당황 ㅎㅎ
아무래도 일본식 레드커리가 된 거 같아요. 뭐 그냥 저냥 먹었는데 전 그린커리쪽이 더 좋네요.

요건 제가 사랑하는 보라돌이맘님의 닭봉구이.
신랑이 닭뼈들고 뜯어먹는 걸 별로 안좋아해서 요걸 하면 꼭 한마디 구시렁. 근데 먹다보면 항상 더 없냐고 찾아요 ㅎㅎ
요즘 누구나 힘들 때지만 직격탄을 맞은 업계에 있는 불쌍한 우리 신랑.
오늘 오전에 오렌지피코님의 가또쇼콜라 만들어다 후딱 자전거 타고 배달갔어요.
나눠먹기 좋으라고 작은 머핀틀에 구웠어요. 설거지하려고 보니 급후회;
요즘 자전거타는 재미가 쏠쏠해요. 날도 시원하고하니 신랑도 자전거타고 출근한답니다.
환율 때문에 뭐 저한테 좋겠다는 사람도 있지만 가족 친구 친지들 다 한국에 있는데 제가 좋을 게 뭐가 있겠어요.
어차피 여기서 벌어 여기서 쓰는데 저희 생활에 달라지는 것도 하나도 없구요.
인터넷으로 환율 확인하고 뉴스보면서 한숨이 푹푹 나오지요.
이번에 한국 다녀오니 뭔가 우울해보이고 택시아저씨들도 왠지 좀 친절해지신 거 같은 데
그것도 손님이 없어서 그런가해서 마음 쓰이고 여러가지로 마음이 좀 불편했어요.
한국 다녀오면 항상 얼마간은 좀 우울하긴한데 이번엔 강도가 좀 더 센 거 같아요.
엄마도 많이 보고 싶고 ㅠㅠ
에잇.
분위기 전환을 위해 보너스샷....

주말에 긴자에서 만난 강아지에요;;
저 도도하게 올린 선그라스란....;

그냥 개폼(?)이 아니라 정말 쓰기도 하는 건가봐요.
안벗고 얌전하게 있는 걸 보면 저 녀석은 사람들의 시선을 즐기는 걸까요?
.
.
.
이 글 올렸다가 경제가 이렇게 어려운 데 뭐하는 건가 싶어 지웠다가
댓글달다보니 원글이 없어졌더라는 쪽지에 죄송한 마음이 들어 다시 올려요.
어려운 시기 모두 힘내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