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은 고사하고 아이 울음소리로 하루를 시작해 목욕으로 마무리 하는 일과.
그야말로 창살 없는 감옥이지요.
그래도 82cook으로 출근하니까 괜찮아요.
덕분에 세상 돌아가는 것도 알게 되고 가끔은 익명의 탈을 쓰고 하소연도 하고...
이곳이 없었다면 얼마나 삭막했을까요.
한 달 반이나 일찍 나온 녀석.
남편은 아이의 울음소리가 작아서 걱정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언제 그런 걱정을 했나 싶어요.
셋방 살면 집주인에게 쫓겨날 지경...
“우~엥~!!!”하고 울면 공습경보 발령됐다고 얘기 합니다.
샤워도 초스피드로 끝내니 머리 말리는 건 꿈도 못 꾸지요.
밥이요?
허겁지겁 먹는 건 다반사...
한번은 남편에게 그랬어요.
“여보, 언제쯤이면 코스요리도 맘 편히 먹을 수 있을까?” 그랬더니
“글쎄, 그런 날이 오기는 할까?”
켁!
저, 그렇게 지냅니다...
저렇게 말하는 남편이 군대 선임보다도 미웠어요.
(군대 선임들이 후임에게 제대가 언제냐고 묻고 그날은 오지 않는다고 염장 지른다지요?)
그래도 이제 많이 적응 됐어요.
가끔 최적기에 울어대는 아들 덕에 김은 좀 새지만요.
(라면이 꼬들꼬들하게 익었을 때라든지... 소고기의 핏기가 살짝 올라오게 익었을 때 등등)
살림에 육아... 거기다 밥 챙겨먹기까지 어느 것 하나 쉽지 않네요.
제가 산후조리원을 나오면서 그랬죠? 파라다이스에서 실미도로 간다고...
여긴 실미도입니다.
에피소드 하나,
아이랑 단 둘이 보내던 첫 날.
애가 눈에 보이지 않으면 너무 불안해서 계속 안고 있었어요.
남편이 퇴근해서 올 때까지 화장실은 고사하고 물 한 모금도 못 마셨지요.
둘째 날은 물 한 모금, 화장실 한번, ...
조금씩 나아지기는 했지만 수유양이 한 번에 확 줄더군요.
배가 고프니 애는 더 자주 깨고... 그러니 잠은 더 못 자고... 악순환의 연속...
그래서 잘 챙겨먹기로 굳게 다짐했지요.
이 사진은 처절한 실미도 생존기...

국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기에 집에 있는 대접 중에 가장 큰 것으로~
파는 가위로 숭덩숭덩 썰어 넣었어요. 고로 설거지를 최소화 하는 센스!
식기세척기가 있다고 해도 마찬가지에요. 그릇들이 지발로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수박도 미리 잘라놓고 먹어야 해요. 애가 언제 울지 모르거든요.
맛없는 수박을 만나면 연유에 찍어 드세요.
수박 쥬스는 시간이 없는 관계로 패쓰~

산후조리를 하면서 미역국 순례를 했지요.
그냥 미역국, 소고기 미역국, 북어 미역국, 조개 미역국, 홍합 미역국, 된장 미역국, 들깨 미역국, 새우 미역국, 해물 미역국... 적어놓고 보니 친정엄마에게 무쟈게 감사한 마음이...
그렇게 먹다가 마지막에 질리지 않고 먹은 게 이거에요.
여러 가지 해물 넣고 된장을 푼 것!
제주도 여행 가셨다가 미역국에 된장을 풀어서 끓였는데 맛있더라...면서 끓이기 시작한 것인데 질리지 않고 개운해요.

시간 절약을 위해 철저하게 원 볼 시스템으로다가...

제육덮밥과 변비 예방을 위한 리*

밥에 스크램블 에그를 올리고 양념은 참기름 듬뿍과 간장 조금.
이건 김치가 맛있을 때 빛을 발하는 메뉴에요.

가끔 정신이 있으면 이렇게 차려 먹습니다.
주로 애 봐주는 사람이 있을 때.
근데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거 같아요.

건어물로 맛을 낸 미역국.
역시 된장을 풀었어요. 북어, 마른새우, 마른 홍합... 건 표고버섯도 드문드문 보였구요.
(제가 끓인 게 아니라 보이는 것 밖에는...-.-;)

조그만 그릇에도 반찬을 나누어 담는 지혜가 필요할 때!
포도 한 송이는 원활한 장운동을 위하야~

혼자서 어떻게 삼겹살을 굽냐구요?
여기 그런 사람 있습니다...
회식은 커녕 외식할 일도 없으니 어쩌겠습니까... 이렇게라도 해야지.
산지에서 직접 주문한 것이라 비계가 예술이었어요.
지방을 사랑하는 1인!
삼겹살 기름에 묵은지도 구웠어요.

제 나름의 삼합!
묵은지와 밥 그리고 삼겹살...
환상의 궁합 아닙니까?
저는 탄수화물을 너무 사랑해서 고기 먹을 때 밥 안 시켜주면 화내요...

이런 건 누가 사다줘야 먹을 수 있어요.
언니, 고마워...ㅠ.ㅠ
요샌 먹을 꺼 사다주는 사람이 제일 좋아요.
애들아, 애기 옷 사오지 말고 먹을 꺼 사와라...

보라돌이맘님의 돼지고기 깍둑볶음.
예쁘게 담기보다 많이 담기에 치중하다 보니 모양새가 좀 그렇습니다.
희첩에 나오던 이따만한 접시에 요따만큼 담기... 저는 언제쯤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

소고기볶음.
주술 같은 ‘간설파마후깨참’
jasmine 짱!!!
그런데 맨날 이렇게 먹냐구요?

가끔 이렇게 불량 식품(?)도 먹습니다.
엄마도 사람이거든요.
이건 카레면인데 이날 공교롭게도 감자밥을 했거든요.
감자밥을 국물에 말아먹으니까 아쉬운대로 카레밥 같은 느낌이 났어요.
감자와 더불어 당근이나 완두콩을 넣고 채소밥을 하면 더 풍성해질 거 같아요.
이런 채소밥을 냉동에 얼려서 쓰시는 분도 계시죠?
그럼 더 간편해질 거 같아요.
귀찮을 때 얼렁뚱땅 한 끼 때우기 괜찮아요.

꾀가 날 땐 배달음식도 적극 활용합니다.
짜장은 조미료 한 국자 생각이 나서 꺼려지고 짬뽕은 너무 맵고, 우동은 싱겁고... 그래서 내린 결론이 울면!
바닥에 깔린 신문지... 저거 중독되면 못 끊습니다.
예전에 언니네에서 보고 격 떨어지게 웬일이야~ 이러면서 놀렸는데 요샌 제가 더 합니다.
랩을 막 뜯었는데 애가 우는 거에요.
젖 먹이고 나니 한 덩어리가 되서 뜯어먹었어요.
한 덩이 울면 드셔 보셨어요?
안 드셔 보셨으면 말을 하지 마세요~ (달인 버전으로...)

후식은 조금 우아하게...
시판 초코푸딩인데 컵으로 먹기 아쉬워서 후딱 뒤집었어요.

요새 남편이 장을 봐요.
제가 적어주면 사오는 방식으로...
혹시 모를까봐 친절하게 “오*기 카레 한 봉지. (순한맛)” 이렇게 적어줬더니
요걸 사왔네요.
제가 어이없어 하면서 “내가 이런 거 먹는 거 봤어?” 이랬더니
“애 낳고 입맛이 변한 줄 알았어” 이럽니다...
그래도 순한 맛 맞네요...
다음엔 가루카레라고 적어줘야겠어요.

그냥 플레인 요구르트라고 적어줬더니 이걸 사왔더라구요.
나 먹자고 사기는 좀 부담스러운 건데 멋모르고 사오니 좋네요.
이런 장점이라도 있어야 시킬 맛이 나죠.

이건 제가 만든 것.
카레가 의외로 간단하잖아요. 저장성도 좋고...

소고기 무국
무가 맛있는 계절이잖아요.
뚜껑이 확 열리는 바람에 간장이 많이 들어가서 국물 색깔이 저리 됐어요.
아, 핏물도 안 뺐지...
음식의 맛은 시간과 정성이 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 같아요.
당분간은 맛보다 섭취가 목적이니까 패스~

그럴싸하게 보이나요?
이건 제 나름의 팁인데요. 치킨으로 한 끼를 때우기는 좀 그렇잖아요. 저는 꼭 밥이랑 같이 먹어야 하는데 후라이드는 반찬 느낌이 안 나니까.
이건 bb*의 스모그 치킨이라는 건데 닭다리의 허벅지(?) 부분만 들어있어요.
(수량은 다섯 개, 가격은 1만 4천원)
밥이랑 먹으면 그럴싸 하답니다. 애들 밥 차려주기 귀찮으실 때 한번 시도해보세요.
손가락에 묻히기 싫으시면 포크 두 개 사용하시구요.
하나는 고정하고 하나는 뜯고!

수분과 섬유질 섭취를 게을리 했더니 변비가 심해져서...
하마터면 화장실에서 둘째 출산할 뻔!
저는 82에 얼굴 공개 절대 못할 꺼에요.
이미지 깎아먹는 정보가 곳곳에 포진되어 있어서...
여기서 퀴즈!
아이 엄마에게 가장 사치스러운 음식은?
정답은....

꽃게찜입니다...
꼭 꽃게찜이라기보다 두 손가락을 모두 사용해서 먹어야 하는 음식이 정답이죠.
친정에 갔는데 꽃게철이라고 엄마가 찜통에 쪄서 (찌기 번거롭다고) 싸줬는데,
거기서 먹고 올 껄... 배불러서 싸왔더니...
흑...
손가락 쪽쪽 빨면서 먹다가 애가 울어서 손 씻고 젖 주고,
다시 먹는데 울어서 손 씻고 기저귀 갈아주고...
이런 식으로 몇 번 하다보니까 입맛을 잃어서 수박 겉 핥듯이 대충 먹고 버렸어요.
마음 같아서는 꽃게 포크로 다리 살도 싹싹 뽑아먹고 짭쪼름하고 고소한 등딱지에 밥도 비벼먹었으면 싶은데...
꽃게 안녕,
우리 나중에 만나...

소고기 볶음에 냉장고에 굴러다니던 팽이버섯이랑 오이를 넣었어요.
오이는 소금에 살짝 절여서 넣었죠.
호박은 볶으면 흐물거리고 좀 느끼해지는데 오이는 아삭한 느낌이 남는 거 같아요.

시간이 지나니 이렇게 짜장면도 먹게 되더군요.
그것도 고춧가루 팍팍 뿌려서...
역시나 등장하는 신문지!
미안해요, 경향...
하지만, 이웃들이 너무 개념차서 다른 신문을 구할 수가 없었어요.
다음에 청와대 가서 좀 얻어올게요.

이건 간밤에 먹은 ‘미친* 산발 소면’ 입니다.
강두선님처럼 예쁘게 말 수가 있어야죠.
삶고서 그냥 들이부었습니다.
소면에는 참기름과 간장, 설탕 그리고 깨소금.
이젠 매운 김치도 곧 잘 먹어요.
제가 모던한 걸 좋아하기는 하지만,
어떤 면으로는 아날로그적이다 못해 컨츄리하기까지 합니다.

금줄이에요.
아이가 건강하게 자랐으면 하는 애미의 마음이랄까요?
아파트라 전통 금줄을 달기도 그렇고 상징적으로 작은 게 있으면 좋겠다 싶더라구요.
그래서 꽃 장식 하시는 분께 부탁드렸어요.
별 생각 없이 부탁드렸더니 공부 많이 하시고 만들어 주시더라구요.
금줄용 새끼줄은 왼새끼 꼬임이여서 한다고 하고...
장수를 상징하는 거북이도 달아주시고...
덕분에 좋은 추억거리가 생겼어요.

복고느낌을 살려서 흑백으로~
그렇게 자란 녀석이 욘석입니다.
먹거리의 결과물이라고 해야 할까요?

태어난 지 2주일 되었을 때.
그땐 몰랐는데 지금 보니 말 그대로 피골상접...

2달 째...
볼살 좀 보세요.
콧날이 얼굴 살에 파묻히는 불상사 발생!

최근 모습.
저를 보고 웃기도 하고 옹알이(?)도 해요.
힘들지만,
저 웃음 때문에 버팁니다.
아주 기쁜 마음으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