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어느 나라에 가서 살아도 한국 먹거리, 채소는 물론 공산품류도 없는 거 없이 다 있어 크게 먹는 거에 대한 어려움은 없잖아요. 저 역시 일본에서 유학시절 가격이 좀 비싸서 한국만큼 가격부담없이 넉넉히 못 먹어서 그랬지
없어서 못 먹었던 건 거의 없었던 거 같아요. 하지만 유독 구할 수 없었던 게 있었는데요,
바로 " 비름나물" 이 그렇게 귀했어요.아마도 한철 짧게 있긴있었는데 제가 그 시기를 못 맞춰 못 샀을 수도 있고
정말 없을 수도 있었을텐데 "비름나물앓이"가 이런거구나 싶게 유독 생각날 때가 있었어요.
한국에선 한겨울에도 가격 싸게 먹을 수 있었는데 말이죠.
정말 한국으로 돌아와서 한동안 호박잎이랑 강된장쌈,비름나물 무침은 원없이 엄청 먹었던 기억이 있어요.
질리게 먹고 또 한 동안 잊었던 바로 그 비름나물,어제 마트엘 갔더니 수북히 있더라구요.
이렇게 야리야리한 억세지 않은 비름나물이 너무 반가워서 한 봉지 가득 담았는데도 가격이 1,600원밖에
안 하더라구요.저야 싸니까 너무너무 좋은데 이거 재배하시는 분들은 마음 많이 아프시겠더라구요.
어이됐든 저녁에 1,600원 어치 사들고 와서 뭘 해 먹을까 생각하다
일단 잘 삶는 게 맛 좌우하는데 젤 중요하기에 일단 엄마만큼 잘 삶기 위해 집중했어요.ㅋ
야리야리한 비름나물은 찬물에 잘 씻은 후..
(떡잎도,억센 부분도 없어서 따로 손 볼 거 없어서 찬물에 씻기만 했어요.)
넉넉한 펄펄 끓는 소금물에 푹 잠기에 넣고 위,아래 잘 섞게 저어준 후..
새파랗게 잘 삶아졌지요?
손으로 줄기부분을 눌러 살짝 들어가면 체로 건져 찬물에 재빨리 헹구면 됩니다.
물기를 짠 후..
파,마늘,소금,통깨,참기름,액젓 아주 약간을 넣고 가볍게 풀면서 무친 후...
간 보면서 반은 먹었어요.ㅋ
양념해서 재워뒀던 돼지고기가 있어서 국물없이 볶은 후 비름나물 얹어서 쓱쓱..
고기볶음이 마침 있어서 같이 비벼서 먹어봤는데 역시나 비름나물,고기랑 비벼도 맛있어요.
물론 고기 없이 비름나물만 비벼서 먹어도 맛은 꿀맛이잖아요.
1,600원 어치 비름나물, 야리야리해서 데치면 얼마 되지 않겠다 싶었는데 양이 꽤 많아요.
비름나물로 김밥도 싸서 먹어봤는데요,
깨나물만큼 맛있지는 않지만 이것도 맛있어요.
김위에 무친 비름나물을 전체적으로 깔고 그 위에 스팸,계란지단,당근,단무지를 넣고 돌돌 말은 후..
김밥 두 줄 싸고 남은 재료는 바로 비빔밥으로 ..
재료가 남아서 송송 썰어 넣어는 봤는데 이걸 넣었다고 더 맛있지는 않았어요.
그냥 남았으니..
비름나물 김밥, 특별하진 않은데 비름나물로도 김밥 싸서 먹으면
여느 김밥만큼 맛은 있어요.김밥 속재료야 넣기 마련이니까요.
김밥 속재료 넣는데 파란색 나물 없으시면 비름나물도 괜찮아요.
비름나물,저는 갠적으로 너무 좋아하거든요.
가격 싸고 다른 나물에 비해 조리법 간단하잖아요.맛,가격...뭐 하나 트집잡을 거 없는 비름나물,이젠 얼굴에 발라도 보세요.
비름나물 데치고나면 깜장색 물이 나와잖아요, 그걸 식혀서 세안을 꾸준히 하면 기미가 옅어진다고 합니다.
아시겠지만 얼굴에 생긴 깜장색들은 많은 돈을 드리지 않으면 없어지기 쉽지 않잖아요. 비름나물은 4계절 언제든 먹을 수 있으니 맛있게 드시고 데친 물로 꾸준히 세안 하시면 피부미인도 만들어 준다고 합니다.
두루두루 비름나물은 매력덩어리 나물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