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전에 건강에 관한티비 프로그램을 봤어요.
"곡물의 재발견"에서 나온 호밀빵을 보며
혹시...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글 올려봐요.
방송중 호밀빵 만드는 과정이 나오던데
호밀가루와 물, 소금, 그리고 또 한가지 이름은 잊어버렸는데
그게 이거에요, 사워도우 스타터(Sourdough Starter).
스타터를 만들기 전에 잠깐 이것에 대하여 알아보지요.
내추럴 사워(Natural Sour)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공장에서 만들어진 이스트가 아닌
자연상태의 이스트(Wild Yeasts)와 박테리아를 포함하고 있어요
와일드 이스트는 상업용 이스트와는 다르게 발효활동을 한다고 하네요.
그리고 지역과 환경에 따라 와일드 이스트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북미에서 유명한 "샌프란시스코 사워도우"를 만드는 스타터를
한국으로 옮겨간다면 차츰 이녀석이 토종와일드 이스트에게 잠식을 당해
결국엔 성질이 확~ 바뀌어 버려요.
와일드 이스트는 상업용과는 다르게 산성에 강하기 때문에
사워도우 빵을 만들때 제역할을 충실히 하지만
상업용 이스트는 산에 약해 죽어버리기 때문에 사용할수가 없어요.
락토바실리우스(Lactobacillus) 박테리아
이스트와 마찬가지로 이 박테리아도 녹말이 분해되어 생긴 당분을 발효시켜
이산화 탄소를 발생 시키면서 또 두가지의 산 -젖산(Lactic Acid)과 초산(Acetic Acid)을 만들어 냅니다
이 산 성분들이 사워도우 브래드의 특별한 맛을 내게 합니다.
젖산은 좀 부드러운맛, 초산은 강한 신맛을 줘요
그래서 이 두가지 산의 균형이 잘 잡혀져야 빵이 맛있다~~ 는 소리를 하게 되는거죠.
아..... 너무 지겨우십니까? ㅎㅎ
자~ 스타터를 만들어 봅시다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200그램 미지근한 물과 200그램 호밀가루
잘 섞어서 투명한 플라스틱 통에 담고 뚜껑은 얹어만 놓으세요.
겉면에 높이를 표시하고 실온에 최소 2~3일 두고 거품이 생기며 발효되길 사랑스런 눈길로 봐줍니다.
확인방법은 거품과 새큼하면서 은근히 과일껍질이 약간 상한듯한 신 냄새가 나요.
##1단계##
200그램 강력분(우리밀)과 위의 스타터 400그램
이렇게 섞으면 상당히 된반죽이 되요.
자~ 발효되길 기다립시다, 하루나 이틀정도 걸려요.
##2단계##
300그램 강력분(우리밀)과 1단계의 스타터 200그램과 물150그램
또 섞어주세요, 200그램을 뺀 나머지 1단계 스타터는 버려주시구요.
0.5배 정도 부풀때 까지 기다립니다, 하루나 하루반나절 정도? 걸릴듯해요.
여기까지가 와일드 이스트를 스타터에 정착시키는 과정이에요.
##리프레쉬(Refresh)##
2단계의 방법을 그대로 사용합니다.
지금부터는 두배정도의 발효를 할꺼에요.
그렇게 발효시켜 바로 빵을 만들수 있어요.
만약 빵만들 계획이 없다면 발효후 일주일 정도 냉장보관이 가능해요.
이 스타터는 살아있는 미생물이기 때문에 밥을 주셔야해요.
사용을 안하더라도 일주일에 한번씩 밥주고 발효후 냉장보관 가능합니다.
만약, 장기간 사용할 계획이 없다면 냉동보관 하세요.
전 6개월까지 보관 해봤어요.
예를 들어 내일 빵을 만든다... 그러면 하루전에 냉장고에서 꺼내 밥주기를 하고
다음날 사용하면 됩니다.
사워도우 브래드의 장점은
소화가 용이하고 일반빵과는 다르게 인슐린 분비의 폭이 넓지않아 당뇨환자도 섭취가 용이해요.
또 보존기간이 길고 맛과 향의 차이가 있어요.
에구구.... 저도 힘드네요. ^^;;;
할말은 많지만 이쯤 끝내구요.
제 호밀빵 구경하세요.
1년된 스타터 입니다, 제가 사랑하는 미생물 ㅎㅎ
제껀 리프레쉬 하는거에요.
되직하죠? 프랑스이름으로 르뱅(Levain)이라고도 합니다
24시간 걸렸어요. 집이 좀 춥거든요
위에 뿌려진건 통호밀 이에요.
와일드 이스트가 이런 통밀껍질에 많이 있지요.
집에 있어서 함 넣어봤어요.
이 지역의 제분소에서 올개닉 통밀과 호밀가루 를 샀어요.
각각 20킬로짜리.. 이건 업소용입니다, 시중엔 없어요.
저희집은 쌀보다 밀가루 소비가 더 많아요
옆에 작은건 10킬로짜리 다목적 밀가루, 쿠키나 간식만들때 사용해요.
아니타 제분소와 로저스제분소를 제가 학교다닐때 견학 간적이 있거든요.
아니타네는 동네방앗간 같은데 대부분의 밀가루를 돌로 갈아요.
차이가 뭐냐고 물어보니 돌로갈면 온도가 낮기때문에 영양소 손실이 적다네요.
하지만 아무리 갈아도 기계밀보다 입자는 굵고 거칠어요.
그래서 글루텐 생성도 좀 낮고 반죽도 적게 해야하고 그런것들이 좀 있지요.
로저스네는... 완전 기계화된 제분소에요.
캐나다의 다른주에서 수확된 밀들이 운반된 기차가 그 공장 바로 옆으로 들어와요.
그리곤 밀이 저장용 탱크로 좌르르륵~~
한국과 일본, 중국으로 수출도 한다더라구요.
그러면서 말하길 동양의 고객들은 글루텐함량이 많고 색이 하얀 밀가루를 선호한다고...
어떤게 통밀이고 어떤게 호밀인지 맞춰보세요.
통호밀, 집에 있어서 찍어봤어요
전반죽(Autolyse) 후에 르뱅넣고 반죽하고 당밀과 펜넬씨앗을 첨가해서
마지막 반죽을 했어요.
오토리즈는 다음에 기회되면 써볼께요 ^^;;
그릇에 담고 덮개씌워 실온에서 9시간 1차발효 했어요.
두배가 약간 안되게 했는데, 호밀은 글루텐성분이 일반밀과 달라서
발효를 좀 적게 합니다.
바타드(Batard)모양으로 1킬로짜리 두개 성형해서
냉장고에서 6시간 저온발효 시켜줬어요.
하나는 스코어를 주고 하나는 그냥 , 윗면이 자연스럽게 터지길 바라며
500F에서 스팀주고 40분 구워줬는데 안쪽에 있던건 겉면이 살짝 탔어요.
오븐온도가 안과 겉이 이리도 달라요 ㅜㅜ
앞쪽것은 나름 괜찮게 나왔네요.
못생긴 녀석 먼저 절단을 합니다
크럼이 상당히 빡빡하죠? 터짐이 적어서 그래요
이곳에서도 100% 호밀빵은 별로 인기가 없어요.
그래서 대부분 10~20%정도만 섞어 빵을 만듭니다.
그러면 볼륨도 좋고 부드럽기도 하고 상품성도 있구요.
이 빵은 80% 호밀에 20% 통밀로 만들었어요.
아들아이는 구수하다고 잘 먹네요
자~치즈바른 호밀빵 한입 하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