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 따르겠지만, 지금 저희 동네는 하늘이 구멍이라도 난 듯 무섭게 비가 내리고 있어요.
장마철에 비가 오는 건 당연한거지만, 이런 비가 며칠 더 온다고 하니, 좀 겁이 납니다.
차례나 제사 음식의 양, 확 줄인다고 줄였으나 그동안은 그래도 남은 음식들이 있었는데,
이번에 줄이긴 제대로 줄였나봐요, 별로 먹을 음식이 없어요.
그저 나물 한접시와 전 몇조각 정도.
오늘 저녁엔 버섯밥을 했어요.
버섯밥과 알타리김치, 어묵볶음, 전 몇조각, 이렇게 상을 차렸습니다.
제사에 올리는 전의 양을 줄인다고 마음은 먹지만 막상 장을 볼때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늘 재료를 많이 삽니다.
이번에 부친 건 동그랑땡, 동태전, 느타리버섯전, 고추전, 새우살을 박은 호박전, 녹두전, 그리고 두부적을 부쳤는데요,
동태전과 느타리전용 재료는 사가지고 온 재료의 절반만 했더니, 딱 좋았어요.
동태포는 냉동실에 있으니까 상관없는데, 느타리버섯은 얼른 먹어줘야겠다 싶어서 버섯밥을 했습니다.
느타리버섯과 고기맛나는 느타리버섯이라는 비슷하게 생긴 버섯 두가지를 넣어 밥을 했어요.
오늘 버섯밥의 특징은....양념장입니다.
양념장을 새로 만들지 않고 오리엔탈 콜드 드레싱 남은 것에다가 간장만 조금 더 첨가해서 올렸는데요,
짜지않고 괜찮았습니다.
애써서 만든 소스, 알뜰하게 활용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어묵볶음은 사각형 어묵을 굵은채로 썬 다음,
달궈진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달달 볶았어요. 간은 딱 소금으로만 아주 싱겁게 했습니다.
어묵을 볶다가 썰어둔 청홍고추를 넣어줬는데요, 짜지않고 딱 좋았습니다.
지난번 마트에 나가보니 인스턴트식품들 중 재료에 신경을 쓴 고급제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일단은 조금이라도 비싸면 조금이라도 좋은 재료를 쓰겠지 믿으면서 샀는데요,
이 어묵도 맛이 괜찮았어요.
내일이 초복인거 아시죠?
저는 초계탕 하려고 어제 인터넷으로 주문을 했는데요,
상품이 품절일 경우 대체상품으로 받겠냐는 선택사항에 모두 거절표시를 했더니,
(왜냐하면 수락을 했더니 아주 엉뚱한 상품이 온 경험이 있어서요..)
아 다른 건 다 왔는데 결정적으로 닭이 안왔습니다.ㅠㅠ..품절이라네요.
황당해하니까 남편은, "내일 닭고기 안먹으면 어떠냐"며 괜찮다고 하는데...제가 안 괜찮아요.ㅠㅠ
저 어렸을때 우리 삼남매, 복날 고기 안먹으면 골이 빈다며, 경쟁적으로 고기를 마구 먹어댔거든요.
안그래도 요즘 머리가 하루하루 나빠지고 있는데 복날 고기 안먹어서 나쁜 머리 더 나빠지면 어떡해요?
냉동실에 닭 부분육이라도 있는 지 찾아보고 있으면 그걸로 뭘 하고, 아니면 내일 아침에 마트에 가야할 것 같아요.
그러고보니, 참 초계탕이랑 인연이 없나봅니다. 내일도 초계탕은 못해먹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