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시간까지...집에 저 혼자입니다.
혼자 먹는 저녁, 재미없어서 우동 하나 끓여먹고, TV보다가 자다가 빨래하다가 그래도 심심합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쌍둥이네 더 있다와도 되는 건데...
할머니 못가게 길목을 지키는 작은 아이 눈을 피해서 살짝 나왔는데, 더 있다 올껄 그랬습니다.
심심해서...냉동실 안에서 울고있는 냉동열대과일을 꺼내봅니다.
이 봉지 이전의 봉지는 참 맛있어서, 믹서에 드르륵 갈아서 남편에게 주면, " 참 맛있다"며 잘 마셨는데요,
이번 봉지는 설탕이나 올리고당을 넣지않으면 먹을 수 없을 만큼 당도가 떨어집니다.
나름 딸기 파인애플 망고 파파야가 들어있다는 건데..
냉동실에 굴러다니는 꼴이 보기 싫길래 조리기로 했습니다.
조려서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얹어 먹든가, 아니면 빙수에 올려먹든가 하려구요.
검색해보니, 과일과 설탕의 비율이 대충 2:1이라 하길래, 비슷하게 맞춰서,
일단 좀 놔뒀습니다.
과일이 녹도록이요.
다음 불에 올려서 중불 약불로 신경써서 조렸습니다.
조려놓고도 후회했습니다, 설탕만 버린 것 같아서..
레몬즙을 좀 넣어주면 좋겠는데 레몬즙이 없어서,
플라스틱 용기안에 들어있는 라임즙 농축액을 좀 넣어줬더니.....맛이 확 좋아졌습니다.
이렇게 담아놨어요, 설탕과 라임즙이 아까워서라도 어떻게든 먹어야죠.
쌍둥이를 돌보다보니, 아이들이 매일매일 다릅니다.
하루 하루 성장하는 것이 보이고, 매일 매일 새로운 재롱을 보여줍니다.
경이로움의 연속이죠.
오늘은...이제 돌 좀 지난 아이가 옷 타령하는 얘길 해드릴게요.
제 딸아이를 자신의 딸 처럼 생각하는 제 절친이 아기들 옷 몇벌 사줬습니다.
그중 민소매 원피스를 오늘 처음 꺼내서 입혔는데요, 디자인은 같지만 색상이 이렇게 판이하게 다릅니다.
먼저 목욕을 마치고 나온 큰 애가 나비가 많고 진한색에 관심을 보이는 것 같아서 입혔습니다.
제 속마음은 이 아이가 작은 아이보다 좀 통통해서 수축색을 입혀야겠다는 거 였답니다.
그런데 옷을 입고 나더니, 작은 아이가 입어야할 옷을 들고다니면서 다른 방으로 도망가기도 하고,
"응, 응" 거리면서 뭐라뭐라 합니다.
이 머리가 안도는 외할머니, 뭐지 하면서 아이의 의중을 파악하지 못했는데요,
결국은 답답했는지 아이가 제몸을 툭툭 건드리면서 '응 응" 합니다.
그제서야 알았어요, 저 옷을 입겠다고 한다는 걸.
그래서 작은 아이가 목욕을 마치고 나오기 직전 갈아입혔습니다.
그랬더니 더이상 응응거리지도 않고 만족한듯 잘 놉니다.
이 어린아기 눈에도 더 예쁜 것이 있고, 더 입고 싶은 옷이 있나봅니다.
목욕후의 작은 옷소동으로 또 한참 웃었습니다.
요즘 저를 보는 사람들마다 젊어졌다고 해요. ^^
물론 머리하러갈 새가 없어서 머리를 길러 질끈 묶었기 때문에 그런다고 생각하기는 하는데요..
어쩌면 이 아이들때문에 하루 종일 깔깔 웃고 살아서 그런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할머니에게 엔돌핀이 철철 넘치게 해주는 우리 아가들, 할머니가 어떻게 보상을 해줘야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