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산 닭, 살때는 시원하게 초계탕을 하려고 했어요.
초계탕 해서 우리집도 먹고, 쌍둥네도 가져가려고 했는데요,
어제 비가 오고나서 오늘 아침에는 너무 선선한 것이..초계탕을 먹을 생각이 안들더라구요.
집에서 닭이랑 황기, 엄나무, 가시오가피에, 큰 냄비까지 들고 쌍둥네로 가서,
일단 황기와 엄나무 가시오가피를 삶았습니다.
그 밑국물이 펄펄 끓을 때 손질한 닭을 넣어서 삶았습니다.
국물에서 건져낸 닭과 국물이 들어있는 육수를 창가에 놓으니 시원한 바람 때문에 금세 식었어요.
그래도 국물에는 아직 기름기가 많으니까 냉동실에 넣어 두어번 기름을 걷어내고,
닭은 살만 발라냈어요.
제가 요리하는 걸 좋아하는 작은 아이, 뭘 잘 먹지않다가도 제가 부엌에서 음식을 하면 꼭 맛보려고 합니다.
살을 발라내던 고기를 한점 입에 넣어주니, 제 주변만 뱅뱅 돌면서 새끼제비처럼 입을 벌립니다. 얼마나 이쁜지..
고기를 꽤 많이 먹었습니다. 그래서 제 기분도 아주 좋았지요.
친정어머니와 이모님, 그리고 저, 이렇게 세사람이 먹는 점심은 닭곰탕이었습니다.
냉동실에 넣었다 뺐다하면서 기름기를 걷어낸 국물은 다시 팔팔 끓이고,
살을 발라낸 고기는 국간장과 마늘 후추로 밑간했어요.
그릇에 국물을 담고, 그위에 밑간한 고기를 얹고 파 마늘을 넣어서 먹었습니다.
친정어머니, 너무 맛있게 드셔서 아주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 무더위에 아기 보느라 너무 고생이 많은 이모님께 국물도 듬뿍, 고기도 듬뿍 드시게 했지요.
그리고 발라놓은 닭고기살을 조금 싸가지고 집에 왔습니다.
오늘 저녁 메뉴는 우리집에 있는 재료를 모아모아서 담은 모둠접시.
한모 있던 유기농두부는 끓는 물에 넣어 데쳐서 썰어담고, 남은 콜드 오리엔탈 드레싱을 얹었습니다.
치커리와 깻잎 먹기좋은 크기로 끊고 잘라서 한귀퉁이에 담고,
어린잎채소도 또다른 귀퉁이에 올렸습니다.
닭고기살은 만능양념장에 설탕만 약간 더 가미해서 조물조물 무쳤습니다.
가운데는 요즘 달콤하니 아주 맛있는 미니 토마토를 놓았어요.
칼칼한 닭고기무침을 채소와 두부, 토마토 곁들여 먹으니 아주 좋았습니다.
이렇게 해서 또 오늘 저녁도 한접시로 끝!!
내일은 공식적인 외식의 날, 요리 안하고 버틸거에요. ^^
다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