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한달도 더 전에 따님네 가셔서 아직도 따님네서 머물고 계시는 시어머니를 뵈러 다녀왔습니다.
병원에서 퇴원하신 후 며칠동안 여기에 계시다가, 따님네로 가셔서는 거기가 편하신 지...안오시네요.
하루 열두번씩,
'내가 뭘 섭섭하게 해드려서 시어머니도 안 오시고, 시누이들도 안 보내는 걸까?'
'아냐, 거기가 그냥 편하시니까 그렇겠지!'
'그래도 몇십년씩 큰 아들이랑 사시다가 몸도 쾌차하지 않았는데 따님네 계시면 다른 사람들이 뭐랄까?'
'에이, 딸은 뭐 자식 아닌가,뭐? 그동안 큰 아들이랑 사셨으니까 몇주일쯤 따님네에 계실 수도 있지'
이렇게 하루에도 열두번씩 마음이 오락가락합니다.
어머니 시중을 들지않아서 제 몸이 편할 지는 모르지만....마음이 그렇게 편한 건 아닙니다.
그래도, 시누이들이 '나 바쁘다고 내 사정 헤아려서 그런거'려니, 하고 마음을 편하게 먹으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어머니를 뵙고 오면서,
kimys에게 "오늘 화이트데인데 초콜렛은 왜 안주나?? 발렌타인데이엔 분명 선물한 것 같은데...."했더니,
동작대교에 있는 한강전망대에서 차 한잔 마시고 집에 가자고 하네요.
사탕 대신이라나요.
한강전망대에서 표표하게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면서 차 한잔씩 하고 왔습니다.
한강대교의 한강전망대는, 건물이 이상하게 지어져서 리버뷰가 가능한 좌석이 두어개밖에는 되지않는데,
동작대교 한강전망대는 앞에 공영주차장이 있어서, 물론 주차비를 따로 내긴 하지만,
어쨌든 주차할 곳도 있고, 강을 바라볼 수 있는 좌석도 넉넉하고 꽤 괜찮은 것 같아요.
암튼 여기서, 강물을 바라보고 있는데 전화를 받았어요, 제 책이 아이패드용 어플로 나와있다고...
제 책인줄도 모르고 일단 샀는데 제 책이더라며..., 대박이라고....

몇달전 책을 출판했던 출판사로부터 전자책을 만들겠다고 해서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는 잊고 있었어요.
제가 인기 작가도 아니고, 또 아이패드가 그렇게 널리 보급된 것도 아니고,
시장성이 없어서 안나오는 줄 알았어요.
그래서 집에 들어와 제 아이패드로 앱스토어에 들어가보니, 어라, 정말 있는 거에요.
아, 저 아이패드 있습니다.
지난연말에 아들이 선물로 사줬는데...제가 디지탈문맹이잖아요.
잘 쓸 줄도 모르고, 또 막상 들고나가면 인터넷이 안되고 해서,
겨우 앵그리버드나 데몰리션 같은 게임이나 하는데 쓰고 있었어요.
kimys, "그렇게 훌륭한 문명의 이기를 게임기로 쓴다"고 비웃긴하지만...어쩌겠어요..제 능력이 그 정돈데...ㅠㅠ..
어쨌든,
앱스토어에 3.99달러 결제하고, 다운을 받았어요.
처음 출판사 얘기로는 책의 ⅓ 정도만 들어갈 것 같다고 했는데...거의 다 들어간 것 같아요.
목차를 대충 살펴보니까 거진 다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전자출판에는 관심이 좀 있었더랬습니다.
딸아이 혼수로 주려고 쓰던 원고, 완성은 하지 못하고 미완성인채로 주긴 했지요,
그 원고를 제가 혼자서 사진도 꾸역꾸역 찍고, 편집도 배워가며 꾸역꾸역 해서는,
혼자서 전자출판을 해볼까 했었는데...마음뿐 엄두를 내지는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 칭찬받은 쉬운요리의 앱을 보니, 의욕은 불끈 솟구치나....
에이, 어느 천년에 그게 완성되겠어요?

암튼 사진을 찍을 때 더 예뻤는데,
사진들이 제판과 인쇄과정을 거치면서, 막상 책으로 나왔을때는 원본보다 덜 예쁘게 나와서 좀 그랬는데요,
아이패드로 보니까, 거의 원본의 느낌!
므흣합니당...^^

이렇게 화면에 두페이지가 나오게도 볼 수 있고,

레시피를 누르면 레시피도 나오고, 책갈피에 필요한 것만 따로 저장할 수도 있고...
저도 양념의 분량을 다 못외우는 음식은 대충 만들거나 아니면 제 책을 펴놓고 하곤 하는데,
이제 칭찬받은 쉬운요리의 수록음식만큼은 좀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아요.ㅋㅋ
나온지 며칠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평도 12개 붙었고, 평점도 나쁘지 않고...^^
이상은 디지탈문맹의 디지탈책 자랑이었습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