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놓지않고 재봉틀로 들들 박다가, 생각해보니, 올 겨울 눈도 많이 온다는데,
눈 와서 길 미끄러울 때는 사흘이고 일주일이고 꼼짝 하지 않고 집에 있을 건데,
그때 뭘 하고 노나 싶어서, 10장은 그때를 위해서 비축하기로 하고,
50장만 박으려고 했습니다.
40장은 무난히 마쳤는데..41장째부터, 윗실 끊어졌다, 밑실 끊어졌다, 또 재봉틀에서 뭔가 덜덜거리는 소리도 나고,
'아, 니가 어제 오늘 일 너무 많이 했다고 짜증부리는 구나' 싶어서, 재봉틀도 좀 놀게 해줬습니다.
오늘 못박은 20장은...어느 날이고 폭설내려서 발이 묶인채 집에 있어야만 하는 날 박으면 되죠, 뭐.
재봉틀이며 헝겊들 몽땅 치우고, 청소기 한번 밀어주고,
모처럼 낮잠 한판 잤습니다. 자면서도..저녁 준비해야하는데..일어나서 저녁준비해야하는데...이러면서 잤네요. ^^;;
돈까스 해서 좀 얼려뒀다가 반찬없을 때 먹겠다고 돼지고기를 제법 많이 사들고 왔는데,
결정적으로 빵가루도 없고, 먹던 식빵도 없다는..ㅠㅠ...하는 수없이 탕수육으로 방향 전환 했습니다.

오늘 먹은 탕수육입니다.
버섯은 미처 불리지 못해서,
오이 당근 양파 파인애플을 넣었구요,
소스는 이향방선생님의 레시피!
물 2/3컵에 설탕 식초 4큰술, 간장 1큰술, 물녹말 2작은술을 넣는 레시피지요.
요대로 하면 실패가 없어요.
이자리를 빌어서, 이향방선생님께 다시 한번 감사말씀 올립니당~~

이렇게 준비해뒀다가 고기 튀기고 소스만들어서 버무리고 하면,
허둥지둥 할 일도 없습니다.
제가 늘 이렇게 준비해놓은 후 음식을 완성하는 스타일인데요,
그러다보니 설거지가 산더미!!
이런 그릇들은 세척기에 넣기도 그렇고, 이러다보니 손에서 물 마를 날 없고,
다른 계절은 상관없는데, 겨울에는 항상 손이 거칠거칠하고..
그래서 요즘 제가 핸드크림을 아주 열심히 바릅니다.
누가 그러는 거에요, 제 손만 보면, 예전에 글써서 먹고 산 사람 같지않고 농사지은 사람같다고...ㅠㅠ...
요즘 책상에 하나, 거실에 하나, 부엌에 하나, 핸드백에 하나 이렇게 핸드크림 핸드로션을 사방에 늘어놓고는,
눈에 보이는대로 , 생각나는대로 바르는데요, 정말 그렇게 바르고보니, 손이 거칠어지는 건 덜하는 것 같아요.
어 쓰다보니, 글이 산으로 갔네요.
행주 얘기에서 탕수육 얘기로, 음식 준비하는 얘기에서 핸드크림까지~~ ^^
즐거운 주말밤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