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택배로 받은 고기들, 소분해서 갈무리하느라,
오늘은 다른 날보다 일찍 부엌으로 들어섰어요.
다른때같은 일요일 점심준비는 11시반쯤에나 시작하는데는 오늘은 훨씬 더 일찍 시작됐지요.
그바람에 아침부터 우리 부엌이 이렇습니다.
메뉴가 뭐길래 이렇게 준비해놓았을까요? ^^

며칠전 무청시래기 불리면서 곤드레도 삶아두었어요.
곤드레 말린 것이 한봉지 있는 데 없는 줄 알고 또 한봉지 사느라 집에 곤드레가 너무 많아요.
그래서 곤드레밥을 하기로 했어요.
씻어서 건져놓은 쌀과 들기름, 국간장에 조물조물 해놓은 곤드레,
그 뒤로는 강된장을 끓일 재료들이에요.
우리 집 육식인간들을 위해서 차돌박이 듬뿍 넣고 끓여주려구요.

가스불위가 꽉 찼죠?
전 저렇게 베치된 가스대 싫어요.
나란히 화구가 두개 있으면 어지간한 냄비는 두개가 놓이질 않잖아요.
신경써서 큰 거, 작은 거 두개를 놓아야하는데, 이런거 신경쓰기 싫어요. ㅠㅠ
열심히 일하고 있는 냄비들 속에는 뭐가 있을까요?? ^^

작은 냄비에는 강된장이 끓고 있구요,
강된장은 국물을 자작하게 붓고 끓여야해서 자칫 신경을 안쓰면 냄비에 눌어붙기 때문에 자주 저어줘야해요.

또 하나에는 곤드레밥이 되고 있지요.
맨 뒤 냄비는 장조림을 하기 위한 쇠고기가 삶아지고 있어요.
계량 정확하게, 시간 정확하게 측정해서 레시피를 잘 만들어, 딸아이 줘야죠. ^^
그럼 오늘 점심, 곤드레밥과 강된장만 먹었냐?
아니죠~~

설마 택배꾸러미에 등심이 없었겠어요?
등심 1㎏, 양지 1㎏, 우둔 1㎏(장조림거리는 홍두깨살로 살껄, 괜히 우둔으로 샀나봐요..ㅠㅠ), 돼지전지 1㎏,
이렇게 택배 아깝다고 마구 질러줬지요. ^^
곤드레밥과 먹을 등심이 구워지고 있어요.
그런데 사진의 핀트가 엉뚱한데 맞았네요. 고기에 맞춰야하는데..
저희 집 고기 너무 많이 먹는다고 걱정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요,
자주 먹기는 하지만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지는 않아요.
자주 먹는 이유는, 젊은사람들만 살면 삼시세끼 풀만 먹어도 괜찮겠지만,
저희 집에는 내년이면 아흔넷이 되시는 노모가 계십니다.
우리 어머니, 밥을 장정 밥숟갈로 딱 한수저 밖에는 드시지 않아요.
그런데 고기를 잘 잡수시기 때문에, 어머니 드시게 하기위해서도 고기반찬을 자주 한답니다.
그러니까...너무 걱정하시 마시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