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식사준비를 할 때,는 메인 메뉴를 정하고 그것에 신경을 제일 많이 씁니다.
꼭 메인 메뉴는 하나 있어야 해서 갈비탕이나 사골곰국 같은 걸 끓이면 그낭 국이 메인이 되는 거고,
고기반찬이 있으면 고기가, 생선반찬이 있으면 생선이 메인이 되는 건데요,
어떤 날은, 메인 메뉴가 없는 것이 컨셉인 날도 있습니다..^^

그저께 밥상.
소래에서 사온 명란젓과 낙지젓에, 기왕이면 젓갈 삼총사를 만들어주자 싶어서 조개젓을 무쳤습니다,
지난 가을 간월도에 갔을 때 저는 어리굴젓을 사고, 친정어머니는 조개젓을 사셨는데,
친정어머니가 사신 조개젓, 너무 짜서 드실 수 가 없다고 해서 제가 가져왔더랬어요.
정말 완전 짜서 먹지 못하고 냉장고안에서 굴렸어요, 짠 기 빼낸다고 물에 씻어서 소용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그저께에는 일단 조개젓을 한번 물에 헹군후, 배와 양파를 갈아서 섞어뒀다가,
파 마늘 청양고추 식초 고춧가루로 무쳤는데요...너무 맛있어요.
낙지젓과 조개젓과 명란젓으로도 한끼가 충분하던걸요.

어제 김장을 마치고,
보통은 돼지고기를 삶아먹는데, 냉동실 안에 제주흑돈 구이용 목살이 있었어요.
이 목살을 구워먹느라, 수육은 안했던 건데요,
어제 고기를 먹었고, 또 어제 먹다남은 속쌈도 있길래, 생선같은 메인 반찬 준비하지 않고,
먹던 반찬 주섬주섬, 그릇만 바꿔서 상에 올리고,
호박 반개 전부치고, 감자 2개에 양파 ¼개 볶아서 내놨습니다.
딱히 먹을만한 반찬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리저리 젓가락이 갈만한, 그런 우리집표 백반이었답니다.
아, 그러고보니, 메인이 있었네요..바로 김.치.찌.개....
김치 부족사태로 인해 김치찌개를 먹고 싶어도 해먹을 수 없었는데,
어제 충분하게 김장을 해넣은 마음이 넉넉해진 관계로,
오늘은 지난번에, 배추가 완전 비쌀때 담근 금치 한쪽을 척 꺼내서 김치찌개를 해먹었답니다.
역시...김치찌개가 최고입니다.
이제 김장김치 맛있게 익으면 그걸로 김치찌개도 해먹고, 김치국도 끓여먹고 비지찌개도 해먹고,
생각만 해도 신납니다.
여기서 김치에 관한 여담 한마디.
제 경우 김치가 주재료인 음식을 할때, 새 포기를 턱 꺼내서 하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너무 아깝잖아요, 그리고 이렇게 새포기 꺼내서 찌개에 볶음밥에 해먹으면 금방 한통이 바닥을 드러내게 되구요.
그래서 식탁에 한번 올라갔다 내려온 자투리김치들을 모아서, 찌개도 하고, 국도 끓이고, 전도 부치고 하는건데요...
얼마전,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됐습니다.
제가 퍼준 김치를 가져간 어떤 지인이 그걸 썰어서 반찬으로 먹지 않고, 김치찌개 끓여먹고 말았다는 거에요,
저는 그렇게 못하거든요.
물론 제가 퍼준 김치, 그걸 썰어서 상에 올리든 아니면 찌개를 끓이든, 받은 사람 맘대로 먹을 수 있는 건데요...
그런데 그 얘기를 들으니까 김치가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거에요.
물론 김치를 아까워하는 제가 새가슴인거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