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는 것도 마~~이 힘든가봐요.
요즘 뭐 특별하게 고단할 정도로 한 일도 없는데,
입술이 부르텄습니다.
30대 아니, 40대 중반까지만 해도, 아무리 피곤해도 입속은 헐지언정 입술은 부르트지 않았었어요.
부르트려고 살짝 간지럽다가 말곤 했는데,
50대, 그것도 중반줄에 들어서니 걸핏하면 입술이 부르터서 세상 고생은 혼자 다한 사람처럼 주접이 들기 일쑤입니다. ㅠㅠ..
늙는 표시를 꼭 그렇게 내야하는 건지...
왼쪽 윗입술에 세군데나 부르틀 자리 봉긋 솟아올랐습니다.
벌에 쏘인 입술처럼, 굉장히 웃겨요..ㅋㅋ...
몸은 몸대로 식은 땀이 나고..
귀찮다는 그럴싸한 핑계가 있는 관계로, 점심은 꽃게쪄서 먹고 말았어요.
있는 반찬 주섬주섬 꺼내놓고, 밥만 새로 해서 먹으니, 나름 진수성찬이네요.
오늘 꽃게를 찔때, 장난을 좀 했는데요,
물을 부을 때 맹물을 붓지않고, 다른 요리에 쓰려고 만들어뒀던 녹차 우린 물을 붓고 쪘어요.
녹차물로 찐 탓인지, 아니면 워낙 고물고물 살아있는 선도 좋은 꽃게를 사다 찐 탓인지,
약간 식었을 때 나는 게 특유의 비린내도 나지 않고, 살이 정말 달고 맛있었어요.
올해, 꽃게가 많이 잡혔다죠?
언젠가,
3~4년전에 서해 바다의 바닥에 있는 쓰레기를 해군들이 모두 긁어내줘서, 꽃게가 많다며 한 어민이 인터뷰하는 건 봤는데요, 뭐든 다 오르고, 뭐든 다 비싼 요즘, 예년에 비해서 싼 식품이 있다는 것도 반갑고,
또 맛도 있으니까, 더 늦기 전에 꽃게 사다가 쪄서 드셔보세요,
쪄먹는 꽃게는 1㎏당 몇천원씩 꼭 비싼, 암게가 아니더라도 숫게를 쪄먹어도 살이 꽉꽉 들어찬 것이 맛있답니다.
게는 봄에는 암놈이 맛있고, 가을에는 숫놈이 맛있다고 하는데 맞는 것 같아요.
산란하기 전 봄에 암게로 담근 간장게장은 맛있는데 가을에 담그는 건 그만 못하거든요.
가까운 시장에라도 나가서 게 몇마리 사셔서,
주말, 온가족이 모여있을 때 반찬으로도 좋고, 아니면 간식으로 꽃게 찌시는 건 어떨까요?
날씨 좋은 늦가을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