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행주에 욕심을 무지하게 많이 낸답니다.
소창을 필(30마)로 사다가 행주 꿰매서, 수십장을 쌓아놓고 살아야,
'아~~내가 행주 좀 갖고 사는구나~' 싶은 거에요.
며칠전, 부엌에 있는 모든 서랍들을 말끔하게 정리해주면서,
행주는 모두 한서랍에 모아두었는데요,
그전에는 쓰는 행주 작은 서랍으로 하나, 쓰지않은 새 행주 또 작은 서랍으로 하나,
이렇게 이원화되어 있었어요.
이걸 한군데 모아놓으니까 수십장이나 되는데도, 여전히 행주에는 배가 고픈거에요.
(병이죠, 중증~~)

금요일날 대학로에서 볼 일이 있었습니다.
어떤 잡지에 연재를 맡기로 했는데 그 첫 취재가 있었어요.
그걸 하고, 서울대 병원 후문앞에서 마을버스를 타니까 광장시장에 가는거에요.
광장시장 앞에서 내려, 물귀신에라도 끌려들어가는 듯,
삼베며 소창이며 무명이며 그런걸 파는 집으로 빨려들어가듯 들어가서 또 소창 한필 1만2천원주고,
무명이라는 폭 좁은 헝겊, 어디에 쓰겠다는, 뭘 만들겠다는 생각도 없이, 그냥 1자에 3천원씩 6자 사가지고 왔어요.
뭔가...만들게 되겠죠.
그래 놓고는 필로 있는 꼴을 못봐서,
저녁 먹고 나서 식탁위에..공장을 차렸습니다, 행주공장..

어제밤에 수를 하나 놨는데..
전 죽어도 소창에는 수 못놓겠어요. 특히 어제 사온 소창, 다른 필보다 더 부드럽고 얇아서, 바늘을 꽂을 수가 없어요.
간신히 하나만 놓고,
무명에다 수 놓기로 훗날을 기약하고,
지금 재봉틀로 들들 박고 있는 중입니다.
현재 7개 박았어요.
손으로 꿰매는 것보다야 빨리 완성할 수 있지만,
저 같은 재봉초보, 소창같이 얇은 천 재봉질 하는 거, 그리 만만한 건 아니네요.
오늘 밤 안으로 30장 다 끝낼거에요.
아, 시크릿 가든 봐야하니까..30장을 다 박을 수 있을 지는 모르겠네요.
시크릿 가든의 현빈..대박입니다....오늘 호피무늬 운동복 입고 나온다던데...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