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온통 축구 이야기 뿐이죠?
제가 평소 축구 중계를 많이 보는 편은 아닙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월드컵 때에만 팬이 되는 엉터리 축구팬이지요.
축구 중계를 많이 보진 않았지만, 새벽에 열렸던 나이지리아전을 보니, 우리 나라가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제 눈에 우리나라 경기운이 좋아보인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아요.
아,그렇다고 우리 선수들이 잘 못했다는 건 아닙니다.
우리 선수도 정말 잘 싸워주었지요. 특히 박주영선수의 골!! 마치 제 아들이 골을 넣은 듯 정말 기뻤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이지리아는 정말 불운했던 것 같아요.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그냥 발로 밀기만 해도 골이 들어갈 것 같던, 그런 좋은 찬스를 몇번이나 놓치는 걸 보면서,
'아, 우리가 16강에 올라가겠구나!' 했습니다.
축구 중계가 끝난 후 잠시 쉬었다가, 아침에 친정으로 간장 달이러 갔었습니다.
지난 봄에 담근 메주, 건져서 된장 만들고, 간장은 오늘 달이기로 했거든요.
장독대에서 부엌까지, 오르락내리락, 들락날락 하면서 들통으로 간장을 퍼 날라, 간장을 달여주었답니다.
간장 달이는 냄새가 맛있게 나서, 찍어먹어보니 짜긴 하지만, 깔끔한 맛!
엄마가 또 간장을 맛있게 담그신 것 같아요.
간장을 달이면서 어머니께서 "얘, 간장이 너무 많지 않니? 간장 판다고 하면 누가 산다고 할까?"
"헉, 엄마, 엄마 간장 판다고 하면 사겠다는 사람, 줄을 설 걸! 그렇지만 이렇게 정성스럽게 만든 걸 아까워서 어찌 팔아"
"많으니까...또 내년에도 담글꺼고..."
"안돼. 간장이 많으면, 푹 묵히면 되지. 다 두고두고 내가 먹을꺼야"
제가...조선간장 욕심이 좀 많습니다.
제 음식의 근간이 조선간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조선간장을 많이 쓰거든요.
친정어머니가 해마다 정성껏 담그는 조선간장, 그걸 어떻게 돈과 바꿀 수 있겠어요.
게다가, 얼마후엔 딸아이도 자기 가정을 이룰 것이고, 제 가족 먹인다고 조선간장 퍼나를텐데, 많이 비축해야죠. ^^

기분이 좋아서인지..
일을 좀 하고 왔는데도, 피곤하지 않은 거에요.
저녁에는 이탈리아풍의 샐러드를 만들었습니다.
재료는 가지, 파프리카, 아스파라거스 였는데요,
가지는 동글동글하게 썰어서, 올리브오일을 넉넉하게 두른 프라이팬에 올려, 익혔어요.
노란색과 빨간색의 파프리카도 썰어서 올리브오일 두른 프라이팬에 익힌 후 껍질을 벗겼습니다.
아스파라거스는 대의 단단한 부분은 필러로 벗긴 후, 끓는 물에 삶은 후 다시 올리브오일 두른 팬에 볶아요.
팬에서 익힌 재료들에 소금 후추로 간한 다음,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두어 식혔습니다.
재료가 식는 동안, 발사믹비니거를 작은 소스팬에 담고, 살짝 조려서 농도도 내주고, 신맛도 좀 날려줬습니다.
어지간히 식은 재료에 졸인 발사믹비니거를 뿌려 잘 섞어준 다음,
접시에 얇게 저민 토마토를 깔고, 그 위에 얹었어요.
샐러드바 같은 곳에서만 먹다가, 집에서는 처음 했는데요,
노력 대비 맛이 아주 훌륭했습니다.
특히나 소스가 발사믹 비니거는 살짝 조리기만 하면 되는 거라, 너무 편했습니다.

어제 새벽, 눈비비고 앉아서 주문했던 그릇이 도착했습니다.
오자마자 씻어서, 먼저 있던 그릇들과 한상차림을 했는데요, 역시 하얀그릇들이 어느 음식에나 잘 어울리긴 해요.
이탈리아 그릇이지만, 갈치조림을 담아도 잘 어울렸어요.

피클 접시는 이렇게 총각김치를 담아도 괜찮죠?
하루 종일 바빴지만, 고단한 걸 몰랐는데 이제 슬슬 피곤해지는 것 같아요.
이제부터 세상에서 제일 편한 자세로, 제가 즐겨하는 취미생활에 빠져 들어봐야겠어요.
제 취미생활이 뭐냐고요? 제 침대에 누워서 미국드라마 보는 것입니다. ^^
엄밀하게 말하면, 보다 졸다가, 또 깨어나서 좀 TV를 보다가 자다가 하는 것이랍니다.
베개에 귀만 닿으면 잠이 드는 사람인지라,
어떤 수사물은 사건이 일어난 건 봤는데 범인이 누군지 모르겠고,
어떤 미드는 무슨 사건인지는 모르겠는데 눈을 떠보니 범인을 잡아놓았고...
그래도 습관적으로 리모컨을 잡으면 크리미널 마인드, CSI, NCIS, 멘탈리스트, 캐슬 등등 안가리고 봅니다.
특히 요즘은 캐슬에 빠져스리..^^;; 베켓형사가 너무 멋있어요.
아, 그러고 보니 오늘은 '신의 밥상' 하는 날이네요,
미드 대신 이걸 보긴 봐야겠는데, 안 졸고 끝까지 볼 수 있으려는지...